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줄줄이 멈추는 공사…커지는 '분양가 규제 개선'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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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줄줄이 멈추는 공사…커지는 '분양가 규제 개선' 목소리

    핵심요약

    둔촌주공, 조합-시공사 '공사비' 갈등 배경엔 분양가 규제
    원자재값 등 비용↑…분양가상한제로 수익성↓
    이문1구역, 광명2구역도 저분양가에 일반분양 연기
    "현실성 반영해 분양가 규제 손 볼 필요"

    역대 최대 재건축 사업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단지가 공사 중단 사태에 직면했다. 박종민 기자역대 최대 재건축 사업지인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단지가 공사 중단 사태에 직면했다. 박종민 기자
    국내 최대 정비사업으로 꼽히는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 재건축(올림픽억지로 누른 분양가파크포레온) 공사가 무기한 연기된 가운데 당초 일정보다 사업이 늦어지는 재건축·재개발 단지가 속출하고 있다.

    건축자재값 급등으로 공사원가가 크게 늘었지만 분양가상한제로 정비사업 수입은 제한된 상황인데, 원가 상승으로 인한 공사비 인상을 요구하는 시공사와 이를 수용할 여력이 없는 조합 간 갈등 등으로 사업 속도가 더뎌지는 모양새다.

    서울 시내 주요 사업지에서 신규 분양이 줄줄이 밀리면서 공급 절벽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분양가 규제를 시급히 손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억지로 누른 분양가, 둔촌주공 공사중단 사태 단초

    총1만 2032가구 분양이 예정됐던 둔촌주공 재건축 사업이 공사비 책정을 두고 조합과 시공사업단(현대건설·HDC현대산업개발·대우건설·롯데건설)이 대립 끝에 공정률 52% 상태에서 공사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맞은 가운데, 정비업계에서는 분양가 통제가 둔촌주공 사태의 단초가 됐다고 보고 있다.

    둔촌주공 조합 집행부는 2019년 12월 총회를 열어 3.3㎡당 일반분양가를 3500만원 이상으로 산정하고, 5600억원이 인상된 공사계약 변경을 의결했다. 이를 바탕으로 조합과 시공단은 2020년 6월 계약에 나선다. 하지만 한달 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3.3㎡당 분양가를 2978만원에 승인하며 전임 조합 집행부가 해임되고 새 집행부가 선출됐고, 새 집행부는 인상된 공사계약 무효 소송에 나섰다. 이후 양측은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며 한달 넘게 공사중단 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조합과 시공단 모두 "당시 분양가만 적정하게 책정됐다면 공사비 증액을 둘러싼 갈등이 공사중단까지 가지 않았을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당시 인근 광진구 구의동 'e편한세상 광진그랜드파크'(730가구)의 분양가는 3.3㎡당 3370만원이었는데 둔촌주공은 해당 단지보다 공시지가가 2대 가량 높았지만 분양가는 이에 한참 미치지 못해 당시에도 논란이 됐었다.


    재건축 현장에 공사 중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종민 기자재건축 현장에 공사 중단 현수막이 걸려 있다. 박종민 기자
    한 대형건설사 관계자는 "지금이라도 적정 수준의 분양가를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면 둔촌주공 공사중단 사태 해결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분양가 규제로 사업에 차질을 빚으며 공급 일정이 지연되는 것이 둔촌주공만의 문제는 아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1구역(3069가구)은 분양가 산정 문제 등으로 분양이 늦어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 적용을 받으면 전용면적 84㎡형 분양가는 8억~9억원 선으로 전망된다.

    경기 광명시 광명2구역도 분양가 상한제로 일반분양이 지연된 사례다. 지난해 11월 분양 예정이었지만 낮은 분양가 책정에 조합원들이 반발했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일반분양가는 3.3㎡당 2천만대로 책정됐는데 이 경우 전용면적 84㎡형 분양가는 6억 8천만원 수준으로 같은 주택형 인근 시세인 12억~13억원의 절반 수준이다.

    분양가 상한제로 건설비 인상 한계 속 일감 마다하는 건설사 늘어 

     박종민 기자 박종민 기자
    건설 자재 등 건설원가 급등으로 원가 인상 압력이 커지고 있지만, 분양가 상한제로 조합 등 사업자 가 이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어 신규 공급을 위한 시작점도 다지지 못하고 있다. 이른바 '알짜단지'로 꼽히는 정비사업을 마다는 건설사들도 늘고 있다.

    부산 최대 재개발 사업인 해운대구 우동3구역(2918가구) 조합은 지난달과 이달 두 차례 시공사 입찰을 받았지만 건설사가 한 곳도 참여하지 않았다. 경기 성남 대표 재개발 사업으로 꼽히는 신흥1구역(4183가구) 조합은 지난 4일 사업설명회를 열었지만 참여한 건설사가 한 곳도 없었고, 수진1구역(5259가구)도 공사비가 예상보다 낮게 책정되자 지난달 입찰에 아무도 참여하지 않았다.

    도심 공급 가뭄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분양가 규제를 하루빨리 현실화해 최소한 착공후 분양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는 공급 물량을 풀어주고, 사업 착수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서울에서 착공한 뒤 일반분양에 나서지 않은 재건축·재개발 물량만 1만 가구가 넘는다. 윤석열 대통령은 △토지비용과 건축비 △가산비 산정의 현실화 △이주비 △명도소송비 등 정비사업의 특성을 반영한 분양가 규제 운영 합리화를 공약하기도 했다.

    명지대 부동산학과 권대중 교수는 "분양가상한제를 없애면 고분양가논란이 생길 수 있고 존속시키면 여러가지 사업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며 "최소한 (건축 과정에서) 비용적 측면에서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인정하고 물가가 올라간 것은 반영할 수 있도록 현실성을 반영해 관련 규제를 손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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