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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北 저수지 탄도미사일, 한미 '킬 체인' 의식"…실효성은 글쎄?

국방/외교

    군 "北 저수지 탄도미사일, 한미 '킬 체인' 의식"…실효성은 글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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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 당국은 북한이 지난 10일 관영매체를 통해 공개한, 9월 25일 저수지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에 대해 "한미의 '킬 체인(Kill Chain)'과 감시 능력을 상당히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미사일은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의 형태를 띠지만 유례를 찾기 드문 기상천외한 방식을 택해 주목을 끌었다. 다만 군 당국이나 전문가들은 저수지에서 발사하는 방식에 대해 별다른 실효성이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

    합동참모본부 김준락 공보실장(육군대령)은 11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이같이 답하면서도 "SLBM은 잠수함에서 발사가 이루어질 때 무기체계로서의 실효성이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앞서 북한은 지난 10일 관영매체를 통해 "9월 25일 새벽 우리 나라 서북부 저수지수중발사장에서 전술핵탄두탑재를 모의한 탄도미싸일발사훈련이 진행되였다"고 발표했다. 당시 합참은 오전 6시 53분쯤 평안북도 태천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발사된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했다고 설명했었다.

    당시 군 당국은 이동식 발사차량(TEL)을 동원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었는데, 그게 아니라 저수지에서 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북한이 직접 밝힌 것이다. 킬 체인이란 북한이 우리에게 미사일을 쏘려는 징후가 포착될 경우 이를 적극적으로 포착해 추적, 빠르게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해 방어한다는 개념이다.

    김 실장은 "지난 9월 25일에 있었던 태천 일대의 상황과 관련해서는 징후를 감시하고 있었다"며 "어제 공개보도와 관련된 사항과 함께, 최근 북한의 연이은 탄도미사일 발사 상황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평가하고 면밀한 대비태세를 유지해 나가기 위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저수지에서 발사하는 방식이 보기 드문 것은 맞아도, 실전에서 쓸모가 있는지는 다른 문제다. SLBM의 가치는 넓은 바닷속에서 몰래 숨어 다니는 잠수함에 탑재된다는 데서 나오는데, 당연하지만 저수지에는 잠수함이 들어갈 수 없으며 미사일을 옮기는 과정에서 감시망에 포착되기 쉽기 때문이다.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이춘근 선임연구위원은 "중국의 첫 SLBM인 '쥐랑(JL)-1'의 지상발사 시험 도중 이를 지대지 미사일로도 사용하자는 건의가 올라왔고, 덩샤오핑이 이를 좋은 생각이라고 여겨 개발한 것이 첫 고체연료 지대지 미사일인 둥펑(DF)-21이다"면서 "하지만 북한의 경우, 기존 SLBM 발사 플랫폼인 '8.24 영웅함'이 손상을 입었고 신형 잠수함 건조 진척이 더딘 상황에서 나온 고육지책에 가깝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저수지는 육상 보관시설과 함께 일정 수심이 보장되는 접안시설과 크레인, 모선 등이 필요하고 발사 준비 시간이 상당히 길며 이런 과정들이 모두 관측될 수 있다"며 "겨울이 되어 호수가 얼면 애써 설치한 장비들이 모두 장시간 무용지물이 되고, 동결과 해빙이 여러 번 반복되면 설비 손상이 심해진다"고 덧붙였다.

    북한 관영매체가 2019년 7월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잠수함 시찰 모습. 연합뉴스북한 관영매체가 2019년 7월 보도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잠수함 시찰 모습. 연합뉴스
    북한은 2016년 북극성-1형 SLBM, 2021년 '북한판 이스칸데르' KN-23 파생형으로 추정되는 소형 SLBM을 실제 잠수함에서 시험발사하는 데 성공하긴 했는데 이를 발사하는 고래급 잠수함 플랫폼이 불안정해 실전배치를 하지 못했다. 구형 로미오급 잠수함을 개조한 것으로 추정되는 SLBM 탑재 잠수함을 개발하는 모습을 2019년 7월에 공개하긴 했는데 아직까지도 진수하지 않았다.

    다만 중국의 경우와 비슷하게, 북극성-1형 기술을 토대로 지대지 고체연료 준중거리 탄도미사일(MRBM)인 북극성-2형을 지난 2017년 시험발사하는 데 성공하긴 했다.

    한편 김 실장은 북한이 10일 관영매체를 통해 밝힌 내용 가운데 '10월 8일 150여대의 각종 전투기들을 출격시킨 대규모 항공공격 종합훈련'을 언론에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훈련 동향에 대해서는 파악하고 있었고, 우발상황에 대비해서 필요한 대응조치가 이루어졌다"며 "10월 6일과는 달리 원산 일대에서 이루어진 상황이고,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접근하는 동향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10월 6일 오후 2시쯤 북한군 폭격기와 전투기 12대가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시위성 비행을 한 데 대해서는, 이 사실을 몇 시간 뒤 언론에 공개했었다. 이 때문에 훨씬 규모가 큰 편대비행과 훈련을 포착했음에도 불구하고 공개하지 않은 데 대해 비판이 일었다.

    특별감시선이란 우리 군이 군사분계선(MDL) 북쪽에 가상으로 선을 그어, 북한 공군이 이 선까지 온 것으로 파악될 경우 추적감시해야 한다고 설정해 둔 곳을 뜻한다. 즉각 대응해야 하는 '전술조치선' 보다는 북쪽에 있다.

    김 실장은 "6일에는 우리가 우발상황에 대비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 특별감시선 이남으로 비행이 있었고, 특별한 공군기 활동이 있어서 언론에 설명드렸다"면서 "8일 상황은 파악하고 있었지만 필요한 대응 조치가 이루어지고 있었고, 감시선 이북에서 이루어진 활동이었기 때문에 별도로 설명드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향후에 필요하다면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판단을 다시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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