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폭격 받은 우크라이나 오데사항. 연합뉴스러시아가 전 세계 경제를 인질로 에너지와 식량을 무기화한 이후, 최근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 합의로 '식량 위기' 우려가 해소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에너지를 무기로 끈을 놓지 않은 채 유럽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25일(현지시간) AP‧로이터통신에 따르면, UN(국제연합‧유엔)은 지난 22일 합의에 따라 며칠 안에 우크라이나에서 첫 선박이 출항할 수 있다고 이날 밝혔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후, 우크라이나 남부 흑해를 봉쇄해 곡물 수출을 막았다. 이에 전 세계 곡물 가격이 상승했다. 두 국가가 전 세계 식량 수출의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식량을 무기화해 전 세계의 식량 위기를 부채질한다는 비판이 나왔다.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두 국가는 흑해를 이용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에 합의했다. 하지만 이튿날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오데사항을 공격하면서 합의안이 파기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 상황이었다. 러시아는 항구의 우크라이나 군사 시설을 공격한 것이라 합의와는 무관하다는 입장이었다.
결국 유엔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를 공식화하면서 전 세계 식량 위기 우려는 일단락됐다.
하지만 천연가스의 40%, 원유의 30%를 러시아에 의존하고 있는 유럽은 에너지 위기에 떨고 있다.
독일 루브민에 있는 노르트스트림1 발트해 천연가스관 육상 인입·중계 시설. 연합뉴스러시아 국영 에너지기업 가즈프롬은 오는 27일부터 노르트스트림1을 통한 천연가스 공급을 하루 3300만㎥로 제한한다고 이날 밝혔다. 노르트스트림1은 러시아와 독일을 이은 천연가스 공급 파이프라인이다. 앞서 러시아는 이미 노르트스트림1의 전체 공급량을 40%로 감축했는데, 이를 다시 절반으로 줄인 양이다.
크렘린궁은 가스 감축이 서방의 제재와 시설 정비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EU(유럽연합)는 러시아의 '협박'을 비판한다.
특히 유럽은 올겨울을 대비해 천연가스를 최대로 비축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러시아가 에너지를 정치적 지렛대로 삼아 천연가스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