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중학생 살인사건' 피고인 백광석(사진 왼쪽)과 김시남. 제주경찰청 제공제주의 한 주택에서 중학생을 살해한 백광석과 김시남이 2심에서도 중형을 받았다.
11일 광주고등법원 제주제1형사부(재판장 이경훈 부장판사)는 살인 등의 혐의로 원심에서 각각 징역 30년과 징역 27년을 선고받은 백광석(49)과 김시남(47)의 항소를 모두 기각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1심 선고 직후 이들은 형량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며 항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의 죄질이 무겁고 결과가 중하다. 사회적 비난 가능성도 크다. 피해자가 겪었을 고통도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원심 형량이 무겁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있으며 사전에 피해자를 살해하겠다는 확정적 고의를 가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제압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범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백광석과 김시남은 지난해 7월 18일 오후 제주시 조천읍의 한 2층짜리 주택에 침입해 혼자 있던 김모(16) 군의 손‧발을 테이프로 결박한 상태에서 목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공소사실에 따르면 백씨는 김군 어머니와의 사실혼 관계가 틀어지자 앙심을 품어서 김군을 살해했다. 백씨는 평소 김군 어머니에게 " 가장 소중한 것을 빼앗아 가겠다"고 협박했다.
백씨는 혼자서 자신보다 체격이 큰 김군을 제압할 수 없어서 지인인 김시남을 범행에 끌어들였다. 백씨는 범행을 도와주는 대가로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김씨에게 금전을 지급했다.
살인사건 현장 모습. 고상현 기자이들의 범행은 치밀했다. 사건 발생 사흘 전부터 주택 인근을 배회하며 주택의 구조 등을 파악했다. 사건 당일 아침에는 철물점에 들러 범행 도구로 사용할 테이프 2개를 구매했다.
살해 직후 백씨는 증거를 없애기 위해 김군 휴대전화 2대도 파손하기도 했다.
재판 내내 백씨와 김씨는 서로에게 살해 책임을 떠넘겼다. 백씨는 "제압만 도와 달라고 했는데, 김씨가 목을 졸라 살해했다"고 주장한 반면, 김씨는 "목을 조른 사람은 백씨"라고 맞섰다.
1심에 이어 2심에서도 검찰은 이들에게 사형을 구형했으나 재판부는 받아들이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