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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적투쟁 정면승부 급선무…핵심용어에 나타난 김정은의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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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약


통일/북한

    대적투쟁 정면승부 급선무…핵심용어에 나타난 김정은의 생각

    핵심요약

    남북연락사무소 폭파 당시 사용했던 '대적투쟁' 재등장
    정면 돌파에서 좀 더 나간 '정면승부'
    최선희 외무상·리선권 통전부장…강대강 대결위한 인사 단행
    코로나 19 방역과 식량·소비품 생산이 '급선무'
    통일부 "대남·대미 강경기조 지속, 후속조치 여부 예의주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북한의 7차 핵실험 준비가 완료되고 코로나19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열린 5차 당 전원회의가 종료됐다.
     
    노동신문의 보도에서는 '대적투쟁', '정면승부', '급선무'라는 세 가지 핵심 용어가 눈에 띄었다.
     

    키워드1  '대적투쟁' 

    북한은 먼저 전원회의 결론의 하나로 "대적투쟁과 대외 사업부문에서 견지하여야 할 원칙들과 전략 전술적 방향들"을 천명했다.
     
    '대적투쟁'은 헌 단계 남북관계의 성격을 규정한 말이다.
     
    북한은 지난 2020년 4월 탈북민 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에 반발해 개성의 남북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하는 과정에서 '대적투쟁'을 언급한 바 있는데, 이 표현이 이번 전원회의에서 부활한 것이다.
     
    북한은 적어도 지난 연말에 열렸던 4차 전원회의에서는 대남·대미관계와 관련해 "북남관계와 대외사업의 원칙적문제와 전략 전술방향이 논의됐다"고 밝혔다
     
    당시 만해도 '북남관계'라는 일반적인 표현을 썼다가 이번에 보다 대결적인 표현을 다시 꺼내든 것이다.
     
    여기에는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면서 "북한군과 북한정권은 우리의 적"이라는 주적 개념이 다시 등장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이 북한 내부에서 규정했던 대남 대적투쟁을 다시 꺼내든 만큼 남북의 대결국면을 예고한다는 전망이다.
     

    키워드2  '정면승부'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 위원장은 '정면승부'라는 말도 했다.
     
    "자위권은 곧 국권수호 문제이며 우리의 국권을 수호하는 데서는 한 치도 양보하지 않을 우리 당의 강 대 강, 정면승부의 투쟁 원칙을 재천명"하고, "공화국 무력과 국방 연구부문이 강행 추진해야 할 전투적 과업들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투쟁원칙을 '재천명'했다는 점에서 '정면승부'는 기존의 정면 돌파 전략의 범주 안에 있는 개념으로 보인다.
     
    자력갱생과 핵 능력 고도화를 통해 미국의 대북 제재를 돌파하겠다는 것이 이른바 '정면 돌파전'이다.
     
    정면승부는 이런 내용의 '정면 돌파'를 다시 소환한 것이지만, "필요하면 싸워서라도 승부를 내겠다는 강경 입장"으로 해석되는 만큼, 보다 강력한 대적투쟁과 핵·미사일 등 국방력 강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북한이 한미의 확장 억제력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핵·미사일 무력시위를 지속하고, 준비를 완료한 7차 핵실험도 언제인지 모르지만 결국 조용히 감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해 김 위원장은 "오늘 우리 국가의 안전 환경은 매우 심각하며 주변정세는 더욱 극단하게 격화 될 수 있는 위험성을 띠고 있다"고 진단하면서 "이 같은 정세는 우리로 하여금 국방력 강화를 위한 목표 점령을 더욱 앞당길 것을 재촉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개한 KN-23 개량형 추정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북한이 공개한 KN-23 개량형 추정 탄도미사일 발사 모습. 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말한 '국방력 강화를 위한 목표 점령'에는 단거리 탄도미사일에 핵탄두를 장착하기 위한 전술 핵실험도 포함됐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미국을 잘 아는 최선희를 외무상으로 승진시키고 남한통인 리선권을 통일전선부장에 임명한 것도 '강대강의 정면승부' 전략에 부응하기 위한 인사로 분석된다.
     
