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은 그를 올곧게 만들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부모님의 만두가게 일을 도왔다. 부지런할 수밖에 없었고, 책임감은 자연스럽게 몸에 뱄다. 조금이라고 일찍 돈벌이를 위해 간 공업고등학교였다. 선생님은 올곧은 그를 학생회장으로 추천했고, 누군가의 권익을 대변한다는 것의 의미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시간이었다.
"저처럼 소외받아온 사람들의 꿈을 지켜주고자 하는 마음이 지금의 저를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도의회 김정영 의원(국민의힘·의정부1)의 정치 인생은 그렇게 시작됐다. 누군가의 꿈을 지키겠다는 것. 그것을 위해 그는 자신의 꿈 역시 포기하지 않았다. 다소 늦긴 했지만 서른이 넘어서 대학도 나오고, 대학원도 다녔다. 젊은 사업가로서 의정부청년회의소 회장을 맡기도 했고, 지역의 여러 봉사단체에 몸담기도 했다. 언제 올지 모를 정치인의 꿈을 위해 차곡차곡 준비를 했다.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정치인, 깨끗하고 바른 정치인으로 기억되고 싶은 게 제 바람입니다." 지난 2014년 나이 마흔에 그는 경기도의회 의원으로 정치에 첫 발을 내디뎠다. 초선으로서의 4년은 그가 '일머리'를 배워가는 과정이었다.
"주민들의 민원이 있으면 어느 부서 누구와 협의해야 하는 지 파악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항상 그 맥을 찾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 바람에 휩쓸려 고배를 마셨을 때도 그는 지난 4년 내내 의정부 전체를 다섯 번이나 직접 걷고 또 걸었다. 이 역시 다시 선택받을 때를 대비한 그만의 준비였다.
이번 11대 경기도의회에 다시 재선에 성공한 그는 관록을 바탕으로 국민의힘 '수석부대표'와 '의회운영위원장'이라는 중책을 동시에 맡았다.
"11대는 여야가 78대 78 동수입니다. 어느 때보다 두 당이 서로 협상과 협치를 잘 하라는 의미라고 생각합니다. 전반기 국민의힘 지도부의 일원으로 또 의회운영위원장으로 협치에 최선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경기도의회 김정영 국민의힘 의원. 박철웅 PD 다음은 최근 진행한 CBS노컷뉴스와 김정영 의원의 일문일답이다.
- 정치에 입문하게 된 계기는?= 넉넉지 않은 가정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때부터 집안일을 도왔다. 부모님이 만두가게를 하셨는데 새벽 5시에 일어나 밤 11~12시까지 일을 도우며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러면서 반장도 하고 고등학교 땐 선생님의 추천으로 학생회장까지 하며 학생들을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사회생활을 시작하며 2013년 의정부청년회의소 회장을 맡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러 봉사단체와 지역사회단체 활동을 했다. 대부분 그렇겠지만 기성 정치인을 바라보는 시각이 좋지 않았다. 공정하고 상식이 통하는 사회, 바른 정치를 꼭 해보고 싶었다. 그렇게 뜻을 세워 용기를 냈고 지역에서 정치활동을 시작하게 됐다.
나를 위해 말하는 것이 아닌 나와 같이 소외받던 사람들의 꿈을 대신 보살피기 위해 가졌던 그 마음이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 앞서 지난 2018년 지방선거에 낙선했다. 4년 동안 어떻게 지냈나?= 탄핵사태를 겪으며 전체적인 정치 환경을 극복하지 못해 10대 때 낙선의 아픔을 경험했다. 당시 지역구 의원 중 1명을 제외하고 모두 낙선했다. 경기도당까지 어려움이 많았다.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 도당 부위원장을 맡았다.
지역에서는 이번에 당선된 김동근 의정부시장과 함께 의정부 전역을 돌았다. 다섯 바퀴를 돌았고, 지역 현안을 직접 파악하고 주민들과 소통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선거를 준비하면서 주민들께 '함께 해달라는 약속', '함께 걸어가달라는 그 약속',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지금 이 자리에 있다고 생각한다.
(고교 선배인) 김 시장은 행정가로서 풍부한 경험과 경기도를 잘 알고 있고 기획력이 좋아 같이 활동하며 많은 것을 배웠다. 이제는 도의원으로서 의정부시의 부족한 예산, 사업 추진에 필요한 조례 등 경기도와 의정부시의 가교역할을 충실하게 하겠다.
