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문화회관 제공 "상실의 고통을 지닌 사람들이 서로 연대하며 이를 극복하고 성장하는 이야기죠." 창작뮤지컬 '원더보이' 총괄 프로듀서인 김덕희 서울시뮤지컬단 단장의 말이다.
'원더보이'는 올해 서울시뮤지컬단의 첫 소극장 창작뮤지컬이다. 오는 19일부터 27일까지 서울 세종문화회관 S씨어터에서 공연한다. 세종문화회관의 컨템포러리 시즌 '싱크 넥스트 22' 작품 중 하나다.
'원더보이'는 김연수 작가의 동명 장편소설(2012)을 무대화했다. 1980년대가 배경인 원작은 불의의 사고로 아버지를 잃고 초능력을 갖게 된 10대 소년이, 저마다 상처를 지닌 사람들과의 만남을 통해 성장하는 이야기다.
김덕희 단장은 4일 세종문화회관 서울시뮤지컬단 연습실에서 열린 뮤지컬 '원더보이' 간담회에서 "어른을 위한 서정시 같은 작품"이라며 "상실의 고통, 망각의 아픔을 가진 사람들이 성장하는 이야기이자, 초능력을 잃은 사람이 연대를 통해 마음의 상처를 극복해 나가는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이어 "80년대가 배경이지만 지금의 관객에게 와 닿는 지점이 있다고 생각해 뮤지컬로 만들었다"고 덧붙였다.
박준영 연출은 "80년대처럼 엄혹한 군사정권은 아니지만 2022년 우리 사회에도 곳곳에 어둠이 존재한다. 나와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과 손잡고 나아가면 역사는 후퇴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작은 청소년 문예지 '풋'(2008년 봄부터 2009년 여름까지)에 총 4회까지 연재한 후 중단됐다가 3년 만인 2012년 새로운 장편소설로 탄생했다. 김덕희 단장은 "김 작가에게 원작에서 꼭 가져가야 할 부분이 뭔지 말해달라고 하자 공연 만들 때 영향받을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며 "에너지 넘치고 임팩트 있는 공연을 기대해 달라"고 했다.
세종문화회관 제공 한순간 초능력을 얻어 '원더보이'라는 별명을 얻는 '정훈' 역은 이휘종과 서울시뮤지컬단 김범준이 캐스팅됐다. 이휘종은 "소설의 수많은 서브 텍스트를 연기로 옮기는 게 쉽지 않다"며 "실제 나이보다 절반 가량 적은 17세 소년처럼 보이게 하는 것도 숙제다. 소년미와 재기발랄함을 갖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범준은 "어리게 보여야 하니까 살을 뺐다. 주변 고등학생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있다"고 말했다.
정훈의 정신적 지주이자 시대의 희샹양이 되는 연인을 잊지 못하는 '강토' 역은 박란주와 서울시뮤지컬단 이혜란이 맡는다. '강토'는 여성으로 태어났지만 약혼자의 죽음 이후 남자로 살고 있는 인물이다. 박란주는 "강토의 성별에 구애받지 않고 저만의 색깔을 입히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원더보이'는 2년간의 개발과정을 거쳤다. 박준영 연출과 작가 성재현, 작곡가 박윤솔이 8개월 간의 인큐베이팅 과정을 거쳐 낭독공연(70분 분량)을 완성했다. 1차 개발 과정을 거쳐 2021년 8월 한국예술종합학교 뮤지컬아카데미 8기 연출가 프로젝트를 통해 관객과 처음 만났다. 박윤솔 작곡가는 "소설의 많은 메타포와 감정을 음악으로 전달하기 위해 작곡할 때 상상력을 동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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