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겹쳐 쓴 북한 김정은. 연합뉴스정부는 17일 북한이 코로나19 방역협력을 위한 남북실무접촉 제의에 이틀째 명확한 입장을 표시하지 않은 채 전화 통지문을 수령하지 않고 있는 것과 관련해 "재촉하지 않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명의의 전화 통지문 수신처가 잘못됐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는 "북한의 코로나 확산이 심각하고 사안이 중요한 만큼 남북의 책임 있는 당국자 간 논의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오늘 오전 9시 남북연락사무소 개시통화는 정상적으로 진행됐다"며, 다만 "북한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명의로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에게 보내려고 하는 전화 통지문의 접수 여부에 대해 이틀째 명시적인 의사 표현을 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북한도 남북 방역협력에 대한 우리의 입장을 잘 알고 있는 만큼 정부는 재촉을 하지 않고 북한의 호응을 기다릴 계획"이라며, "이런 차원에서 오늘 개시통화에서도 북측에 대해 전화통지문 접수 여부에 대해 별도로 문의를 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17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일대가 흐릿하다. 연합뉴스
이 당국자는 '언제까지 북한 측의 답을 기다릴 계획'인지를 묻는 질문에 "북측도 통지문 수령 여부를 검토하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예단하거나 특정 시점을 정하지 않고 북측의 대답을 기다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통일부 장관의 카운터 파트너는 당의 통전부장이 아니라 내각의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이기 때문에 절차적으로 실수를 한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서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위원장이 현재 공석인 것으로 알고 있고, 북한 코로나 확산의 심각성, 사안의 중요성을 고려해 남북 간 책임 있는 당국자 간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함께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외통위 전체회의에서 "북한이 전화통지문을 접수하지 않는 정무적 고려를 하고 있다는 부분도 우리가 이해해 줘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제일 좋은 방법은 아니지만 우리가 직접 지원하지 않게 될 때에는 국제기구를 통해서나 민간을 통해서나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저희가 하려는 건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개선시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17일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에서 주민들이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