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래퍼 뱃사공, 뱃사공으로부터 불법촬영 피해를 당한 A씨가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올린 글. 뱃사공, A씨 인스타그램래퍼 뱃사공과 교제하던 중 불법촬영을 당했다고 밝힌 A씨가 공론화 이후 뱃사공 측으로부터 협박과 회유를 받아 고통이 극심한 나머지 극단적 시도를 했다고 고백했다. 또한 최근 유산했다고도 전했다.
A씨는 17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올렸다. A씨는 "내가 성범죄 피해자라는 사실을 제일 알리기 싫었던 것은 부모님이었기 때문에 처음에 '아는 동생'으로 지칭했다. 피해자가 누군지가 그렇게 중요할지 몰랐다. 가해자가 누군지가 가장 중요하다고만 생각했다"라고 글을 시작했다.
A씨는 "2년이 넘었기 때문에 증거가 없다는 이유만으로 고인이 되신 분이 계심에도 불구하고, 그분의 여러 관계자분들이 증언을 해주심에도 불구하고 모든 게 나의 자작극이라는 소리를 들었다"라고 부연했다.
또한 "자살하고 싶다고 나에게 말하는 뱃사공이 진짜 자살할까 봐 무서웠다. 그런데 그것이 알고 싶다 이예람 중사님 영상을 보고 피해자에게 가해자가 그런 말을 하는 것은 엄연히 협박이란 걸 다시 한번 확실히 알았다. 그래. 난 세 번이나 죽으려 했고 나랑 오빠의 아기는 이미 세상에 없다. 너가 죽어도 그건 내 탓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뱃사공의 불법촬영 사건을 공론화할 때 사과문 요구나 고소 생각이 없었지만, 오히려 뱃사공이 '단 한 번의 사진 유포라고 써라' '고인 이야기는 잘못된 거라고 써라' 등을 요구하며 "며칠을 밤새워 끈질기게 나를 협박 회유해 입장문을 쓰게 했다"는 게 A씨 설명이다. 이어 "넌 너희 멤버들과 소속사 사장과 함께 이 일을 상의한답시고 다시 내 사진을 돌려봤지… 나와 오빠(던밀스)는 그 사실을 알고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다"라고 썼다.
A씨는 "기자들 불러 피해자가 나란 걸 모든 걸 밝히겠다는 협박에 겁먹어 너희 하란 대로 질질 끌려 여기까지 왔다"면서 지난달 말 모아둔 약을 한꺼번에 먹었고, 응급실로 가서 수 시간에 걸쳐 위 세척을 했다는 이야기도 공개했다.
"죽더라도… 또 뭘로 사람들이 욕하더라도 억울한 건 말하고 죽자"라는 생각이었다는 A씨는 공론화 후 "이 모든 걸 부모님이, 시부모님이 알게 되는 게 너무 싫어서, 나중에 태어날 우리 자식이 검색하면 뜰 게 싫어서" 어떤 인터뷰 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이번 일로 던밀스의 촬영이 취소되고 A씨는 정신병원 입원 권유를 받았으며, 뱃사공이 경찰서에 자수함에 따라 A씨 역시 피해자 조사를 준비해야 했다. 그는 "뭐? 합의금을 주는 대신 피해자 조사를 나가지 마?"라며 "오빠가 뱃사공이랑 합의를 봤었다고? 이미 끝난 일이었다고? 너희가 일을 키운 거야. 뱃사공 니가 그냥 인정하고 사과만 했더라도 나머지 멤버들 카톡방 공개도 안 했을 거야"라고 알렸다.
뱃사공 소속사 대표 이하늘. 윤창원 기자마지막으로 "우리 아기도 내 배 속에 잘 있을 거야. 우리 오빠도 이렇게 괴로워하지 않을 거고 우리 vmc 멤버들 모두가 내 눈치 보면서 힘들어하지 않았을 거야. 결국 기사를 보고 우리 엄마 아빠가 이 모든 걸 알게 되어서 괴로워하지 않았을 거라고. 양심이 있다면 그냥 그 어떤 변명도 하지 마. 인간이라면"이라고 글을 맺었다.
