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윤창원 기자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30일 윤석열 대통령을 겨냥해 "지금 들어도 바이든이 맞지 않나. 욕하지 않았나"라며 직격했다. 이 대표는 최근 정치 공세로 비칠 수 있는 발언을 최대한 자제하며 민생 관련 메시지에만 집중해 왔지만, 윤 대통령 순방 중 비속어 발언 논란 등으로 여권의 지지 토대가 흔들리는 상황이 되자 본격적으로 대여 공세에 참전한 모양새다.
이 대표는 이날 전남도청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국민도 귀가 있고 국민도 판단할 지성을 갖고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거짓말하고 겁박한다고 해서 생각이 바뀌거나 들었던 사실이 없어지지 않는다"며 "(윤 대통령이) 적절하지 않은 말 했지 않나. 잘못했다고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어떻게 언론사를 겁박하고 책임을 묻겠다, 진상규명하겠다는 말을 그렇게 쉽게 내뱉나"라며 "진상을 규명하는 첫번째 길은 '내가 뭐라고 말했으니 이와 다르다'라고 하는 것 아닌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본인이 한 말을 기억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이 한 말이 맞을 것"이라며 "나는 기억못하는데 (발언이) 틀릴 수도 있다는 게 상식에 부합하나. 국민을 존중하라"고 촉구했다.
이 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패배 이후부터 정치 현안에 관한 발언은 최대한 자제해왔다. 심지어 당 대표에 출마하면서도 민생 관련 메시지만 부각하려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이 대표 자신이 사법리스크를 안고 있는 만큼, 역공을 당할 우려가 있어서다. 지난 26일 회의 때는 "주장이 상반되는데 일부는 (바이든이 아니라) 말리면, 날리면이라고 하지 않나. 그냥 들어보면 그렇게 들릴 수도 있겠더라"고 유보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그러던 이 대표가 이날 윤 대통령을 겨냥해 공세 수위를 높인 까닭은 전날 민주당이 박 장관 해임건의안을 통과시키며 정부여당을 본격적으로 압박하고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에 맞서 국민의힘도 국회의장 사퇴를 촉구하며 '맞불'을 놓자 민주당 공세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 대표의 본격 참전 배경이 된 것은 비속어 발언 논란 후 윤 대통령은 물론 대통령실을 비호하는 국민의힘까지 지지율이 떨어지는 등 여권 전반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점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상승했다. 민주당의 한 의원은 "비속어 논란은 단순한 정치 현안이 아니라 많은 국민들이 심각하다고 문제의식을 갖고 있기 때문에 대표로서 해야 할 말을 하신 것"이라며 "오히려 국민들이 갖는 허탈감 등을 비교하면 절제한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한국갤럽이 지난 27~29일 전국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대통령 직무 수행 평가를 조사한 결과, 윤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는 긍정 평가는 24%를 기록했다. 한 주 전 28%에서 4%p 하락한 수치다. 이는 '내부 총질하던 당 대표'라는 윤 대통령 문자 메시지가 공개된 이후 지지율과 같은 수준이다. 반면 34%로 국민의힘과 동률이던 민주당 지지도는 이번주 2%p 올라 36%를 기록했다. 국민의힘은 3%p 떨어진 31%다(신뢰수준 95%, 표본오차 ±3.1%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