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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마는 물러갔지만…대구 매천시장 상인들 "황망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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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화마는 물러갔지만…대구 매천시장 상인들 "황망할 뿐"

    화재 원인 찾기 위한 감식 진행 중
    상인들 "조속한 장사 재개 원한다" 입 모아

    화마가 덮친 대구 북구 매천시장. 류연정 기자화마가 덮친 대구 북구 매천시장. 류연정 기자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매일 하루 천 만원 이상의 손해를 보는 셈"

    26일 오전 매캐한 냄새가 가득한 대구 북구 매천동 농수산물 도매시장.

    50대 남성 A씨는 무너진 철골 사이에 나뒹구는 검게 그을린 과일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27년간 이 곳에서 장사를 해왔다는 A씨는 "저를 비롯해 같은 라인에 점포가 있는 동료들은 재고까지 모두 날렸다. 남은 게 없다"고 말했다.

    A씨는 "당장 사업을 쉬어야 하는 게 제일 문제"라며 한숨을 쉬었다.

    화마가 덮친 대구 북구 매천시장. 류연정 기자 화마가 덮친 대구 북구 매천시장. 류연정 기자
    담배를 문 50대 상인 B씨는 "경기도 좋지 않은 상황에 이런 일이 생기니 황망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여기서 30년 장사를 해왔다는 B씨는 "어제 퇴근해서 씻고 있는데 지인이 가게가 다 불타고 있다고 전화를 줬다. 곧바로 현장에 왔는데 이미 불길이 상당히 번져 있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B씨는 "일부 상인들은 울고 불고 난리였다. 나 역시 냉동창고, 재고에 며칠간 벌어들인 현금까지 이미 날린 것만 1억원 상당"이라며 가슴을 쳤다.

    B씨는 "직원들 월급 주기도 버거울까 걱정된다. 대구시에서 빠른 원인 조사를 진행하고 철거, 건물 재건축 등 신속히 조치해주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강조했다.

    일부 상인은 타지 않고 남은 과일과 박스 몇 개라도 건지려 처참한 현장으로 걸음을 옮겼다.

    다행히 화를 면한 A동 내 반대편 점포들은 과일 박스에 묻은 그을림을 털어내며 피해를 입은 동료 상인들을 걱정했다.

    수 년간 이 곳에서 장사를 하다가 5년 전 그만뒀다는 70대 C씨는 "남일 같지 않다. 상인들이 얼마나 속상할 지 상상이 안간다"고 말했다.

    합동 감식이 진행 중인 대구 북구 매천시장. 류연정 기자합동 감식이 진행 중인 대구 북구 매천시장. 류연정 기자
    지난 25일 오후 8시 27분 발생한 이번 화재로 피해를 입은 점포는 69개에 달한다. 불은 약 3시간 30분 만인 같은 날 오후 11시 59분쯤 진화됐다.

    대구경찰청과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소방당국 등은 이날 오전 10시부터 화재 원인을 찾기 위한 감식에 들어갔다.

    강북경찰서도 폐쇄회로(CC)TV 확보 등 최초 발화 지점을 찾기 위한 수사에 착수했다.

    대구시는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상인들과 회의를 진행 중이다.

    한편 대구시에 따르면 해당 건물은 행정공제회가 운영하는 약 161억원 상당 보험에 가입돼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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