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의 한 삼계탕 집 앞에 시민들이 줄지어 서 있다. 김재완 기자"어휴 끝이 대체 어디야? 사람들이 가도 가도 계속 서 있네"
30도에 가까운 날씨에 소나기까지 내린 '찜통더위' 속에서도 16일 주말이자 '초복'을 맞아 식당들은 보양식을 찾아온 시민들로 붐볐다.
서울 종로구의 한 유명 삼계탕 전문점에는 낮 12시 점심시간이 시작되자 식당 담벼락을 따라 50명도 넘는 사람들이 줄 섰다. 가족끼리, 또는 연인과 친구끼리 삼삼오오 모인 시민들은 최대한 뜨거운 태양빛을 피하려 담벼락에 딱 붙은 채 각자 손으로, 또는 소나기를 막으러 들고 온 우산으로 햇볕을 가리며 순서를 기다렸다.
곧 식당 입장을 앞두고 있던 한 50대 남성은 "줄이 길기는 긴데 그래도 생각보다는 오래 기다리지 않는다. 한 10분~20분 기다리면 순서가 돌아온다"며 "날씨가 많이 더워서 힘들기는 해도 오늘이 초복이라 와봤다"고 말했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식당을 찾은 가족은 그늘 진 곳에 돗자리를 펴 한 명은 아이들 땀을 식히며 차례를 기다리기도 했다. 점심시간에 식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며 기다리는 시간이 차츰 길어지자 "오늘은 못 먹겠다"며 발길을 돌리는 일행도 있었다.
아들과 함께 찾은 김성현(38)씨는 "주변 지나가다가 여기 맛집이 있다고 해서 와 봤다. 사람이 많아서 조금 기다리기는 하겠지만 그래도 오늘 온 김에 한번 먹고 가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생닭 값이 물가 고공행진과 함께 오르며 삼계탕 한 그릇 가격이 2만원에 육박했다.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 조사에 따르면 생닭 4마리(2㎏) 가격은 전년 대비 36.4%(4800원) 오른 1만8천원이다.
가격조사 전문기관인 한국물가정보 조사에 따르면 생닭 4마리(2㎏) 가격은 전년 대비 36.4%(4800원) 오른 1만8천원이다. 연합뉴스'금(金)계탕'이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정도지만 그래도 초복을 맞아 어차피 먹을 거면 '맛집'에 와서 먹는 게 낫다는 게 이들의 말이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모임 차 서울에 왔다는 50대 여성 장모씨는 "아무래도 집에서 먹는 거랑 가격 차이는 있다. 집에서 한 번 만들면 몇 명 먹을 분량을 만드니 가격은 낫겠지만 (맛집이니) 밖에서 먹는 분위기도 그렇고 차이가 여러 면에서 있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한편 이날 서울 낮 최고기온은 29도로 오후 중 5㎜ 안팎의 소나기가 예보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