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9대 서울특별시장에 당선된 뒤 업무에 복귀한 오세훈 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 집무실로 출근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6·1 지방선거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당선되면서 사상 첫 '4선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시청 집무실에 재입성하게 됐다.
2일 오전 3주만에 현직 시장으로 서울시에 복귀한 오 시장은 "서울시는 오늘부터 다시 뛰겠다"며 흔들림 없는 시정 추진 의지를 밝혔다.
2006년 61.1%에 이어 59%가 넘는 서울시장 선거 역대 두 번째 최다 득표율을 기록한 오 시장은 작년 보궐선거에서도 역대 세 번째로 많은 57.5%를 득표한 바 있어 '트리플 크라운'을 차지하게 됐다.
국민의힘 시의회 구청장 과반 차지…협치 관건
국민의힘이 서울시의회 과반 의석은 물론 25개 구청장 중 17개를 석권하며 4년간 안정적인 시정 뒷받침까지 보장 받게 돼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안심소득 등 오세훈표 핵심 공약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오 시장은 "지난 1년 간 24개 자치구가 민주당 구청장이었는데 업무 처리에 문제가 없었다"며 "국민의힘 구청장 수가 얼마가 되건 협치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일찌감치 오 후보의 낙승을 예상하는 관측이 많았다. 작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현역 프리미엄에, 불과 3개월 전 20대 대선에서 '정권교체'를 앞세워 신승한 윤석열 대통령과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세 기반을 덤으로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압승하며 이른바 '정권 안정론'에 힘이 실린 셈이다.
6·1 지방선거 서울시 구청장 당선 지역. 국민의힘 구청장이 17곳을 차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서울시의회. 노컷뉴스 오 시장은 당선 확정 직후 대권가도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관측에 대해서는 "굉장히 사치스러운 생각"이라며 "서울시를 글로벌 톱5 도시로 만드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시정에 최선을 다하겠다. 시장의 책무가 대통령과 비교해도 가볍지 않다"며 몸을 낮췄다.
차기 대선은 2027년 3월로 서울시장 임기는 2026년 6월, 대선 레이스 본선과도 맞아 떨어진다. '트리플 크라운' 지지율에 첫 '4선 시장'으로 임기 4년간 핵심 공약에도 성과가 붙으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 기반을 다지게 될 전망이다.
다만 협치와 소통 등 시민들의 목소리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 여권 관계자는 "서울시와 시의회, 구청장을 싹쓸이 했던 민주당의 지난 12년에 대해 시민들이 심판했던 이유를 잘 살펴야 할 것"이라며 "오랫동안 진보계 텃밭이라 불리웠던 자치구들까지 민주당에 등을 돌려 국민의힘을 선택한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면 언제든 돌아 앉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시청 복귀한 오세훈…서울시정·공약 추진에 탄력
한편, 현직 서울시장으로 복귀해 6월 말까지 보궐 임기를 마치면 7월부터 민선8기 제39대 서울시장으로 공백 없이 업무를 이어간다. 오 후보가 내놓은 핵심 사업들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향후 서울 시정에 대해 오 시장은 "최우선은 약자와의 동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생계, 주거, 교육, 의료 등 4대 부분에 사회적 약자를 챙기는 정책을 선보일 예정이다. 안심소득도 7월부터 시작되는데 준비에 어려움이 많았다. 서울런도 마찬가지다. 이미 시작한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내년부터 취약게층 의료 예산도 확보해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4선 서울시장'에 오른 오세훈 시장이 2일 오전 서울시청으로 출근을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오 시장은 지난 보궐선거 공약인 각종 규제 완화와 민간 재건축·재개발에 나서며 5년 내 35만호 주택공급에도 주력할 전망이다.
작년 보궐선거 당시 "서울시장이 되면 일주일 안에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모두 풀겠다"고 공언했지만 국회·정부·시의회 도움을 받지 못하면서 가시화된 정책은 그리 많지 않다.
지난 1년간 더부살이 설움을 끝내고 윤석열 정부와 원희룡 국토부, 12년 만에 과반 의석을 차지한 국민의힘 시의회의 협조 속에 추진 사업들은 순항이 예상된다.
앞서 한강변 35층 규제를 폐지한데 이어 용적률 규제완화, 모아타운, 신통기획 확대 추진은 물론 비강남권 상업지역 확대, 준공업지역 축소 및 규제완화 추진에도 속도가 붙게 됐다. 토지임대부형 주택을 포함한 서울형 고품질 임대주택 공급도 가시화 할 전망이다.
오세훈 시장은 1961년 서울 성수동에서 태어났다. 대일고와 고려대 법대를 졸업하고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변호사로 일하며 방송에 출연하는 등 인지도를 쌓았다.
2000년 정계 입문해 그 해 국회의원이 됐고, 2006년과 2010년 지방선거에서 내리 서울시장에 당선되며 차기 대권후보로 떠올랐다. 그러나 2011년 8월 서울시의회와 서울시교육청이 추진하던 '보편적 무상급식'에 반발해 주민투표를 실시했지만 개표 가능 투표율에 미달하자 책임을 지고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10년 간의 야인생활을 접고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 출마해 압도적인 과반득표를 하며 재기에 성공한다. 임기 시작부터 이른바 '서울시 바로세우기'를 앞세우며 민간위탁 사업 구조조정과 서울시 조직개편을 통해 각종 도시 규제 개혁에 집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