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비. 연합뉴스5·18 민주화운동 최후 항쟁지인 옛 전남도청의 복원이 추진되면서 인접한 5·18 사적지인 광주 상무관 내부의 전시 작품 철거를 둘러싸고 갈등이 일고 있다.
1980년 5·18 민주화운동 당시 계엄군에 의해 희생된 시민들의 주검이 임시로 보관됐던 광주 상무관.
이곳에는 2018년 5월부터 정영창 작가의 '검은비'라는 설치 미술 작품이 전시되고 있다.
가로 8.5m 세로 2.5m의 추상작품인 검은비는 정영창 작가가 5·18 당시 희생당한 피해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쌀에 유화물감을 섞어 만든 추모비다.
당초 작품 전시기간은 한 달 간인 2018년 6월 17일까지였지만 여러 차례에 걸쳐 연장돼 지금까지 상무관에 남아 있다.
광주시는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 대상에 상무관도 포함돼 검은비 작품 철거가 불가피하다며 지속적으로 작품 철거를 요청했지만 작가 측은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이에 광주시는 지난 10월 작품 철거를 요청하는 내용 증명을 정 작가에게 보냈다.
이후 정 작가는 작품을 벽면으로 옮기고 비용을 도청 복원 예산에서 충당하는 방안을 광주시에 제안했다.
정영창 작가는 "검은비는 지난 2018년 전시가 끝나고도 상무관 추모에 활용됐다"면서 "광주 시민의 작품이기 때문에 광주시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시민 토론회 등을 통해 의견이 모아진다면 거기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작품 이전에 따른 훼손 문제 등을 우려하며 난색을 표하면서 강제철거도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최선을 다해 원만하게 해결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면서 "아직 시간이 남아있는 만큼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검토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22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5·18 희생자를 기리는 상무관 설치 미술 작품 검은비와 관련해 기자 간담회를 개최했다. 김한영 기자한편 옛 전남도청 복원 사업에는 모두 498억 원이 투입되며 복원 공사는 이르면 2023년 7월쯤 시작돼 오는 2025년 6월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5·18민중항쟁기념행사위원회는 22일 광주 동구 전일빌딩245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5·18 희생자를 기리는 상무관 설치 미술 작품 검은비를 회수하라고 작가에게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