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캡처 유례없는 폭우 재난 상황 속 한가롭게 식사를 하면서 "저녁 꿀맛" 인증샷을 남긴 지자체장의 '먹방 행정'이 도마에 올랐다.
8일부터 수도권 등 중부지방에 폭우가 쏟아지면서 7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되는 등 큰 인명 피해가 발생한 가운데 박강수 마포구청장의 안일한 대처에 논란이 예상된다.
이날 오후 박 구청장은 자신의 SNS를 통해 "비가 내리는 월요일 저녁. 업무를 끝내고 나니 시간이 벌써 이렇게 되었네요. 배가 고파서 직원들과 함께 전집에서 식사하고 있습니다. 맛있는 찌개에 전까지 꿀맛입니다"라는 글을 남겼다.
함께 올린 사진 속에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파전을 먹고 있는 마포구청장의 모습이 담겼지만, 이내 폭우 상황 속 마포구 재난을 책임져야 하는 그에게 비난의 화살이 돌아왔다.
박 구청장이 사진을 올린 8일 오후는 서울 전역에 호우경보가 발령되면서 곳곳에 차량이 침수되고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피해가 잇따른 시간이었다.
당시 관악구와 동작구에는 도림천 범람으로 대피 공지가 내려졌으며, 산사태 경보도 발령됐다. 동작구 신대방동에는 오후 9시 5분까지 1시간 동안 비가 141.5mm가 내렸다. 이는 서울 시간당 강수량 역대 최고치를 80년 만에 넘어선 것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같은 시각 정원오 성동구청장은 폭우가 지속되자 중랑천변 인근을 살피고 있었다. 그는 "살곶이 운동장 일대는 많은 비로 곧 침수될 것으로 예상돼 전구간 전면 통제한다. 구민 여러분께서는 지대가 낮은 곳으로는 통행을 삼가시고 재난경보 알림을 주의 깊게 봐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소식을 접한 시민들은 "그 물난리에도 여유 있게 비오니 전 먹는다", "폭우와 침수를 대하는 지자체장의 자세", "마포구청장 눈치 챙겨라", "비 맞으며 재난 현장 다니는 분과 비교된다", "폭우로 사람 죽어가는데 먹방 자랑" 등의 반응을 보였다.
비판 여론이 모이자 논란을 의식한 박 구청장은 먹방 사진을 지운 뒤 "늦게까지 일하고 너무 배고파서 퇴근길에 만원짜리 김치찌개와 전을 먹었다"며 "술은 마시지 않았다"고 해명하면서 수습에 나섰다.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으로부터 비 피해 상황을 보고받은 뒤 "지방자치단체와 산림청, 소방청 등 관계기관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중심으로 호우 상황을 철저히 관리하고, 급경사지 유실 등으로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위험지역에 대한 사전 주민 대피 등 각별한 대책을 강구하라"고 긴급 지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번 호우로 인한 인명 피해는 9일 오전 6시 현재 사망 7명(서울 5명·경기 2명), 실종 6명(서울 4명·경기 2명), 부상 9명(경기) 등으로 집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