- 이번 11대 경기도의회에 재입성 했다. 다짐이 있다면? = 늘 바르고 정직하게 정치를 하겠다. 재선의원이기 때문에 11대 경기도의회는 더 열심히 하겠다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왔다. 지역 주민들이 뽑아주신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면 열정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한다.
어린이, 청소년, 청년, 중장년, 여성, 노인 등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모든 이들과 함께 꿈을 꾸겠다는 그 약속을 실천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도 한 발자국 더 뛰는 경기도의원이 되겠다.
- 지난 9대 의회 당시 가장 기억에 남는 의정활동은?= 9대 때는 지역구 의원으로 의정부시 발전에 중점을 뒀다. 의정부는 과거 경기북부를 대표하는 도시이자 수부도시였고 교육, 행정, 교통의 중심지였는데 옛말이 돼버렸다. 다른 지자체들이 발전할 때 의정부는 제자리걸음을 했다. 또 경기남부와 북부의 격차는 상당히 컸기 때문에 의정부 발전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전반기 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 있으면서 경기문화재단 북부사업단, 경기연구원 북부연구센터, 북부문화창조허브 등이 설치됐고, 5분 발언을 통해 경기북부경찰청 신설을 촉구했다. 또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와 의정부소방서도 새로 신축하며 여러 기관들을 의정부에 유치했다. 후반기 건설교통위원으로 그동안 열악한 예산으로 장기간 개통하지 못했던 국도 39호선 송추길 예산확보를 위해 노력했는데 약 82억5천만 원을 확보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 임기 내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미군반환공여지는 의정부의 마지막 남은 기회의 땅이다. 그만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가 굉장히 중요한데 전임 시장이 물류단지를 계획해 주민들의 반발이 상당했다. 우선 물류단지는 전면 백지화해야 한다. 지역의 성정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디자인 클러스터'나 '청년창업캠퍼스' 등 의정부의 성장을 가속화시킬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한 가지는 교통이다. 김문수 전 경기지사 때부터 이야기 나왔던 GTX-C 노선이 조기 착공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국도 39호선 송추길은 예산이 확보됐지만 아직 착공을 못한 상황이다. 김동근 의정부시장과 협조해 조속히 추진돼 교통인프라를 구축하겠다.
이외에도 지역 시장상권 활성화와 구도심지 재개발 추진 등 각종 지역 현안에도 꾸준히 관심을 기울이겠다. 건설분야 엔지니어 출신으로 구도심을 살리고, 의정부가 경기북부 중심도시의 위상을 되찾는데 역할을 하고 싶다.
- 11대 전반기 국민의힘 수석부대표를 맡았다. 어떤 의미가 있나? = 지난 9대 경기도의회는 여소야대의 상황이었다. 당시 남경필 전 경기도지사는 도정을 잘 펼치기 위해 연정을 택했고 여야 모두 연정을 잘 추진해 나름 잘했다고 평가한다. 11대는 여야가 78대 78 동수다. 그 어느 때보다 두 당이 서로 협상과 협치를 잘 하라는 의미다.
도지사의 일방통행이 아닌 도의회와 긴밀하고 진정성 있는 협력을 통해 4년간 경기도정을 잘 이끌어가라는 명령이다. 이를 위해 전반기 국민의힘 지도부의 일원으로 또 의회운영위원장으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가겠다.
- 지역주민들에게 어떤 의원이고 어떻게 불리길 원하나?
= 9대 때 마흔에 도의원이 되다 보니 지역주민들에게는 아직까지 젊은 정치인의 이미지가 있다. 가장 중요한 건 소통이다. 주민들이 만나자고 하면 언제든 현장에 나가 민원 처리를 할 준비가 되어 있다. 일머리를 알아야 한다. 시나 도의 어느 공무원을 만나고 어느 부서와 어떤 과정을 통해 진행되는지 먼저 맥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한데 그 맥을 찾아 민원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항상 준비돼 있어야 한다. 지역주민들과 1400만 경기도민을 위해 지금도 항상 공부하고 노력하는 과정이다. 늘 공부하고 노력하는 정치인, 깨끗하고 바른 정치인으로 인정받고 싶다.
- '김정영은 OOO다'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김정영은 '한결같은 사람'이고 싶다. 권력에 취해 군림하는 정치꾼이 아니라 진정성을 가지고 늘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주민과 소통하는 '친구'같은 정치인이 되고 싶다. 사계절 변하지 않는 푸른 소나무처럼 늘 한결같은 정치인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