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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보장 빠진 '담대한 구상', 北 수용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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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북한

    안전보장 빠진 '담대한 구상', 北 수용 가능성 희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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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핵심요약

    윤 대통령 광복절 경축사…비핵화에 상응한 '획기적 경제‧민생 개선책' 제안
    北, 생존권‧발전권 요구, 尹 제안에는 체제안보 빠져…통일부 업무보고와도 달라
    전문가들 "北 수용 가능성 거의 없어"…22일 한미훈련 계기 한반도 긴장 고조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 잔디마당에서 열린 제77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축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한반도(북한) 비핵화의 청사진 격인 '담대한 구상'을 처음으로 공개했지만 기대에는 크게 못 미치는 것으로 평가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북한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지금 이 자리에서 제안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규모 식량 공급 프로그램, 발전과 송배전 인프라 지원, 국제 교역을 위한 항만과 공항의 현대화 프로젝트, 농업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지원 프로그램, 병원과 의료 인프라의 현대화 지원, 국제투자 및 금융 지원 프로그램을 언급했다. 
     
    담대한 구상은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 정책 브랜드인데다 '담대한'이라는 거창한 작명으로 인해 초기부터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이번 발표 내용만 놓고 보면 기대 이하라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지적하는 문제는 이번 제안에 북한의 체제안전 보장 방안을 포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북한은 생존권과 발전권을 핵 무장 이유로 선전해왔고 그 중에서도 정치‧군사적 안전보장을 뜻하는 생존권을 더 우선시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 중단 등을 비롯한 대북적대시 정책 철회를 줄기차게 요구해온 배경이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가운데 지난달 19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3초소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에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견학이 재개된 가운데 지난달 19일 경기도 파주시 판문점 3초소에서 바라본 북한 기정동 마을에 북한 주민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대통령이 밝힌 담대한 구상은 통일부의 지난달 업무보고 내용과도 크게 다르다.
     
    통일부는 당시 '담대한 계획'이란 이름으로 "북한의 실질적 비핵화 조치에 상응, 단계별로 제공할 수 있는 대북 경제협력 및 안전보장 방안을 마련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보고했다. 경제협력과 안전보장의 두 축을 명확히 설정한 것이다. 
     
    결국 담대한 구상은 이미 실패한 정책으로 결론 난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를 조금 변형한 수준으로 볼 수 있다. 북한 비핵화 단계별로 보상을 제공한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이런 점을 감안할 때 북한이 담대한 구상에 호응해올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북한으로선 자신의 핵 능력이 과거보다 훨씬 고도화됐음에도 핵심 요구 사항인 생존권에 대한 언급 자체가 없는 것에 극도의 거부감을 표출할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한미연합훈련이 오는 22일부터 '총력전 개념'으로 실시될 예정인 가운데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의 육성으로 "아주 강력한 보복성 대응"을 경고해놓은 상황이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는 "북한은 이미 여러 매체를 통해 비핵화와 경제적 유인책에 대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북한은 핵 포기 의사가 전혀 없고, 핵이 오히려 경제적 번영을 가져올 수 있다고 주장하는 상황에서 경제적 보상은 북한 체제에 대한 부정으로 인식하기 때문"이라며 담대한 구상을 수용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단언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이날 대북 제안은 비핵화 해법과 관련해 거의 관용어구처럼 사용돼온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도 주목된다.
     
    비록 러시아와 중국은 소원한 관계로 돌아섰고 일본과도 그리 편한 상태는 아니지만 한반도 비핵화의 '담대한' 해법은 주변국의 협조와 지지 없이는 매우 어렵다. 
     
    안전보장 방안이 제외된 것과는 별개로, 담대한 구상에 담긴 경제협력 방안 자체도 보다 면밀한 평가가 필요해 보인다. 
     
    비록 사소한 문제일 수는 있지만, 대북 경제협력의 예시를 들면서 '등'(等) 표현을 뺀 것은 경제협력의 범위가 제한적일 수 있음을 시사한다. 
     
    윤 대통령은 북한 비핵화 단계에 맞춰 제공할 수 있는 북한 경제‧민생 개선책으로 식량공급 프로그램을 비롯한 6개를 단순 나열했다. 
     
    일반적 국가 부흥 프로그램의 필수 요건이자 이미 기존 정부들에서도 추진해온 철도‧도로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 또 다른 핵심 인프라인 전기 분야는 예시에 포함됐지만 '송배전 인프라 지원'으로 서술한 점으로 미뤄 에너지 독립 측면에서 북한이 수용하기 힘든 부분이다. 
     
    정대진 한라대 교수는 "남북정상회담 제안 등 대통령급의 굵직한 시책 없이 기존 대북개발협력 논의에서 다뤄진 프로젝트들을 열거하는 게 얼마나 실효를 거둘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북측의 호응을 기다려야 한다는 점에서 자충수가 될 수 있고, 우리가 제안했는데도 북이 계속 안 받는다고 할 거라면 명분쌓기용 면피성 구상이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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