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컴퍼니 제공 "하하 호호 히히"
전 세계 최초 라이선스 초연하는 '미세스 다웃파이어'는 온 가족이 함께 볼 수 있는 코미디 뮤지컬이다. 공연 내내 객석에서는 다양한 연령층의 다채로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빵빵 터지기만 한 건 아니다. 진한 가족애에 뭉클해지는 순간이 적잖았다. 공연 개막 전 간담회에서 "맘껏 울고 웃기겠다"는 출연진의 호언은 허언이 아니었던 셈이다.
'미세스 다웃파이어'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인물은 배우 로빈 윌리엄스다. 동명 코미디 영화(1993)에서 다웃파이어 부인 역을 워낙 맛깔 나게 소화한 덕분에 '미세스 다웃파이어=로빈 윌리엄스'로 각인되어 있다. 한국 프로덕션에 로빈 윌리엄스의 존재는 빛이자 그림자였다. 뮤지컬에서 로빈 윌리엄스를 싹 잊게 만들 정도의 매력을 발산할 배우로는 누가 있을까.
선택은 옳았다. 여장 연기에 일가견에 있어 개막 전부터 캐스팅 0순위로 꼽혔던 정성화는 초연임에도 자신만의 다웃파이어 부인 캐릭터를 단단하게 만들어냈다.
샘컴퍼니 제공 정성화는 극에서 다니엘과 다웃파이어 부인 역을 바삐 오간다. 다니엘은 아이들에게는 100점짜리 아빠지만 아내에게는 무신경한 남편이다. 이혼 후 아이들을 만나기 위해 가사 도우미 다웃파이어 부인으로 변장하고 벌이는 아슬아슬한 이중생활과 해프닝이 극의 웃음 포인트다.
실제 아이를 키우는 아빠답게, 정성화는 아이들에 대한 사랑만큼은 진심인 철부지 가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연기한다. 동시에 몸도 마음도 넉넉한 다웃파이어 부인로 변신하고 나면 어느새 '세상에서 가장 사려 깊고 유머 넘치는 할머니'가 된다.
이러한 놀라운 변신은 특수분장과 퀵 체인지가 있어 가능했다. 정성화는 다니엘과 다웃파이어 부인 역을 넘나드는 과정에서 30회 정도 의상을 갈아 입는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바꾸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8초. 관객이 보는 앞에서 마스크와 의상을 '퀵 체인지'하는 점도 흥미롭다. 긴박하게 움직이는 다웃파이어 부인의 모습을 행여 정체를 들키지 않을까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지켜 보게 되는 것도 이 작품의 묘미다.
제작사 샘컴퍼니에 따르면, 특수분장은 영화 '기생충' '부산행' 특수분장 작업에 참여했던 테크니컬 아트 스튜디오 셀과 협업했다. 마스크 제작에만 두 달 넘게 걸리는 등 정성을 쏟았다.
통통 튀는 음악이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보사노바, 재즈, 발라드, 록 등 다양한 장르의 넘버가 등장한다. 다웃파이어 부인 역 배우가 루프 스테이션(루프 머신)을 이용해 선보이는 비트박스와 랩은 또다른 볼거리다. 황석희가 작사한 넘버들의 노랫말도 재기 넘친다.
정성화와 함께 임창정, 양준모가 다웃파이어 부인 역을 연기한다. 다니엘의 전 아내인 슈퍼맘 미란다 역은 신영숙과 박혜나, 미란다의 썸남이자 사업 파트너 스튜어트 역은 김다현과 김산호가 맡았다.
이혼 가정, 동성 연인의 아이 입양 등 무거울 수 있는 소재를 유쾌하게 풀어낸 '미세스 다웃파이어'가 전달하는 메시지는 간단명료하다. 사랑이 있는 한, 가족은 영원하다. 공연은 11월 6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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