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조폭이랑 친한데 가만 두지 않을 거야"
소셜미디어에서 조폭과 친하다고 여중생 등을 협박해 자해영상을 촬영하게 한 20대 남성이 검찰에 송치됐다.
충남 아산경찰서는 강요 및 강요미수 혐의로 A(23)씨를 대전지검 천안지청에 송치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의 수법은 계획적이고 치밀했다. A씨는 지난 8월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SNS 계정을 만들어 자신을 여성이라고 속이고 피해자들에게 접근했다. 몇 차례 문자 등을 보내면서 친분을 쌓은 뒤 단체 채팅방에 초대하고 대화를 나누다 시비를 걸면서 협박했던 것.
A씨는 "내가 잘 아는 조폭이 있는데 가만두지 않겠다"고 말하며 피해자들을 협박한 뒤 조폭을 채팅방으로 초대했다. 사실 조폭도 A씨가 만든 가상의 인물이었다. 조폭은 여중생들에게 집까지 찾아간다며 협박했고 이를 두려워한 피해자들이 A씨의 말을 듣게 됐다.
A씨는 피해자들에게 자해하는 영상을 찍게 했다. 회초리 등으로 종아리를 때리게 하는 등 피해자들은 A씨의 말대로 영상을 촬영했다. 피해자들 가운데 일부는 종아리가 터지는 등 심한 상처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영상을 촬영한 피해자는 모두 여학생들로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여중생까지 다양했다. 영상을 촬영해 A씨에게 전달한 피해자들은 40여 명에 이른다.
피해자들의 신고를 접수받은 경찰은 수사 끝에 지난 2일 A씨를 붙잡았다.
A씨는 경찰조사에서 "내 말을 믿고 피해자들이 시키는 대로 해 자해영상을 찍도록 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A씨가 경제적 이익을 얻기 위해 영상을 촬영하도록 시킨 게 아니라 피해자들이 자신의 말대로 움직이자 만족감을 얻은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까지 A씨가 소지한 영상을 유포시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한 A씨는 지난 4일 구속돼 13일 검찰에 송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