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예비후보자 포토섹션 행사에서 이재명 예비후보가 행사를 마치고 후보자들과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예비경선(컷오프)이 이틀 앞으로 다가오면서 이른바 '어대명(어차피 당대표는 이재명)'을 견제하기 위한 당권주자들의 단일화 움직임이 더욱 빨라지고 있다.
이재명 의원은 자신을 향한 내부 견제에 대해서는 공식 대응을 자제하면서도 대신, 윤석열 정부를 비판하며 시선을 외부로 분산시키는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불가능한 조기 단일화…미리 편 짜기?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한 박용진 의원이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전당대회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당권주자 박용진 의원은 25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단일화에 강병원, 설훈 후보님이 동의를 해주셔서 지금 일정을 만들어 보는 중"이라며 이재명 의원을 겨냥해 단일화 압박을 이어갔다. 앞서 강병원, 설훈 의원은 24일 페이스북을 통해 '컷오프 전 단일화'에 동의했다.
그러나 컷오프가 이틀밖에 남지 않은 시점에서 단일화 룰도 정하지 못한 만큼, 사실상 조기 단일화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에 대해 박 의원은 "단일화를 (당장) 하자는 것이 아니고, 본경선에 올라가는 후보 3명 중 '혁신 단일화', '이기는 민주당'에 공감하는 분들이라면 거기에 지금 뜻을 같이 하겠다는 의지를 국민들한테 분명히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권주자들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조기 단일화를 주장하는 것에 대해 일각에서는 '미리 줄 세우기'라고 분석한다. 민주당의 한 전략통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컷오프 전 단일화는 곧 본선에서의 단일화를 미리 약속하는 의미가 담겨있는 것"이라며 "나중에 본선 결과에 따라 딴소리가 나올 수 있으니 지금 미리 편 짜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오는 28일 컷오프에서 '중앙위원 70%·국민 여론조사 30%' 투표 반영 비율로 당대표 후보를 3명으로 추린다. 이재명 의원의 통과가 상수인 가운데, 남은 두 자리를 차지할 후보들의 '미리 줄 세우기'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어대명을 견제하기 위해 본경선에서 이들 두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조기 단일화를 일종의 선제적 기싸움으로 해석하는 목소리도 있다.
다만, 강병원·강훈식·박용진·박주민 등 97그룹(90년대학번·70년대생) 주자들이 26일 방송 토론회에 이어 '호프 미팅'도 예정하고 있어 막판 단일화 논의에 불이 붙을 가능성도 있다.
尹 때리기 나선 이재명…내부 견제구엔 '침묵'
이에 대해 이재명 의원은 공식 대응은 자제하면서 대부분의 일정을 비공식으로 조용히 소화하고 있다. 이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지금은 민생이 제일 위기다. 민생 현장에 귀를 기울이고 민생 문제 해결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대신 자신에게 쏟아지는 화살을 윤석열 정부로 돌리고 있다. 이 의원은 25일 자본시장 현장을 점검한다는 취지로 여의도 한국거래소를 방문했다. 이 자리에서 정부의 법인세 개편 등을 두고 "초대기업 감세 정책, 서민 지원 축소 등을 보면 양극화를 심화시키겠다는 뜻으로 보인다"고 윤 정부를 비판했다.
동시에 주식시장과 관련해서는 "한시적 공매도 금지는 즉각 시행해야 효과가 있는데 아직 검토만 하는 것도 매우 아쉽다"며 정부 비판과 함께 중도층 포섭에도 나섰다. 대선에서 자웅을 겨룬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함으로써 제1야당 유력 당권주자로서의 선명성을 부각하고 대세론을 굳히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