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0일 경기 주한 미 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해 전용 공군기인 에어포스원에서 내리고 있다. 오산=사진공동취재단20일 한국에 도착한 미국 바이든 대통령은 21일 한미정상회담을 한 뒤 22일 일본으로 떠난다.
북한이 이 기간에 핵 실험이나 ICBM 시험발사에 나설지가 최대 관심이다. 국정원은 지난 19일 북한이 7차 핵실험 준비를 완료하고 시기만 보고 있으며, 미사일 발사도 징후가 있다고 국회에 보고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 국가안보보좌관도 이날 기내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한국 및 일본 방문 기간 북한이 추가 핵실험 및 장거리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런데 바이든 대통령의 2박 3일 한국 방문 기간은 공교롭게도 북한의 현철해 국가 장례 일정과 겹친다.
북한은 20일 국방성 총고문인 현철해 원수의 부고를 알렸다. 연합뉴스북한은 20일 국방성 총고문인 현철해 원수의 부고를 알렸다. 노동신문 1면 전체를 현철해 사망 부고, 김정일 국무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의 구성, 현철해의 약력 등으로 채웠다.
북한이 '건국 이래의 대 동란'이라고 표현한 코로나19 사태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어떤 영향을 줄지를 놓고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국가 장례'라는 또 하나의 변수가 생긴 것으로 보인다.
현철해의 시신은 4·25문화회관에 안치됐다. 북한 고위간부들의 전용 장의 예식장은 평양 서장구락부이기 때문에, 현철해 시신의 4.25 문화회관 안치는 이례적인 조치로 풀이된다. 김영춘 전 인민무력부장에 이어 두 번째이다.
현철해는 선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대에 김정은의 후계자 교육을 담당했고, 김 위원장이 권력을 승계하는 과정에서 북한 군부를 장악하도록 하는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신문은 20일 부고 기사에서 현철해가 "김정은 동지의 유일적 영군체계가 전군에 확고히 뿌리내리도록 했으며 인민군대가 수령의 혁명위업의 충직한 계승자인 김정은 동지만을 알고 오직 김정은 동지의 영도만을 받는 군대"로 하는데, "모든 지혜와 정력을 다 바치었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이 현철해의 장례를 '국장'으로까지 치르기로 한 것은 개인적인 인연과 함께 이런 성과를 아주 각별하게 평가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아울러 김 위원장이 코로나 확산 전파라는 '건국 이래의 대 동란' 속에서도 국가 원로의 사망에 대해 국가장례 형식으로 격을 높여 극진하게 우대하고 전체 주민들과 함께 슬픔을 나눠 내부 단결을 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에서 백두혈통이 아닌 인사의 장례를 국장으로 치르는 것은 전례를 찾기 쉽지 않은 특별한 일이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국가장의위원회에는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용원 조직 담당 비서, 김덕훈 내각 총리, 군 담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인 박정천·리병철, 림광일 군 총참모장 등 당·정·군의 주요 간부들을 망라한 184명의 장의 위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고인과 영결하기 위하여 찾아오는 조객들은 5월 20일과 21일 9시부터 12시까지, 15시부터 20시까지 맞이 한다"며, "5월 22일 9시에 고인의 영구를 발인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당·정·군의 주요 간부들이 장의 위원으로 참석하고 전체 국민들이 애도하는 '국장'이 치러지는 만큼, 적어도 이 기간에는 7차 핵실험과 ICBM 발사를 감행할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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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북한은 이미 지난 19일부터 ICBM에 연료를 주입하기 시작한 정황이 포착된 만큼 실제 미사일 시험 발사에 나설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도 지난 18일 "현재로선 북한이 이번 주 말까지 핵실험을 할 가능성 낮은 것으로 판단되고 다만 ICBM을 포함한 미사일 발사는 임박한 것으로 파악 된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북한이 연료주입 이후에 현철해의 부고를 알리며 '국장'을 결정하는 변수가 생긴 만큼 핵·미사일 도발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이다. 북한은 과거에도 미사일에 연료주입을 완료해놓고도 발사를 하지 않은 전례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