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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실보전금?…손실보상 회피 위한 '꼼수' 작명법?



기업/산업

    손실보전금?…손실보상 회피 위한 '꼼수' 작명법?

    정부, 올해 2차 추경 편성…23조 원 규모 소상공인 '손실보전금' 마련
    중소벤처기업부 "손실보상 소급적용 논란, 손실보전금으로 마무리"
    소상공인연합회 "소급적용 등 온전한 손실보상 해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20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열린 20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정부가 올해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12일 발표했다. 59조 4천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 추경안이다.

    이번 추경 예산 가운데 지방 이전분 등을 제외하고 일반 지출되는 금액은 36조 4천억원으로, 이 가운데 26조 3천억 원이 소상공인 지원을 위해 쓰인다.

    이 금액을 다시 구체화하면 △손실보전금 지급 23조 원 △손실보상금 지급 기준 인상 1조 5천억 원 △금융지원 1조 7천억 원 △소상공인 재기 및 자생력 강화 지원 1천억 원 등이다.

    소상공인 지원 예산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손실보전금' 이다. 기존의 '방역지원금'이나 '버팀목자금' 등과 같은 '피해지원금'이다.

    이번 손실보전금이 과거 피해지원금과 다른 것은 규모가 대폭 커졌다는 점이다. 지난 2020년 코로나 발생 이후 지금까지 소상공인 대상으로 새희망자금(3.3조 원), 버팀목자금(4.5조 원), 버팀목자금플러스(6.7조 원), 희망회복자금(4.2조 원), 1차 방역지원금(3.2조 원), 2차 방역지원금(9.6조 원) 등의 피해지원금이 지급됐다.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이들 피해지원금의 평균 규모가 약 5조 원인데 이번 손실보전금 규모는 23조 원으로 약 4배나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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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손실보전금 규모가 갑자기 늘어난 것은 '손실보상 소급 적용' 요구에 대응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 코로나 손실보상은 지난해 7월 7일 이후의 영업손실만을 보상하도록 돼 있어, 이전 손실에 대한 소급보상 요구가 끊이지 않았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손실보전금은 손실보상 소급적용 요구를 반영한 것"이라며 손실보전금이 지급되면 손실보상 소급적용 논란은 마무리될 것으로 희망했다.

    실제로 한 자영업자 단체는 손실보상법 제정 문제가 한창이던 지난해 5월 손실보상 소급 적용 규모를 약 20조 원 정도로 추정했다. 이번 손실보전금 규모와 매우 비슷한 액수다.

    손실보전금을 대규모로 편성하면서 지급 대상과 금액도 확대됐다.
    기존에는 연 매출 10억 원 이하의 소기업만 해당됐다면 이번에는 연 매출 30억 원 이하의 중기업까지로 넓어졌다.

    중기부 관계자는 "연 매출이 10억 원을 넘는 대형 음식점 등은 방역 조치를 이행했음에도 손실보상 대상이 아니어서 보상금을 받지 못했다"며 "피해지원금 역시 지난 2차 방역지원금만 받는 등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해 이번에 포함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급 금액은 '최소' 600만 원이다. 안철수 인수위원장이 '최대 600만 원'으로 밝혔던 것을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대로 복원한 셈이다.

    매출 규모와 매출 감소율이 클수록 더 받는 구조인데, (매출이 감소된) 일반 업종은 600~800만 원을 받고 영업금지나 영업제한 업종 등은 700~1천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올해 이미 지급된 1,2차 방역 지원금 400만 원을 합치면 1천만 원~1400만 원을 지급받는 셈이어서 윤 대통령의 '1천만 원 지급' 공약을 이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하지만 손실보전금은 '손실보상'과 이름은 비슷하지만 그 성격과 지급 대상, 지급 금액 등이 전혀 다르다는 점에서 손실보상 소급 적용 논란을 잠재울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전망이다.

    우선 손실보전금은 피해지원금의 일종이어서 지급 대상과 금액을 정부가 임의로 결정한다. 여기에는 손실보상 대상인 영업 금지나 영업 제한 업종 뿐만 아니라 손실 보상 대상이 아닌 단순 매출 하락 업종도 포함돼 있다.

    지급 금액도 며칠 만에 '최대' 6백만 원과 '최하' 6백만 원을 왔다갔다 할 정도로 임의성이 있다.


    반면 손실보상은 영업 금지나 영업 제한 등 방역 조치를 이행한 일정 규모 이하의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등으로 지급 대상이 법으로 정해져 있다. 지급 금액도 정해진 계산식에 의해 엄격히 산출된다.

    또한 손실보전금은 정부의 시혜적 급부 성격이라면 손실보상금은 방역에 협조한 소상공인들이 정부에 당연히 요구하고 정부는 이에 응해야 하는 헌법적 권리이자 의무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이날 논평을 통해 "온전한 손실보상을 위해서는 소급적용이 돼야 한다"고 거듭 촉구했다.

    소공연 관계자는 "정부가 손실보전금으로 이름 지은 것은 소상공인으로 하여금 손실보상과 헷갈리도록 해서 소급 적용을 갈음하려는 의도 아니냐"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기부 관계자는 "자금 목적 등을 고민하다 붙인 이름"이라며 "(헷갈릴 수 있는 부분은) 지급 과정에서 안내하고 홍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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