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이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 사업 로비·특혜 의혹 관련 속행 공판을 마친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대선자금 의혹의 한복판에 섰다.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으로 지난해 구속기소됐다가 1년 만에 세상 밖으로 나오면서다. 특히 이 대표와 그의 최측근을 향한 '작심발언'이 이어지면서 향후 추가 폭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 전본부장은 2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사건 공판 휴정 시간에 질문을 쏟아내는 취재진에 입을 열었다. 그는 "진짜 이제 무서운 게 없다"면서 "감옥 안에서 세상에 무서운 건 아무것도 없다는 걸 깨달았다. 사람이 제일 무섭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나와 보니까 깨달은 게 많다. 진짜 형들인 줄 생각했다"며 "'의리'하면 또 장비(자신을 지칭) 아니겠나. 그렇게 생각했는데 '내가 그럴 아무런 이유가 없었구나'라고 깨달았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이제 마음이 평화롭고 홀가분하다. 편하게 다 이야기할 수 있고 조사도 그렇게 임할 것"이라며 "예전 조사 때는 그런 (보호) 책임감을 가졌다면 이젠 사실만 갖고 얘기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 전 본부장이 거론한 '진짜 형들'이 누구인지는 말하지 않았지만, 10여년간 함께 일한 이 대표와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 정진상 민주당 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등을 가리키는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해 검찰 수사 과정에선 의형제처럼 지냈던 이 대표 등을 보호하기 위해 입을 닫았지만 더는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취지다.
연합뉴스그는 최근 검찰 수사에서 김 부원장의 요구로 지난해 민주당 대선 경선 준비과정에서 남욱 변호사에게 8억 4700만원을 받았다고 진술했다. 검찰은 이같은 진술을 토대로 물증을 확보하며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씨는 이날 오후 6시쯤 재판을 마치고 나오면서도 '검찰 조사에서 태도가 바뀐 이유'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배신감일 수도 있는데 제가 좀 착각했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여기는 참 비정하달까, 그런 세상이구나 그런 걸 알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형제들이라고 불렀던 그런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나 내용들이 저는 순수했던 면이 있었다고 생각했고, 함께 했다 생각했지만, 이번 사건이 터지고 난 다음에 좀 어려울 때 진면목을 본다고 하지 않느냐"며 "그런 부분에서 제가 생각했던 것들과 상당히 다르구나, 이런 걸 느끼게 됐다"고 했다. 그는 검찰 수사 내용을 묻는 취재진 질의엔 "검찰에서 말하겠다"고 했다.
한편, 김 부원장의 불법 대선 자금 수사와 관련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날 오후 2시쯤부터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 8층에 있는 민주연구원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19일 첫 압수수색 시도 당시 민주당의 반발로 무산된 지 닷새 만의 재시도였다. 압수수색은 3시간이 채 안 된 4시 40분쯤에 끝났다.
검찰은 김 부원장을 연이틀 소환해 8억원대의 불법 정치 자금 수수혐의도 집중 추궁했다. 특히 이 돈을 이 대표의 경선 자금으로 규정한 만큼 이를 입증하기 위한 사용처 수사도 병행하고 있다. 김 부원장 측은 여전히 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