A씨는 또 다른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올려 "저 성범죄 피해자예요. 한때 좋은 감정으로 만나던 남자에게 몰카를 찍혀 그런 취급을 받았어요. 그리고 몇 년을 참았어요. 그러나 반성 없이 주변에 이야기하고 다니고, 방송에서까지 쉽게 떠드는 모습에 환멸을 느꼈어요. 그게 그렇게나 제 잘못인가요"라며 흡연 여부나 가족과 관련해 비난하는 글을 쓴 이들을 향해 "진짜 뱃사공보다 당신들이 더 나빠요. 별일 아니라고 말하고 행동하는 당신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A씨의 이 같은 호소에도 A씨는 불특정 다수로부터 폭언 및 조롱성 메시지를 받고, 게시글·댓글로 2차 피해를 보고 있다. A씨는 18일 인스타그램 스토리를 통해 디시인사이드 힙합 갤러리 등에 쓰인 글과 DM(다이렉트 메시지) 내용을 공개했다. 불법촬영이 일어났다는 사실과는 무관하게, 저급한 표현을 동원해 피해자의 평소 옷차림이나 글 내용을 트집 잡는 내용이 대다수다.
앞서 올해 5월 래퍼 던밀스의 아내인 A씨는 소셜미디어에 한 래퍼가 불법촬영 및 유포를 저질렀다며 유사 범죄를 저지른 정준영과 무엇이 다르냐는 글을 올렸다. A씨는 이후 자신이 불법촬영 피해자라고 직접 밝힌 후, 불법촬영 및 유포가 일어난 후 지옥 속에 살아왔으며 극단적 시도도 했다고 한 바 있다. 이에 뱃사공은 "피해자분께 깊이 사죄드린다. 피해자분이 고소하지는 않으셨지만 죗값을 치르는 게 순리라고 생각되어 경찰서에 왔다. 성실히 조사받고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평생 반성하겠다"라고 알렸다.
그러나 뱃사공 소속사 슈퍼잼레코드 대표인 이하늘은 인스타그램 라이브를 통해 마치 피해자와 그 가족을 탓하는 식으로 말해 논란을 자초했다. 이하늘은 "1년 전 이미 뱃사공의 사과로 끝난 사건을 왜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며 "(피해자 남편인) 던밀스도 그 자리에 같이 있었고 양측 합의가 끝났는데, 지금 던밀스의 태도는 정말 이해가 안 된다"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도 (던밀스 쪽에 대항할) 카드가 많지만 꺼내지 않을 것" "그쪽에서 작정하고 우리 애를 죽이려고 했다" "10년 동안 고생하다 이제야 음악으로 먹고사는 애인데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지…" 등 불법촬영과 유포가 일어난 사실보다, 사건이 공론화돼 가해자로 지목된 뱃사공을 옹호하는 발언을 늘어놓아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A씨는 당시 이하늘의 부적절한 발언을 자신의 글에서 꼬집기도 했다. A씨는 "이하늘이 너희한테 속아서 라이브 방송을 했든 니네랑 짜고 쳤든 니네가 당했든 세 개 중 하나겠지. 니네가 말하는 대로 니네가 이하늘에게 당했던 거면 해명을 해줬어야지"라고 분노했다.
한편, SBS연예뉴스는 A씨 신체 일부가 불법촬영된 내용을 가지고 뱃사공이 속해 있던 단체 대화방 멤버들이 이를 안주거리로 삼아 희롱했다는 내용을 지난 15일 보도한 바 있다. SBS 연예뉴스에 따르면, A씨는 단체 대화방에서 A씨 사진을 두고 모욕적인 발언을 한 이들에 관해서도 추가 법적 조처를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