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김홍규 강릉시장 후보가 2일 오전 당선이 확실해지자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전영래 기자지난 1일 치러진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강원 동해안 6개 시·군 중 5곳을 국민의힘 후보들이 싹쓸이 해 전통의 '보수 텃밭'임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치러진 선거인 만큼 새 정부에도 힘이 실리면서 국민의힘 체제가 더욱 확고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개표결과 강릉·동해·삼척·속초시장과 양양군수 모두 국힘 후보가 당선됐고, 고성군수만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수성했다.
강릉시장 선거에서는 윤석열 대통령과 권성동 원내대표의 친구로 알려진 김홍규 후보가 당선됐다. 국힘 공천에서 배제된 현직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해 보수층이 분산되고, 민주당은 서울시정무부시장을 역임했던 김우영 후보를 내세우면서 격전지로 떠올랐다.
하지만 김 당선인은 '힘있는 여당론'과 중앙인맥을 앞세우며 선거 기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선두권을 차지했고, 막판까지 추격을 허용하지 않았다.
2일 오전 당선 소감을 전하고 있는 국민의힘 심규언 동해시장 당선인. 심 당선인 선거 캠프 제공동해시장 선거도 각종 잡음이 많았지만 심규언 후보가 당선됐다. 이번 선거에서 국힘은 현직 시장인 심 당선인을 단수공천하며 초반부터 힘을 실어줬다. 이에 국힘 공천에서 컷오프된 심상화 전 강원도의원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면서 변수가 발생하기도 했다. 민주당에서는 최석찬 전 시의원이 최종 후보로 나서 3선 연임 제지에 나섰고, 선거 막판 각 후보간 고발이 난무하며 과열 양상을 보였다.
하지만 행정의 연속성을 내세워 3선 수성에 나선 심 당선인은 선거 초반부터 각종 여론조사에서 압도적인 우세를 이어갔으며 결국 지역에서 첫 '3선 시장'이라는 쾌거를 이뤘다.
국민의힘 박상수 삼척시장 후보가 2일 오전 당선이 확실해지자 이철규 국회의원을 비롯한 지지자들과 함께 환호하고 있다. 전영래 기자삼척시장 선거는 박상수 후보가 승리하며 민주당 김양호 후보의 '3선 연임' 저지에 성공했다. 두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엎치락뒤치락하며 긴장감이 고조됐지만, 결국 49.12%의 득표율을 얻은 박 당선인이 46.61%를 기록한 김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속초시장 선거에서는 국힘 이병선 후보가 당선돼 지난 2018년 지선에서의 패배를 설욕하고 4년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속초시장 선거는 현직 김철수 시장을 당내 경선에서 누른 패기의 민주당 후보와 전직 시장 출신으로 경륜을 뽐내는 국힘 후보의 진검승부로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선거 기간 이 당선인은 도내 언론사 등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줄곧 우위를 보였고, 마지막까지 추격을 허용하지 않으면서 민선 6기에 이어 두 번째 시장직에 올랐다.
양양군수 선거는 현직 군수인 국힘 김진하 후보가 57.5%의 득표율을 기록해 42.49%에 그친 민주당 김정중 후보를 여유있게 따돌리며 3선 연임에 성공했다.
당선 후 환호하고 있는 민주당 함명준 고성군수 후보. 전영래 기자고성군수 선거는 동해안 지역에서 유일하게 민주당이 차지했다. 현직 군수와 정치 신인의 대결구도가 형성되며 개표 이후 접전 양상을 보이기도 했지만 함 당선인이 56.05%의 득표율을 얻어 재선 군수가 됐다.
앞서 4년 전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강릉과 양양 두 곳에서만 승리하면서 보수의 아성인 동해안 벨트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강릉, 속초, 동해, 삼척, 양양 5곳에서 승리를 거두며 정치구도가 재편됐다.
이에 대해 지역정가에서는 "영동지역은 지난 대선에 이어 이번 지선에서도 국민의힘 지지층 결집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새 정부 출범 초기 국정 동력 확보를 위해 여당이 들고나온 '안정론'에 힘을 실어준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