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김용남 국민의힘 수원특례시장 후보가 CBS노컷뉴스와 군공항 이전 계획에 대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경기 수원시 도심에 있는 군비행장은 소음 피해와 추락 위험으로 지역 최대 현안으로 꼽힌다. 이 때문에 이전사업이 과거 선거때마다 '단골 공약'으로 내걸려왔다.
인근 주민들은 밤낮없이 폭탄 터지는 듯한 비행 소음에 시달리는가 하면, 잇단 전투기 추락 사고에 행여 주택단지에도 떨어지는 것은 아닌지 불안에 떨어야 하는 처지다.
활주로에 인접한 수원(6개동)과 화성(5개동) 지역 세대수가 15만 4천여 가구, 인구 수는 35만 8천여 명에 달한다. 대부분 고층 아파트가 밀집해 있어 소음과 추락 피해에 취약한 구조다.
특히 군공항에서 가까운 곳일수록 불만과 우려의 목소리가 크다.
세류2동에 사는 변순란(60)씨는 "거의 매일 굉음에 시달려온 만큼 비행장이 하루 빨리 옮겨지는 게 가장 큰 희망사항"이라며 "새로운 시장이 이것부터 조속히 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호매실동 주민 이진아(26)씨는 "군공항 피해가 정말 심각하다"며 "시장에 당선되면 올해 안에 이전부지를 확정해준다는 공약을 듣게 돼 귀가 솔깃했다"고 말했다.
수원 군공항 이전을 1호 공약으로 내건 국민의힘 김용남 수원특례시장 후보가 지역 내 44개 동을 대상으로 한 '포(4)동포(4)동 캠프' 순회의 종착지로 군공항이 위치한 세류동을 찾은 이유다.
군공항 소음 피해 등과 관련한 현장 점검을 하고 있는 김용남 후보의 모습. 박철웅 PD김용남 후보는 지난 18일 세류1동 간담회에서 인근 주민, 지역 시·도 의원 후보들과 함께 군공항 피해 현황을 점검하고 조속한 이전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날 김 후보는 CBS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선거에서는 군공항 이전 공약이 공수표처럼 남발돼 왔다"며 "이번엔 정말 다르다. 확실하게 보여주겠다"고 힘을 줬다.
그가 공약한 핵심은 '6개월 이내 이전 후보지 확정'이다.
시장에 당선되면 올해 안에 화성 화옹지구를 기존 예비이전후보지에서 '예비' 글자를 뗀 본후보지로 만들겠다는 것.
이를 통해 이전지역 지원계획 수립과 주민 찬반투표 실시 등 그간 화성지역의 강경한 반대에 부딪혀 답보 상태에 있던 이전 절차에 물꼬를 트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군공항 이전을 자신하는 원동력은 다름 아닌 윤석열 대통령이다. 대선 당시 윤석열 캠프 공보특보였던 김 후보는 윤 대통령과 같이 서울대 법학과를 나온 검사 출신으로 대표적인 '윤라인'이다.
김 후보는 "이달 2일 당시 윤 대통령 당선인을 권선구 서둔동에 모셔서 주민 간담회를 열고 그 현장에서 이전사업에 필요한 중앙정부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고 강조했다.
주무 부처인 국방부의 적극적인 협조는 물론, 화옹지구 주변의 신도시 개발과 민·군통합 국제공항 이전 계획 등으로 화성 내 찬성 여론을 높임으로써 이전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그는 "윤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새롭게 뽑히게 될 화성시장과의 협력을 통해 비행장 이전을 안정적으로 이뤄내겠다"고 약속했다.
군공항을 옮긴 뒤에는 기존 부지에 매머드급 산업단지를 짓는 비전을 제시했다.
김 후보는 "바이오 등 고부가가치의 첨단 R&D단지와 복합문화공간 ECO파크를 조성하겠다"며 "초일류 국내·외 기업의 질 좋은 일자리가 넘치는 수원형 실리콘밸리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앞서 수원 군공항 이전은 2013년 '군공항 이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과 이듬해 수원시의 이전 건의를 거쳐 본격화됐고, 2017년 화옹지구가 예비후보지로 선정됐다. 하지만 화성시의 거센 반발로 이전사업은 지원방안 수립 단계로 넘어가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