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복 SPC 사장이 지난달 21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동 SPC 본사에서 평택 SPC 계열사 SPL의 제빵공장 사망 사고 관련 재발방치 대책을 발표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파리바게뜨 제빵기사들에게 민주노총 탈퇴를 종용하고,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차별 대우한 혐의로 SPC PB파트너즈 황재복 대표이사 등 임직원 수십여 명이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됐다.
3일 고용노동부 등에 따르면 노동부 성남지청은 지난달 28일 황 대표이사와 전·현직 임원 4명, 사업부장 6명, 중간 관리자 17명을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PB파트너즈는 SPC 그룹 계열사로 파리바게뜨 제빵 기사의 채용 및 인력 관리 등을 맡고 있는 업체다.
황 대표 등은 제빵 기사들에게 민주노총 노조에서 탈퇴하라고 압박하는가 하면, 승진 과정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을 따로 차별하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대표이사부터 중간 관리자(제조장)까지 광범위하게 부당노동행위 혐의를 받고 있는데다, 제빵기사를 관리하는 제조장 21명 중 17명의 혐의가 인정될 정도로 회사 차원에서 '민주노총 탈퇴' 압박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31일 오전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등 단체 회원들이 서울 서초구 SPC 본사 앞에서 산재사망 해결 촉구 서명운동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연합뉴스앞서 파리바게뜨는 2018년 제빵기사 불법 파견 논란이 불거진 끝에 제빵기사들의 노동조건을 본사 정규직에 준하도록 개선하기로 사회적 합의를 맺었지만, 노조는 사측이 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반발해 왔다.
이 과정에서 파리바게뜨지회는 사측이 이른바 '노조 조합원 빼가기'를 비롯한 부당노동행위를 벌이고 있다며 반발했고, 1년 4개월 동안의 천막 농성과 53일에 걸친 임종린 파리바게뜨 지회장의 단식 농성도 이어졌다.
더 나아가 파리바게뜨지회는 지난해 5월 PB파트너즈의 부당노동행위 등을 수사해달라고 성남지청에 고소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노동부는 지난 2월 사업부장 6명과 제조장 3명만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검찰의 보강수사 지시에 따라 4월 압수수색을 진행한 끝에 황 대표이사 등이 무더기로 기소 의견을 달아 송치한 것이다.
한편 이날 파리바게뜨 노사는 이러한 부당노동행위에 대해 황 대표이사의 사과와 책임자 처벌, 승진 차별 철폐, 노조활동 보장, 노사 간담회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협약서를 체결했다.
또 양측은 '사회적 합의 발전 협의체'를 구성해 합의 내용의 이행 여부를 확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