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이 17일 사우디아라비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접견할 예정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실상 사우디의 지배자로, 총 예산 5천억달러(약 640조원) 에 달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인프라 사업 '네옴시티'의 최종 권한자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용산 대통령실에서 빈 살만 왕세자를 접견한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에게 "빈 살만 왕세자와의 회담 주제는 현재 정해져 있지 않다"면서도 "어느 정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네옴시티에 우리나라 건설 기업들의 수주와 관련한 논의가 이뤄질 전망이란 뜻이다.
이 관계자는 "사우디의 네옴시티 등 도시 인프라 개발부터 원전, 방산 등까지 자유롭게 격의 없이 얘기하는 형식이 될 것"이고 전했다.
빈 살만 왕세자가 우리나라를 마지막으로 찾은 것은 2019년 6월이다. 3년 5개월 만에 다시 방한한 셈이다. 빈 살만은 재산이 무려 2조 달러(약 2800조원)으로 알려져 있고, 사우디 국왕의 아들로 국방장관을 거쳐 지난 9월 총리직에 오른 상태다. 그에게는 '미스터 에브리싱(Mr.Everything)'이란 별명도 따라 다닌다.
사우디아라비아 북서부 네옴시티로 향하는 도로변을 덤프트럭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관심은 단연 네옴시티. 네옴시티는 빈 살만 왕세자가 2017년 석유 중심의 사우디 경제를 대전환하기 위해 전격 발표한 초대형 신도시 사업이다. 그린수소·태양광·풍력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스트럭처를 갖추고 로봇이 물류와 보안, 가사노동 서비스를 담당하는 친환경 스마트 신도시로, 사우디 북서부 타북주 일대에 약 2만6500㎢로 조성된다. 서울시의 약 44배에 달하는 크기다.
네옴시티 발표 당시 총 사업비가 5000억달러(약 660조원)로 계획됐지만, 네옴시티의 핵심 사업인 '더 라인(미러시티)' 건설만 하더라도 1조달러에 이를 것으로 국내외 건설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네옴시티는 이 밖에 첨단 산업중심도시 '옥사곤'과 친환경 관광도시 '트로제나'는 물론 유전자변형작물(GMC) 경작지, 항만(네옴베이), 국제공항 등으로 구성된다. 사우디 정부는 2030년까지 네옴시티를 완공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규모가 지상 최대인 만큼 재계의 관심도 지대하다. 이재용 삼성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류션 부회장 등도 빈 살반 왕세자를 만날 예정이다.
아울러 윤 대통령은 이날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한다. 또 오는 18일에는 한·스페인 정상회담도 진행할 예정이다.
김성한 실장은 "숨가쁜 정상외교 일정이 이어진다"고 밝혔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 한·네덜란드, 한·스페인 관계는 역시 의제가 정해져 있지는 않다"면서 "네덜란드는 반도체 관련해서 범세계적인 공급망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나라이기 때문에 그와 관련한 논의들이 상당히 밀도 있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스페인은 신재생에너지부터 시작해서 금년도 NATO 의장국으로서 유럽의 안보 협력과 아시아의 AP4로 대표되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협력 관계, 한·스페인 경제 협력 관계 등이 밀도 있게 논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