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정상회의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등 참석을 위해 4박6일 일정으로 세번째 해외순방에 나선다.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정부의 인도태평양 외교·통상 전략을 처음으로 공개한다. 이번 순방 기간 한·미·일, 한·미 정상회담 가능성도 있다. 지난달 중국 공산당 대회에서 3연임을 확정한 시진핑 국가주석과의 첫 대면도 이뤄질 전망이다.
윤 대통령은 11일 캄보디아 프놈펜 도착 직후 '한·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9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열고 "윤 대통령이 한·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인도·태평양전략'과 '한·아세안 연대 구상'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 실장은 "우리 외교의 큰 줄기는 '동맹외교' '자유와 연대를 기반으로 한 다자외교'로 이어져왔다"며 "이번에 인도·태평양 전략으로 대표되는 지역 외교의 퍼즐을 맞춤으로써 윤석열표 대외정책 기본틀이 완성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아세안+3(한·중·일)'정상회의가 열리는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리커창 중국 총리와 만난다. 취임 후 한·중·일 정상급이 한 자리에 모이는 것은 처음이다.
아세안+3은 아세안 국가들과 한·중·일이 함께하는 역내 기능적 협력체로 1997년 아시아 금융위기에 대한 공동대응을 계기로 출범했다.
윤 대통령은 13일에는 '동아시아 정상회의(EAS)'를 마치고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 발리로 이동한다. 14일 G20 회원국 경제단체와 기업 대표들이 참여하는 'B20서밋'에, 15일엔 G20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윤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 중 식량·에너지안보와 보건 세션에서 발언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G20 첫날인 15일 일정까지만 소화하고16일 자정쯤 귀국길에 오른다. 이번 순방에 김건희 여사도 동행한다.
한·미, 한·일, 한·미·일 정상회담도 협의 중이다. 한·미·일 정상회담은 지난 6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이후 5개월여 만이다. 북한의 도발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대북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순방 중 북한이 7차 핵실험을 할 경우 대응방안에 대해 "한·미·일 정상이 현지에서 대응하는 것은 나름의 충분한 효과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왼쪽),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연합뉴스특히 윤 대통령과 시 주석과의 첫 만남이 성사될 것인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 관계자는 "윤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이 (G20 정상회의) 회의장에서 만날 기회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정식 회담일지, 풀어사이드(약식 회담)일지, 조우일지 확정된 것이 없다"며 "회담장에서 만나는 기회를 활용해서 소통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중 정상회담 가능성은 낮다는 전망이 나온다.
경제 세일즈 외교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브리핑에서 "이번 순방의 경제외교 키워드는 세 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며 "첫째는 세일즈 외교이고 둘째는 첨단산업의 공급망 강화, 셋째는 디지털 파트너십 기반 구축"이라고 강조했다.
연합뉴스한편 대통령실은 이번 순방에서 MBC 취재진을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시키지 않겠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이날 대통령실에 출입하는 MBC 기자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통해 "대통령 전용기 탑승은 외교·안보 이슈와 관련해 취재 편의를 제공해 오던 것"이라며 "최근 MBC의 외교 관련 왜곡·편파 보도가 반복돼 온 점을 고려해 취재 편의를 제공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MBC는 자막 조작, 우방국과의 갈등 조장 시도, 대역임을 고지하지 않은 왜곡·편파 방송 등 일련의 사태에 대해 어떠한 시정조치도 하지 않은 상태"라며 "이번 탑승 불허 조치는 이와 같은 왜곡·편파 방송을 방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임을 알려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MBC는 "이번 조치는 언론의 취재를 명백히 제약하는 행위"라며 "전용기 탑승을 불허할 경우 MBC 취재기자들은 대체 항공 수단을 통해서라도 반드시 현장에서 취재활동을 할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