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 인수위사진기자단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의 국회 인사청문회가 9일 열린다. 다수의 사외이사 경력을 둘러싼 이해충돌 논란 외에도 원전이나 전력시장 관련 정책, 어려운 무역 상황 등 산적한 정책 현안을 풀어갈 능력이 있는지 자질검증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사외이사만 10여년, '사택 재테크' 특혜 등 이해충돌 논란
인사청문회를 실시하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하 산자위)는 우선 이 후보자의 장관직 수행이 이해충돌 여지가 없는 지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
이 후보자는 20009~2014년 TCK(옛 한국도카이카본)를 시작으로 2012~2018년 SK하이닉스, 2019년부터 최근까지는 LG디스플레이에서 사외이사를 지냈다. 사외이사로 얻은 수익은 약 8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후보자가 장관으로서 업무수행을 할 때 이같은 과거 이력이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인수위사진기자단이에 대해 장관 후보로 지명된 직후 이 후보자는 "즉시 퇴임절차를 밟고 있다"며 "사외이사와 장관의 역할은 다른 영역으로 엄연히 구별되며 (이해충돌) 우려는 기우에 불과하다"고 답변했다.
카이스트 교수였던 이 후보자가 학교 서울캠퍼스 사택에서 16년간 거주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기된 특혜 의혹도 검증대에 오를 예정이다. 카이스트 내규상 사택 거주는 최대 5년으로 정해져 있지만 특별한 사유 없이 장기거주했다는 것이다. 해당 사택은 33평형 아파트임에도 전세보증금이 666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 측은 "당시 관련 규정에 따라 거주해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해명한 바 있다.
러시아 수출제재·방폐물·전력시장 개편 등 현안 산적
이 후보자는 현재 산업계가 맞닥뜨린 각종 위기에 대한 이해와 해법에 대한 구상이 있는 지에 대해서도 검증 받게 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부터 급등한 국제 연료가격으로 인해 지난 1일 발표된 4월 무역수지는 27억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 누적 무역수지 적자는 66억달러에 이른다.
특히 지난 3일 러시아가 비우호국에 대한 수출금지를 선언하면서 주요 에너지원인 석탄(유연탄)과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등에 공급대란 비상등까지 켜진 상황이다. 컨트롤타워인 산자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상황에서 청문회에서는 이 후보자의 리더십을 꼼꼼히 따지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한편 탈원전 정책 폐기의 선결조건인 방폐물 처리와 관련해서도 산자위는 이 후보자의 정확한 입장표명을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이 후보자는 "고준위 방폐물 정책은 박근혜·문재인 정부에서 공론화를 진행하며 큰 틀에서 절차와 원칙, 일정이 제시된 만큼 다소 부족한 부분은 수정·보완하면서 실행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원론적인 입장만 밝힌 상태다.
최근 한국전력 민영화 논란이 일었던 전력시장 개편 방안에 대해서도 질문이 쏟아질 전망이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후보 시절 4월 전기요금을 동결하겠다고 공약했지만, 결과적으로 지키지 못했다.
여기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전력판매시장을 개방하고 전기요금에 연료비 원가가 반영되도록 원칙을 정하겠다는 내용을 국정과제에 담아 전기요금 인상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이 후보자는 4월 전기요금 인상 요인과 관련해 "원전 발전량 비중이 더 높았더라면 연료가격 변동에 따른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됐을 것"이라며 '탈원전 때리기'를 반복했다. 그러나 청문회에서는 앞으로의 전기요금 향방과 에너지 정책에 대한 보다 책임있는 답변이 요구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