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승환 해양수산부장관이 21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에 대해 브리핑하고 있다. 손경식 기자남극과 북극을 포함해 극지활동의 전반을 아우르는 우리나라 최초의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이 마련됐다.
해양수산부는 우리나라 극지활동의 미래 비전을 정립하고, 추진전략을 제시하기 위해 '제1차 극지활동 진흥 기본계획'을 관계부처 합동으로 수립하고, 이를 '제51회 국무회의'에서 심의해 확정했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기본계획은 남극과 북극을 포괄하고, 과학연구 뿐만 아니라 경제활동과 국제협력, 인력양성까지 극지활동 전반에 대한 최초의 법정 기본계획으로, '국민을 위한 극지선도국가: 미지를 향한 도전, 미래를 향한 도약'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극지는 기후변화와 같은 글로벌 현안 해결에 기여하고, 극지에서의 과학기술패권을 확보하기 위한 매우 중요한 지역임이 부각되며 우리나라는 1988년부터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1988년 남극에 세종과학기지를 건립했고 이듬해 남극조약협의당사국의 지위를 획득했으며 2002년 북극에 다산과학기지를 개소했다. 2014년에는 남극 제2기지인 장보고과학기지를 건립했고 2009년 쇄빙연구선 아라온호 건조를 계기로 독자적인 남북극해 연구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남북극에서의 극지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한 '극지활동 진흥법'도 제정해 다양한 극지활동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정부는 이러한 극지 인프라와 그간의 연구성과, 제도적 기반을 바탕으로 극지활동 '추격자'에서 '선도자'로의 도약을 목표로 5대 추진전략을 담은 기본계획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우선 정부는 남극과 북극에서의 영역 탐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2027년까지 남극에 내륙연구 기지 후보지를 선정하고 이후 본격 건설을 추진해 2030년 세계 6번째로 내륙기지를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남극 내륙기지는 미국, 러시아, 일본, 프랑스+이탈리아, 중국 등 6개 국가에서 5개를 보유하고 있다.
빙하의 2천m 아래에 있는 호수인 빙저호와 3천m 깊이의 심부빙하를 시추해 지구의 과거를 규명하고 2026년까지 1만5천톤급의 제2쇄빙연구선을 건조해 아시아 최초로 북극해 국제공동연구를 주도한다는 목표다.
두번째로 기후변화 대응 프로젝트를 통해 기후, 환경 문제 해결을 주도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오는 2025년까지 북극 전역의 해빙 변화를 실시간으로 관측할 수 있는 초소형위성을 개발하고 2027년까지는 남극 전역을 대상으로 연구범위를 확대해 2030/2050/2100년의 해수면 상승 예측 시나리오를 제시한다는 일정이다. 또한 대기와 해양, 해빙 등 통합모델을 기반으로 북극발 한반도 재해기상 예측도 추진한다.
사진은 극지연구소 'K-루트 사업단'이 극지 연구 하는 모습. 기사 내용과 직접적 관련 없음. 극지연구소 K-루트 사업단 제공극지 산업 기반도 마련해 국가 경제에도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먼저, 극한지 신기술을 개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북극항로 운항 경쟁력을 확보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오는 2026년까지 북극에서 컨테이너 운송이 가능한 '친환경 쇄빙컨테이너선'을 개발하고 2027년에는 북극권 친환경 수소에너지 기반 탄소제로 연구인프라도 조성할 예정이다. 이어 2029년까지 극지 생물자원을 활용해 신규 의약물질을 확보하는 등 해양 바이오 산업 활성화도 선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비전을 달성하기 위한 지원체계도 마련된다.
정부는 극지와 관련된 다양한 이슈에 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외교부 등 관계부처와 지자체 등이 참여하는 '범정부 극지정책 협의체'를 구축해 운영한다. 또한 '북극 과학장관 회의', '남극조약 협의당사국 회의' 등 주요 국제회의를 우리나라에서 개최해 다원적 국내외 협력생태계를 조성한다는 목표다.
또한 민간의 극지활동도 적극 지원하기 위해 극지에 접근하기 어려운 민간의 극지연구 수요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도록 2023년까지 국내에 극지와 유사한 환경을 재현한 연구·실험 시설을 구축하는 한편 차세대 쇄빙연구선이 건조되면 민간에서 참여할 수 있는 공모 과제와 인프라의 공동활용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정부는 오늘 발표한 기본계획을 차질 없이 이행해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새로운 첨단 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열쇠를 찾아 나설 것이며, 대한민국이 인류의 미래를 밝히는 극지활동의 세계적 선도국가로 자리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