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민 기자올해 들어 서울 아파트 매매가 크게 감소한 반면 월세를 낀 임대차 거래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에서 월세를 낀 아파트 임대차 거래량은 이날까지 4만2087건으로 집계됐다.
이같은 거래량은 2011년 관련 통계 집계가 시작된 이래 상반기 기준 가장 많은 것이다. 4만건을 넘은 것도 올해가 처음이다.
올해 월세 거래량은 종전 최다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량 3만4955건보다 이미 20% 이상 많은 수준이다.
아파트 전·월세 거래량은 정해진 법정 기한 없이 세입자의 확정일자 신고를 근거로 집계되기 때문에 월세 낀 거래량은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월세 거래 급증에 따라 올해 상반기 서울 임대차 거래량은 현재까지 10만5421건으로 상반기 기준 처음으로 10만건을 넘어섰다.
서울 25개 구 가운데 강서와 금천·강동구를 제외한 22개 구에서는 월세 거래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의 거래량을 추월했다.
서울 임대차 거래에서 월세 낀 계약이 차지하는 비율은 지난해 35.8%에서 올해 39.9%로 증가하며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보증금이 월세의 12~240개월치인 준월세(21.3%)와 보증금이 월세의 240개월치를 초과하는 준전세(17.1%), 보증금이 월세의 12개월치 이하인 월세(1.5%)의 비중도 모두 같은 기간 최고치를 경신했다.
반면 전세가 전체 임대차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60.1%로 역대 최저에 이르렀다.
2년 계약갱신청구권제와 5% 전월세상한제를 골자로 한 새 임대차법이 2020년 7월 말 시행된 뒤 전셋값이 급등하면서 이를 감당하지 못한 세입자들이 월세 시장으로 대거 유입된 결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는 오는 31일 새 임대차법 시행 2년과 맞물려 서울 아파트 신규 전세 재계약의 보증금이 더 오르면서 월세 전환이 더 빨라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달부터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는 등 고강도 대출 규제가 지속되고 있고, 최근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올라가면서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마저 6%를 넘은 상황이다.
이에 비해 서울 아파트 매매 시장은 극심한 '거래 절벽'에 빠지며 역대급 침체의 수렁에 빠졌다. 고강도 대출 규제 지속과 금리 인상 압박에 따라 집값이 고점이라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서울 아파트 매매(계약일 기준)는 7793건으로 종전 최소였던 지난해 상반기 2만5828건 대비 30%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아직 6월 매매 계약의 등록 신고 기한(계약 후 30일 이내)이 2주일 남았지만, 최근 분위기와 추세로 보면 서울 아파트 상반기 매매량이 1만건을 넘는 것은 불가능해 보인다.
아파트뿐 아니라 다른 유형의 주택도 매매가 급격히 줄었다.
올해 상반기 서울 단독·다가구주택 매매는 2739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292건 대비 급감하며 역대 최소를 기록했다. 다세대·연립주택 매매는 올해 상반기 1만8864건으로 지난해 3만2849건의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