    지난 2018년 남북미 정상회담 등 대화 국면에서 김정은을 실무적으로 보좌해온 최선희와 리선권과 같은 인물들을 전면에 배치했다는 점에서 "향후 벼랑 끝 대치 이후의 협상 국면"에 대비하는 측면도 있겠으나, 현 시점에서는 일단 정면 승부의 공세적 대외 대응을 위한 진용 정비 성격이 강한 것으로 보인다.
     
    리선권은 지난 2018년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우리 측 기업 총수들이 있는 자리에서, 남북 협력이 시급하다는 취지로 "지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라는 발언을 할 정도로 저돌적이고도 직설적인 인물이다.
     
    최선희 역시 김 위원장의 전폭적인 신임을 받는 북한 내 대표적인 미국통으로 대미전략에서 미국의 의표를 찌를 수 있는 베테랑으로 평가된다.
     

    키워드3  '급선무'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5차 전원회의 확대회의에서 발언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대적투쟁과 정면승부 외에 '급선무'라는 말도 김 위원장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핵심 용어이다.
     
    이번 전원회의 보도에서는 '급선무'라는 표현이 두 번 등장한다. 먼저 코로나19 방역 정책의 맥락이다.
     
    김 위원장은 "국가 방역사업이 돌발적인 중대 고비를 거쳐 봉쇄 위주의 방역으로부터 봉쇄와 박멸 투쟁을 병행하는 새로운 단계에 들어선 현 상황에서 우리 당과 국가 앞에 나서는 급선무는 방역사업에 내재하고 있는 결점들과 폐단들을 시급히 퇴치하고 나라의 방역능력강화를 위한 결정적인 대책을 강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 다음은 식량과 소비품 등 인민생활의 맥락이다. 전원회의 결론의 하나로 "농사와 소비품생산을 올해 경제 과업들 중 급선무로 제기했다"는 것이다.
     
    노동신문의 전원회의 보도문을 보면 국방과 대외분야는 모두 5문장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모두 경제와 코로나19 등 북한 내부 문제로 채워졌다.
     
    특히 셋째 의제인 '현 비상방역상황 관리와 국가방역능력 건설을 위한 과업에 대하여'는 김 위원장이 직접 보고를 했다.
     
    북한이 코로나 19 확산에 대해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자체 평가를 하고 있지만, 그만큼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는 점을 반영한 것이다.
     
    김 위원장이 방역능력 강화, 식량과 소비품 생산을 '급선무'로 제기한 것은 결국 대북제재와 국경단절 속에 북한 주민들의 삶이 어렵다는 것을 반증한다.
     
    관건은 급선무로 제기되고 있는 코로나19 방역과 식량·소비품 문제가 7차 핵실험 등 대외정책을 구속할 수 있느냐이다.
     
    태영호 의원 국민의힘 의원은 "북한은 지금 '코로나의 시간'을 맞이해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 확산으로 민생의 어려움이 가중되는 경제 상황 등을 고려했을 때 중국과의 사전 소통 없이 독자적으로 핵실험을 당장 감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와 관련해 이번 전원회의에서는 핵실험에 대한 언급이 없었고, 핵미사일 능력 강화와 관련된 직접적인 언급도 없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방역과 식량생산 등 민생 경제 현안과 핵실험 등 국방력 강화의 시간표는 서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한다.
     
    민생경제 현안과 별개로 국방력 강화라는 자체 시간표에 따라 핵 실험과 ICBM 시험발사 등 무력시위를 이어갈 것이라는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실험 시간표가 어떻게 짜여 졌는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북한은 핵실험 준비를 모두 완료한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김 위원장의 정무적인 판단과 결정만이 남은 셈이다. 날씨 변수만 아니라면 김 위원장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핵실험은 언제든지 감행할 가능성이 았는 것으로 보인다.  
     
    통일부는 "'강 대 강', '정면승부 투쟁원칙', '대적 투쟁'의 표현처럼 강경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나 북한의 후속조치 동향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이번 전원회의에서 한·미를 겨냥한 발언이나 핵 실험 등 자극적 언급은 없지만, 향후 주요 계기에 대미·대남과 관련한 구체적인 입장과 대적 투쟁 원칙이 표명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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