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친화 일터 확산을 위한 간담회 모습.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공◇박혜진>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전하고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현안들을 분석하는 이인의 특별한 제주이야기, 오늘(13일) 96번째 시간에는 출산과 육아 등으로 일자리를 잃은 경력단절여성들의 이야기를 해본다구요?
◆이인> 제주에서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들이 증가추세에 있습니다. 그래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경력단절 이유와 기간, 희망하는 임금과 근무시간 등을 조사해 정책제안을 했는데요. 오늘(13일) 그 내용으로 이야기를 나눠볼까 합니다.
◇박혜진> 우선 경력단절여성들이 제주에서 증가하고 있다는 내용부터 전해주시죠?
◆이인> 통계청 지역별 고용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 경력단절여성 비율은 12.7%였습니다. 물론 전국 평균 17.4%보다는 4.7%P 낮습니다. 그러나 제주에서 경력단절여성의 비율은 2017년 8.5%에 불과했지만 2019년에는 11.7%로 오르더니 지난해 12.7%를 보이는 등 증가추세에 있는 건 분명한 상황입니다.
◇박혜진> 그래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관련 조사를 진행했다구요?
◆이인> 네 제주 경력단절여성 505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과 6월 설문조사를 해서 오늘(13일) 발표했는데요. 조사 대상은 만 25세에서 54세까지 일자리를 그만 둔 제주지역 여성들입니다.
◇박혜진> 일자리를 그만 둔 이유는 뭐가 가장 많았나요?
◆이인> 계약기간 만료가 15.4%로 가장 많았습니다. 또 새로운 분야로 진출하기 위해서가 13.5%였구요. 특히 자녀 양육과 교육을 위해서가 12.1%로 세 번째 였고, 낮은 임금이 11.5%로 뒤를 이었습니다. 임신과 출산으로 인해서가 8.7%로 조사돼 육아와 출산 문제가 여전히 여성들의 취업전선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박혜진> 경력단절이 된 기간도 조사했다구요?
◆이인> 505명의 평균 경력단절기간은 3년 2개월이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1년 이상 5년 미만이 40.2%로 가장 높았고, 1년 미만이 38.2%, 5년 이상이 21.6%였습니다.
◇박혜진> 재취업을 할 경우 희망하는 임금 수준도 물었죠?
◆이인> 희망하는 평균 임금은 월 256만원이었습니다. 200만원에서 300만원을 희망하는 경우가 50.3%로 가장 많았고 300만원부터 400만원이 24.2%로 뒤를 이었습니다. 또 200만원 미만은 16.2%였고, 400만원 이상이 9.4%였습니다.
일과 생활의 균형 등 가족친화 문화 확산을 위한 워크숍.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공 ◇박혜진> 원하는 근무시간 형태도 알아봤죠?
◆이인> 전일제와 시간제 관계없이 일하고 싶다는 답변이 36%로 가장 높았구요. 전일제를 원하는 여성이 35.6%, 시간제로 일하고 싶은 여성이 28.3%였습니다.
◇박혜진> 다시 일하고 싶은 이유는 뭐였나요?
◆이인> 생활비나 자녀 교육비 지원 등 가계경제에 보탬이 되고 싶어서가 64.5%로 나타나 경제적인 이유로 다시 일을 하려는 경우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자아실현과 자기계발을 위해서는 28.9%였습니다.
◇박혜진> 경력단절여성들은 일을 다시 시작하려고 할 때 어떤 걸 고려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까?
◆이인> 일과 생활의 균형이라고 답한 여성이 45.7%로 가장 높았고, 이어 고용안정성 18.6%, 임금 13.1%, 적성 9.5%, 자아실현 5.5%, 출퇴근 거리 5% 순이었습니다.
◇박혜진> 일자리를 구할 때 어려운 점은 뭐라고 답했나요?
◆이인> 경력단절여성 중 2년 안에 구직 경험이 있었던 여성들에게 일자리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을 겪었는지 물었는데요. 일자리 정보와 취업알선 부족이 16%, 일자리 경험과 경력 부족이 역시 16%로 동률을 이뤘습니다. 다음으로는 자녀 돌봄과 교육의 어려움이 10.5%, 이전 경력을 활용할 일자리가 부족하다는 답변이 8%, 원하는 임금에 맞는 일자리 부족이 7.6%, 취업에 필요한 기술부족이 7.2% 순이었습니다.
◇박혜진> 경력단절여성이 직업교육훈련을 받은 경우는 얼마나 되죠?
◆이인> 직업교육훈련을 받은 경력단절여성은 31.5%로 나타났습니다. 직업훈련을 받지 않은 여성들에게 왜 안받았는지 물었더니 내가 원하는 프로그램이 없어서가 19.4%였고 교육에 대한 정보가 없어서 18.2%, 가사와 육아. 자녀교육 부담때문에가 16.8%였습니다.
제주 여성 가족 정책 포럼. 제주여성가족연구원 제공◇박혜진> 직업교육훈련은 다들 받고 싶어 할텐데요?
◆이인> 직업교육훈련을 하면 받겠느냐고 물었더니 62.4%가 그렇다고 답해 매우 높았습니다. 직업교육훈련을 받을 때 고려하는 요인은 일자리와의 연계성이 34.6%로 가장 높았고 강사와 교육의 전문성 22.2%, 자격증 취득 가능성 18.4% 순이었습니다.
◇박혜진> 경력단절여성들에게 필요한 일자리 정책은 무엇을 꼽았나요?
◆이인> 5점 만점으로 환산하면 양질의 여성 일자리 창출을 원하는 여성이 4.37점으로 가장 높았습니다. 양질의 시간제 일자리 확대가 4.31점으로 뒤를 이었고 유연근무제와 육아휴직 보장 등 기업의 가족친화제도 활성화가 4.29점, 보육시설 확충과 방과후 교육 개선, 아이돌보미 사업 확대 등 자녀 돌봄 지원 강화가 4.22점, 경력단절여성 일 경험 프로그램 지원이 4.13점, 장시간 일하는 문화 개선이 4.11점 순으로 조사됐습니다.
◇박혜진>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제주여성가족연구원이 정책 제언을 했네요?
◆이인> 크게 다섯 가지를 제시했습니다. 우선 여성 취업과 창업 등 관련 서비스 및 교육 지원 강화를 제안했구요. 광역형 여성 일자리 지원 플랫폼 마련, 여성 일자리 확대, 중소기업의 일.생활균형 지원, 경력단절여성 등의 경제활동 촉진 조례의 전부 개정도 제안했습니다.
◇박혜진> 정책 제안의 구체적인 내용도 소개해주시죠?
◆이인> 여성 취업지원 기관의 교육 인프라 지원과 여성 취업 지원 서비스 강화 등을 제주도 여성가족청소년과에 요구했구요. 공공기관 시간제 일자리 확대와 돌봄공동체를 통한 경력단절여성 일자리 창출, 10인 미만 중소기업의 일.생활 균형 인프라 구축 등도 제주도에 요청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