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외계+인' 1부 가드 및 썬더 역 배우 김우빈.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일러 주의 "난 죄수를 관리하는 가드야. 인간 일에는 관여 안 해."
인간의 몸속에 수감된 외계인 죄수의 호송을 관리하는 가드는 프로그램이자 파트너인 썬더와 함께 오랜 시간 지구에 머물며 임무를 수행해왔다. 누구에게도 정체를 들키지 않고 지내오던 중 지금껏 예상하지 못한 위험 신호를 감지하고 탈옥하려는 외계인 죄수를 막기 위한 방법을 강구한다.
드라마 '신사의 품격' '학교 2013' '함부로 애틋하게' 등은 물론 영화 '친구 2' '기술자들' '마스터' 등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들며 눈부신 활약을 펼친 배우 김우빈. 지난 2017년 5월 비인두암 진단을 받은 김우빈은 활동을 중단하고 치료에 전념해 왔다.
이후 6년 만에 '외계+인' 1부를 통해 스크린에 복귀한 김우빈은 촬영 첫날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다고 한다. 감격스러운 촬영 현장, 최동훈 감독의 세계에서 전에 보지 못한 모습으로 관객들에게 복귀 인사를 하게 된 김우빈을 지난 18일 만나봤다.
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CJ ENM 제공 6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김우빈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든 것
▷ '외계+인' 1부를 통해 6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첫 촬영을 비롯해서 의미 있는 현장이었을 것 같다. 현장에 나갔는데 스태프분들이 나를 바라봐주시는 눈빛이 너무 따뜻했다. 박수도 쳐주시면서 엄청 환영해주셨는데, 그 마음이 오롯이 잘 느껴져서 되게 울컥하는 마음이 들었고 감동적이었다. 그때의 온기와 기운이 기억난다. 나도 드디어 다시 돌아왔다는 생각에 마음이 막 몽글몽글해졌다. 감독님께서 첫날 첫 장면을 내가 할 수 있는 가장 편안하고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 장면으로 선택해주셨다.
그날 준열 형이랑 태리가 직접 차를 몰고 세트장까지 응원을 와줬다. 그때는 가까운 사이도 아니고 대화도 많이 안 나눠봤는데, 첫날이라고 응원하러 와준 마음이 너무 감사하고 따뜻했다. 그날의 공기와 기운이 참 오랫동안 기억에 남을 거 같다. 얼마 전 다른 작품을 촬영하러 그 세트장을 갔는데 그날이 또 생각나더라. 그래서 준열 형과 태리한테 그날 고마웠다고, 그 마음 오래 간직하겠다고 메시지를 보냈다. ▷ SF 장르에 처음 도전했고 촬영 기간도 길었는데 어려운 점은 없었나?
아무래도 없는 걸 상상하면서 연기해야 하는 것, 없는 상대와 환경을 그려야 하는 것들이 가장 어려웠다. 촬영장 가기 전까지 그런 게 두려웠는데 막상 현장에 가보니 미술팀이 워낙 준비를 잘 해주셨고, CG가 어떻게 나올지 예시로 많은 걸 보여주셨다. 또 감독님도 설명을 잘 해주셔서 두려움이 없어졌다. 덕분에 새로운 것에 도전할 수 있다는 게 되게 즐거웠다. ▷ 오랜만에 드라마 '우리들의 블루스'와 영화 '외계+인'으로 복귀하면서 전혀 다른 캐릭터로 시청자와 관객들을 만나게 됐다. 전혀 다른 캐릭터로 관객들을 만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행복한 일이다. 늘 전혀 다른 모습을 찾으려 한다. 일단 배경이나 환경 자체가 너무 다른 인물들이다 보니,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되게 신나고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했다. 관객분들이 다르게 봐주시길 소망한다. 기존에는 화려하고 강렬하고 거칠기도 한 성격의 캐릭터를 자주 보여드렸다면 이번에는 좀 다른 결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드려서 주변에서도 반가워하고 좋아해 주셨다.영화 '외계+인' 1부 가드 및 썬더 역 배우 김우빈. 에이엠엔터테인먼트 제공 가드 그리고 3인 3색 썬더로 변신한 김우빈
