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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에 쏜 미사일 모조리 '침묵' 北…문제는 '언제까지'?

통일/북한

    5월에 쏜 미사일 모조리 '침묵' 北…문제는 '언제까지'?

    핵심요약

    5월 4일, 7일, 12일, 25일 쏜 미사일 모조리 관영매체는 침묵
    화성-17형은 4번 쐈는데 1번은 공중폭발…클러스터링 기술 까다로워
    단 25일 쏜 화성-17형은 1단 정상연소 뒤 분리, 완성도는 높아지는 듯
    그럼 SLBM과 초대형 방사포는 왜?…그전에 이미 성공 주장한 것들
    통일부 "그때그때 비중 차이는 있지만 군사적 수요와 정치적 고려 함께"
    "남북관계, 한반도 상황, 대내 상황에 대한 정치적 평가에 기인한다 추정"
    하지만 영원히 침묵 지키진 않을 듯, 7차 핵실험도 준비 중
    전문가 "코로나 방역협력 관련 중국 변수 작용, 핵실험 선전 효과 극대화"

    북한 ICBM. 연합뉴스북한 ICBM. 연합뉴스
    북한 관영매체 노동신문, 조선중앙통신 등은 지난 25일 평양 순안국제공항에서 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대해 26일 침묵을 지켰다. 지난 5일 쏜 탄도미사일과 7일 쏜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5월 12일에 쏜 초대형 방사포(KN-25)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지난 3월 24일 화성-15형 ICBM을 쏴놓고 노동신문에는 화성-17형 발사에 성공했다며 자화자찬했을 때와는 사뭇 다른 태도다.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 시험발사를 하면 다음 날 기사를 내는 일이 일반적이었기 때문이다.

    먼저, 공개하기에는 좀 섣부르다고 생각했을 가능성이 있다. 실패한 적이 있어서뿐만이 아니라 아직 개발 단계에 있는 위성발사체 또는 탄도미사일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북한이 화성-17형 동체를 시험발사한 일은 2월 27일, 3월 5일, 3월 16일, 5월 25일까지 모두 4번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3월 16일에는 쐈다가 공중폭발했다. 나머지 2월 27일과 3월 5일, 5월 25일은 ICBM이라기보다는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 사거리 1천~3천km)과 더 가까운 제원을 기록했다.

    화성-17형은 화성-12형, 14형, 15형에 쓰이는 백두산 엔진을 공유한다. 15형은 이 엔진을 2개 묶어(클러스터링) 더 강한 추력을 냈는데, 화성-17형은 그 두 배인 4개를 묶었다. 이럴 경우 추력 제어 등이 기술적으로 상당히 까다롭다. 공중폭발한 일이 그렇게 신기할 것도 없는 셈이다.

    다만 군 당국은 25일에 쏜 화성-17형을 1단 연소가 정상적으로 됐고, 이후 분리된 것으로 탐지했다고 전해졌다. 그 뒤에 미사일이 어떻게 됐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북한 입장에서도 본격적으로 자랑할 만한 단계가 아직 아니라고 판단할 수 있는 셈이다. 완성도가 좀더 진일보했다고는 볼 수 있다.

    연합뉴스연합뉴스
    물론 이 논리로는 7일 SLBM, 12일 초대형 방사포 발사에 대해 침묵한 이유가 설명되지 않는다. 이미 성공했었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제기할 수 있는 이유는 정치적 필요성이다.

    화성-17형과 KN-23 개량 SLBM, KN-25 초대형 방사포 모두 북한이 관영매체를 통해 '성공했다'고 주장한 것들이다. 따라서 또 발사에 성공했다고 자랑할 경우 효과가 떨어진다. 뉴스(news)는 '새로워야'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련의 발사들은 이미 성공했거나, 성공했다고 주장하는 미사일의 기술적 완성도를 보다 높이기 위한 보강 발사 성격을 지닌다. 그리고 적당한 시기에 그전처럼 '검수사격' 등 그럴싸한 명분을 붙여 공개해 국내정치용으로 활용이 가능하다.

    통일부 당국자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미사일 발사 그 자체와 발사 사실을 보도하는 것은 구분해 볼 필요가 있다"며 "그때그때 비중의 차이는 있지만, 군사적 수요와 대내외 정치적 고려가 함께 있다. 사실 정치적 셈법이 더 크게 고려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단해서 말하긴 어렵지만 남북관계, 한반도 상황, 대내 상황에 대한 정치적 평가에 기인하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언제까지 침묵이 이어지느냐다. 아무리 한 번 써먹었다지만 ICBM 같은 전략무기는 체제 선전에 여전히 효과적인 무기다.

    전문가들은 대체적으로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면서 몇 차례 시험 발사를 더 하거나, 핵실험을 한 뒤 종합적으로 '몰아치는' 보도를 통해 압박과 선전 효과를 더욱 높일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하고 있다.

    세종연구소 정성장 북한연구센터장은 "전염병 극복을 위해 중국 의약품과 의료 인력 지원이 절실한 상황에서 중국의 심기를 가능한 한 덜 불편하게 하려고 어제 발사한 미사일의 제원에 대해 침묵을 유지하는 것 같다"며 "7차 핵실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핵실험 선전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새로운 유형이 아닌 미사일 발사 시험에 대해 공개를 자제하는 측면도 있어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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