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거제시장 민주당 변광용 후보,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 무소속 김한표 후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갈무리6.1 지방선거 공식선거운동(19일)을 하루 앞두고 국민의힘이 여론조사와 민심 등 각종 지표에서 선전하는 상황 속에 경남에서 거의 유일하게 더불어민주당과 초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는 지역이 있다. 김영삼, 문재인 대통령을 배출한 23만 인구의 조선벨트 거제시다.
거제는 그동안 보수당이 독차지하다 4년 전 처음으로 시민들이 박근혜 탄핵 바람에 따라 '파란 물결'로 민주당 지자체장을 택했다. 민주당 변광용 당시 거제시장 후보가 52.47%의 득표율로 45.65%의 자유한국당 서일준 후보(현 국회의원)를 꺾고 당선됐다.
그러나 민주당이 여당이 되고 국회서 다수 의석을 차지한 이후 내로남불 정권으로 평가받으며 거제 민심은 다시 바뀌었다. 3월 대선에서 국민의힘 윤석열(49.84%)을 민주당 이재명(44.69%)보다 더 찍었고, 이번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여당에 힘을 실어줄 가능성이 높다.
다만 대선 결과 경남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고향 김해(3.1%p) 다음으로 표 차가 적게 나는 곳(5.1%p)이 거제였던 만큼 민주당은 거제시장 지키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재선에 나선 변광용 민주당 후보는 특히 조선 빅 3 중에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2곳과 수많은 협력업체가 있는 만큼 노동자 표심을 집중 공략 중이다.
반면 국민의힘에서는 도내에 선전하는 분위기지만 거제에서만큼은 내부 분열과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으로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거제 지역구로 재선을 했던 김한표 후보가 국민의힘 경선에서조차 배제되자 '막장 공천'이라며 반발하고 무소속으로 선거 운동을 하며 보수 표가 분산된 상태다.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와 주변에서는 잇따른 공직선거법 위반 의혹에 대해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이 조사와 수사를 진행 중이다. 박종우 후보는 지난해 10월~12월 사이 측근을 통해 서일준 국회의원 한 직원에게 개인 정보가 담긴 입당 원서와 당원 명부 제공 등의 대가로 500만 원을 제공했다는 의혹을 받는다.
해당 직원이 대가성으로 돈을 받았다는 등 일부 의혹을 사실로 인정하고 있으나 박종우 후보는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다. 더구나 박종우 후보의 지인과 측근 등 3명도 박 후보의 자서전을 무료로 배포하거나 선거구민에게 20만 원 어치의 과일을 제공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15일 창원에서 "공천 이후나 마지막에 발생하는 문제에 정당은 대처가 어렵다"며 관련 의혹을 시간상 물리적으로 해결하기 어렵다는 뜻으로 풀이되는 해명을 내놓기도 했다.
이 같은 흐름 속에 최근의 여론조사에서는 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가 초접전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MBC경남이 한국사회여론연구소에 의뢰해 지난 14~15일 거제에 거주하는 만 18세 이상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무선ARS 여론조사 결과, 지지도에서 민주당 변광용 후보는 34.3%, 국민의힘 박종우 후보 35%, 무소속 김한표 후보 15.2%로 집계됐다.
경남도지사와 창원시장, 김해시장 등에서 국민의힘 후보가 민주당 후보에 비해 전부 10%p 이상 압도하는 여론조사 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난다. 김한표 후보와 박종우 후보의 보수 표가 분열되는 등의 이유로 변광용 후보가 승리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민주당에서 나오는 이유다. 반면 분열로 민주당과 박빙으로 선거를 치를지 단일화로 도내 다른 지역처럼 승리 기세를 이어갈지 국민의힘 고심은 깊어지고 있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의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