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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에 가려졌던 울분?' 女 배구 토종 거포들, 연일 맹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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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외인에 가려졌던 울분?' 女 배구 토종 거포들, 연일 맹폭

    17일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23점을 몰아치며 GS칼텍스의 승리를 이끈 문지윤. 순천=KOVO17일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흥국생명과 경기에서 23점을 몰아치며 GS칼텍스의 승리를 이끈 문지윤. 순천=KOVO
    프로배구 컵대회는 정규 시즌을 앞두고 열리는 전초전 성격이 짙다. 각 팀들이 본격적인 시즌에 앞서 전술을 점검하고 상대의 전력을 파악하는 장이다.

    특히 정규 시즌에서 출전이 적었던 선수들에게는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 승리도 중요하지만 전술 다변화를 꾀하고 시험하는 까닭이다.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에서도 그동안 빛을 보지 못했던 선수들이 맹활약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외국인 선수가 출전하지 않고 국가대표 선수들이 훈련으로 빠진 만큼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선수들이 마음껏 기량을 뽐내고 있다.

    17일 전남 순천 팔마체육관에서 열린 흥국생명과 GS칼텍스의 A조 마지막 경기. '배구 여제' 김연경(34)을 보기 위해 4000명에 육박하는 만원 관중이 들어찼지만 경기를 지배한 선수들은 따로 있었다.

    GS칼텍스 문지윤(22)과 흥국생명 김다은(21)이었다. 180cm로 신장이 같은 둘은 이날 팀 공격을 책임졌다. 문지윤이 팀 최다 23점, 김다은이 양 팀 최다 28점을 퍼부었다. 한국배구연맹 관계자들이 "이 선수들이 이 정도까지 해주는 선수인지 몰랐다"고 혀를 내두를 정도다.

    문지윤은 공격 점유율에서는 25.85로 팀 동료 유서연(29.93%)보다 낮았다. 하지만 성공률은 55%가 넘어 공격 순도로만 보면 31%를 조금 넘은 유서연보다 나았다. 특히 192cm 리그 최장신인 김연경의 블로킹을 앞에 두고도 폭발적인 강타를 터뜨리며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이날 문지윤은 데뷔 후 최다 득점을 기록하며 3 대 2 승리를 이끌었다. 문지윤은 강타 비결에 대해 "(차상현) 감독님이 웨이트 훈련을 굉장히 중요하게 여기셔서 많이 했다"면서 "그래서 힘이 많이 붙은 거 아닐까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이어 "초등학교 때 육상 단거리와 높이 뛰기를 했는데 배구에 도움이 되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흥국생명 김다은이 17일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GS칼텍스와 경기에서 강타를 터뜨리고 있다. 순천=KOVO흥국생명 김다은이 17일 '2022 순천·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GS칼텍스와 경기에서 강타를 터뜨리고 있다. 순천=KOVO
    김다은도 김연경보다 15% 많은 36.2%의 공격 점유율로 팀 예봉을 이끌었다. 공격 성공률도 44%로 나쁘지 않았다. 김연경은 리시브 부담이 있는 레프트라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김다은이 팀 에이스로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경기 후 흥국생명 권순찬 감독은 "부임 이후 김다은이 엄청난 발전을 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정규 시즌에서 외국인 선수가 오면 김다은이 레프트로 가야 하는데 리시브 부담이 있겠지만 이겨내면 좋은 선수가 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손톱 부상에도 투혼을 발휘하며 승부를 5세트 접전으로 만들었다. 경기 후 권 감독은 "김다은이 손톱이 뒤집어진 것 같은데 병원에서 체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규 시즌에서는 어쩔 수 없이 외국인 선수에 밀릴 수밖에 없는 토종 거포들. 그러나 올 시즌 컵대회에서만큼은 존재감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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