▷ 가드라는 캐릭터를 접하고 그를 어떤 인물이라 파악하고 자신이 해석한 가드라는 캐릭터를 어떤 식으로 구축해 나갔나? 가드는 외로운 인물 같더라. 물론 썬더가 있지만 오랜 시간 지구에서 홀로 임무를 수행했고, 다양한 사람과 상황을 만나고 겪으면서도 그때마다 자기 임무에만 충실한 캐릭터라 그의 삶이 외롭게 느껴졌다. 늘 어디에도 휘둘리지 않아야 하기에 그런 부분에만 집중하고 다른 사사로운 것에 신경을 안 쓰려 노력한다. 현장에서도 많은 게 보이지만 최대한 보지 않으려 했다. 내가 뭘 해야 하고, 뭐에 중점을 둬야 하는지만 집중하고 호흡을 가다듬으며 촬영에 임했다. ▷ 가드와 동시에 로봇인 썬더가 인간으로 변할 때 모습도 함께 연기했다. 가드는 임무를 수행하기 위해 존재하고, 그렇기에 그의 개인적 생각보다는 자기 임무에만 충실한 캐릭터다. 그러다 보니 모든 걸 좀 더 태연하게 받아들이려 하고, 자기 스스로 흥분하지 않으려 하는 마음가짐을 갖고 있다고 생각해서 가드로서 존재할 때는 그런 부분을 많이 생각했다. 반면 썬더는 그가 갖고 있는 밝은 에너지와 기운을 많이 느끼려 했다. 그래서 그 둘의 대화 장면을 찍을 때도 기운에서부터 차이를 두려고 했다.영화 '외계+인' 1부 스틸컷. CJ ENM 제공 ▷ 썬더의 다양한 인간 버전 모습을 연기했는데, 개인적으로 가장 마음에 드는 버전의 썬더는 어떤 모습인지 이야기를 듣고 싶다. 정확히 기억은 안 나는데, 시나리오에는 다양한 모습의 썬더가 나온다는 정도만 적혀 있었다.
촬영 중간중간 감독님과 대화하면서 어떤 캐릭터가 나오면 좋을지 이야기했다. 세 가지 썬더와 한 명의 가드가 등장하는데, 우리는 분홍색 수트를 입은 썬더를 '낭만 썬더'라 불렀다. 그 친구를 연기할 때 좀 더 자유로움을 느꼈다. 뭐랄까, 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어떤 기운과 목소리 톤을 갖고 있어서 색달랐다. 그래서 낭만 썬더로서 말을 할 때 즐거움을 많이 느꼈다.
▷ 실제로는 아니지만 어린 이안과 부모 자식 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경험하지 않은 부성애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은 없었나? 촬영 전에는 걱정을 조금 했다. 그런데 이안 역의 유리를 만났는데, 그 친구가 그냥 내 앞에 있는데 너무 사랑스럽고 예뻐서 그 친구를 바라만 봐도 따뜻한 눈빛이 그냥 나오더라. 그 친구를 만난 이후부터 마음이 편안해져서 그런 부분에 대해 생각을 안 하게 됐다. 유리가 가진 에너지가 되게 밝고 많은 사람에게 사랑을 전해주는 느낌이다. 그래서 유리가 나오는 날은 전날부터 기분이 좋았다.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연기에 관해 이야기한 순간들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예비 관객들을 위해 '외계+인' 1부를 보다 더 재밌게 관람할 수 있는 팁을 전해 달라.
영화가 너무나 다양한 이야기를 갖고 있다 보니 인터넷에 벌써 내용들이 조금 올라오고 있더라. 최대한 정보 없이 보시면 좋겠다. 마음과 머리를 비우고 편안한 마음으로 영화를 본다면 더욱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것이다. <하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