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이 쌀 초과 생산량 일부를 정부가 의무 매입하도록 하는 양곡관리법 강행처리를 추진했지만 국민의힘에 의해 바로 처리되지 못하고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26일 오후 전체회의에서 양곡관리법 개정안을 상정한 이후 국민의힘 제안으로 해당 법안을 안건조정위원회로 회부했다.
농해수위 소속 국민의힘 간사 이양수 의원은 "여야 합의가 되지 않았고 이견이 많은데 위원장이 일방적으로 직권상정을 했다"며 "저희의 반대의견을 담아 안건조정위원회를 구성해 안건을 심의해줄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소속 소병훈 농해수위 위원장은 "국회법 제7조의 2에 따른 안건조정위원회 회부 요청으로 이 안건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하겠다"며 정회를 선포하고 30분 동안 위원 명단을 제출해달라고 요청했다.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양수 국민의힘 간사가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안건조정위원회는 여야가 대립 중인 법안을 다수당이 일방적으로 통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제도다. 위원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 요구로 소집되고 위원장 1명을 포함해 총 6명의 위원으로 구성된다. 최장 90일 동안 심사할 수 있으며 재적위원 3분의 2 이상(4명)이 찬성하면 조정안을 의결한다. 조정안이 가결되면 30일 이내 최종 표결에 부쳐야 한다.
이에 농해수위는 회의를 속개해 명단을 정했다. 민주당에서는 신정훈, 윤준병, 이원택 의원이, 국민의힘에서는 홍문표, 정희용 의원이 들어갔다. 무소속으로는 윤미향 의원이 이름을 올렸다.
국민의힘은 윤 의원이 당초 민주당 소속이었다는 점을 들어 안건조정위원회를 통한 지연이 무력화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을 열고 "윤 의원은 알다시피 민주당에 있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4대 2인 상황"이라며 "그렇게라도 (안건조정위원회 회부를) 안 하면 민주당이 상임위에서 날치기로 단독처리할 것이 예상돼 숙고할 시간이라도 벌자는 차원에서 회부했다"고 설명했다.
양곡관리법 개정안은 쌀 초과 생산량이 3% 이상이거나 쌀 가격이 5% 넘게 떨어지면 생산량 일부를 정부가 매입하도록 하는 법안이다. 기존에는 임의조항이었지만 개정안은 이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민의힘은 정부여당이 전날 쌀 45쌀만톤을 추가 격리하기로 해 당장 강제적인 입법이 필요하지 없다는 입장이지만, 민주당은 생산 단계에서부터의 실질적인 쌀값 안정화를 위해 법안 통과가 필수적이라고 맞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