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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12쿠데타' 빗댄 尹 정부…호남권 경찰도 '부글부글'

전북·광주·전남지역 1인 시위…일선 경찰 내부 반발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는 7월 14일부터 전북, 광주, 전남지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제공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는 7월 14일부터 전북, 광주, 전남지역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제공
윤석열 정부의 행정안전부 경찰국 신설 강행을 두고 전북·광주·전남지역 경찰 여론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대표적으로 민주화의 성지로 불리는 호남권에서는 쿠데타, 국기문란 등 거친 말을 쏟아내는 윤석열 정부의 대응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26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전북경찰청 앞에서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두고 법·절차적 하자를 성토하는 1인 시위가 열렸다.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강동원 이시장은 이날 시위에서 "전주시민들이 윤석열을 구속하고 체포하라는 말을 많이 하고 있다"며 "정부 결정에 옳지 않다고 목소리를 내는 경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을 느낀다"고 말했다.

전북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강동원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이사장.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제공전북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 중인 강동원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이사장.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제공
이 사업회의 대상인 고 안병하 치안감은 5·18 민주화운동 당시 시민을 향한 발포 명령을 거부한 영웅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는 광주·전남지역에서 지난 7월 14일부터 매일 1인 시위에 돌입했다. 장소를 옮기며 진행되는 시위는 범위를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25일 전국경찰직장협의회 연합준비위원회 서강오 사무국장도 전북경찰청 앞에서 1인 시위를 열어 "경찰국이 신설되면 경찰의 중립성이 어떤 형태로든 심각하게 훼손될 수 밖에 없다"면서 경찰국 신설을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전북 경찰 역시 내부망 폴넷에서 경찰국 신설에 대한 의견이 개진되고 있다. 12·12 쿠데타, 국기문란, 기강 문란 등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와 여당 인사들의 발언에 대해 특히 민감한 반응이다.

총경 회의에 직접 참석한 전주완산경찰서 직장협의회 박상욱 회장은 "도내 경찰서마다 류삼영 경찰서장을 지지하는 리본을 차거나 기자회견, 성명 발표, 모금 운동 등의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우선 상황을 지켜보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진 상태"라고 말했다.

광주경찰청 앞에 세워진 '윤석열 정권 행안부 경찰군 신설 반대' 피켓.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제공광주경찰청 앞에 세워진 '윤석열 정권 행안부 경찰군 신설 반대' 피켓.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제공
광주전남지역 경찰관들 역시 경찰직장협의회를 중심으로 행안부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광주전남지역 경찰들이 지난 6월 중순 전국 최초로 경찰국 신설 반대를 주장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5·18 민주광장에서 열었다.

또 광주지역 경찰관들은 최근까지 광주경찰청과 일선 경찰서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이밖에 경찰청 앞에서 진행 중인 1인 시위에도 일부 경찰관들이 참여했으며 세종정부청사 앞에서 열린 단식 및 삭발 등에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6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광주경찰청을 찾아 경찰국 설치를 둘러싼 토론회를 진행할 때도 현장에서 반대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광주 경찰직장협의회 박정수 회장은 "경찰 조직의 특성상 인사를 장악하면 모두를 장악할 수 있는 만큼 경찰국 신설은 부적절하다"라며 "경찰을 행안부 내 작은 국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만큼 위험한 정책이라고 본다"라고 비판했다.

전남 경찰들 역시 강진과 고흥, 담양 등 일선 경찰서에서 경찰국 신설을 반대하며 1인 시위를 진행하고 현수막을 게시했다. 전남 전·현직 경찰들은 지난 7일 전남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국 신설은 경찰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전남재향경우회 소속 전직 경찰들은 삭발 퍼포먼스를 진행하기도 했다.

전남 한 일선 경찰서 경찰직장협의회 회장은 "이상민 장관의 쿠데타 발언 이후 경찰관들의 불만의 목소리가 더 커지고 있다"며 "오는 30일로 예정된 경찰회의에 생각보다 많은 인원이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전남경찰청 앞에서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제공전남경찰청 앞에서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가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고 안병하(치안감) 기념사업회 제공
전남지역 총경들도 행안부 경찰국 신설에 따른 우려의 한목소리를 냈다.

한 총경은 "총경들이 이심전심 아니겠느냐"며 "경찰국 신설에 대해 굳이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의사가 전달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비교적 적극적으로 의견을 나타낸 전남 동부지역 한 총경은 사견임을 전제로 "경찰 대다수가 반대하는 경찰국 신설은 시대에도 역행한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어 "행안부 장관이 총경 회의를 하나회의 12·12 쿠데타에 준하는 것으로 규정한 데 대해, 그런 성격이 전혀 아니라고 본다"며 "오히려 장관이 경찰의 사기를 떨어뜨리고 있다"고 정면으로 반박했다.

이렇듯 전남에서도 총경들의 반발 기세가 거센 가운데 일부 총경들은 민감한 현안이고 8월 총경 정기 인사가 예정돼있어 부담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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