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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한 독후감 대회' 법무부 유관기관 사칭 기관 주관

광주

    '수상한 독후감 대회' 법무부 유관기관 사칭 기관 주관

    상금 23억 5천만 원→4500만 원 2% 미만으로 낮춰
    공모 기간도 뚜렷한 이유 없이 13개월 연장···"책 많이 살수록 입상 가능성↑"
    책 저자가 대회 주관기관 이사장···법무부 "인증기관 아냐"

    독자 제공독자 제공
    광주의 한 단체가 법무부 인증을 받았다고 사칭하며 상금 수천만 원을 내건 독후감 공모대회를 주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광주 광산구에 위치한 한국교정복지전문학교는 지난해 10월부터 11개월 동안 응모하는 독후감 공모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이들은 안내 포스터 등을 통해 당초 대상 수상자 3명에게 상금 각각 1억 원, 금상 수상자 5명에게는 각각 1천만 원, 장려상 수상자 2천 명에게 100만 원을 준다고 공지했다. 총상금 규모만 23억 5천만 원이다.

    하지만 해당 독후감 대회에 응모하기 위해서는 한 권에 3만 5천 원인 200페이지 분량의 책을 구매했다는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특히 책의 저자가 대회를 주관한 한국교정복지전문학교의 이사장으로 확인되면서 책을 판매하기 위한 이른바 꼼수 행사를 개최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주관 단체는 지인들에게 책을 많이 소개해 구매할수록 수상할 확률이 높아진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단체는 최근 독후감 응모 마감기간을 오는 2023년 10월까지로 1년 이상 연장하고 총상금은 4500만 원으로 크게 줄였다.

    해당 단체는 법무부로부터 자격을 인증받은 기관이라고 밝혔지만 확인 결과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법무부 관계자는 "한국교정복지학교는 법무부에서 인증한 기관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또 이들이 학교라는 명칭을 사용하는 만큼 전문대학이나 직업학교로 등록돼 있는지도 확인했지만 정부 기관들은 자신들과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국내 직업학교 현황을 볼 수 있는 사이트 등에 확인했지만 "조회가 안 된다"라고 밝혔다.

    해당 책을 출판한 출판사는 "독후감 대회에 대해 미리 들은 얘기가 없다"라며 "주최 측에 상금이 실제로 지급될 경우 관련 사실을 정리해 출판사에 넘겨 달라고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출판사에서는 주최 측에 대회가 문제가 될 경우 더 이상 책을 출판하지 않겠다는 입장 역시 전달한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교정복지전문학교 측은 "기업들의 후원이 계획대로 이뤄지지 않아 상금 규모가 축소된 것"이라며 "더 많은 지원자들에게 공모 기회를 주기 위해 대회 일정을 변경한 것일 뿐 대회 개최에 문제는 없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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