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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코로나 감염자 3년만에 최고…방역 고삐 풀렸나

아시아/호주

    中 코로나 감염자 3년만에 최고…방역 고삐 풀렸나

    핵심요약

    코로나 발생 이후 처음으로 3만명 돌파
    베이징도 1천5백명 넘어서 사상 최고
    최적화 20개 조치 폐기하고 봉쇄식 관리로 전환
    광저우, 정저우 등에선 방역 불만이 시위로 이어져
    동북부 최대 도시 선양도 곧 봉쇄식 관리

    봉쇄식으로 전환된 베이징 주거단지 내에서 핵산검사를 받으려고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안성용 기자봉쇄식으로 전환된 베이징 주거단지 내에서 핵산검사를 받으려고 주민들이 길게 줄을 선 모습. 안성용 기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당 총서기 3연임을 시작하며 내놓은 첫 작품인 최적화 방역 '20가지 조치'가 중국 방역 전선에 큰 혼란을 가져오고 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늘자 하급 지방정부들이 앞 다퉈 발표했던 방역완화 조치를 슬그머니 거둬들이고 예전의 봉쇄식 관리로 전환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 사이에서 이제 감기 수준으로 위험도가 떨어진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또 과거로 돌아가야 하냐는 불만이 끓고 있고, 폭력적인 시위도 산발적으로 벌어지면서 중국 특색 코로나 방역인 '제로 코로나'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봉쇄 소식에 먹거리를 사러 나온 사람들이 마트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안성용 기자봉쇄 소식에 먹거리를 사러 나온 사람들이 마트에 들어가기 위해 줄을 선 모습. 안성용 기자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가 24일 발표한 전날 통계에 따르면 23일 하루 중국 전역에서 확진자 3927명과 무증상감염자 2만7517명 등 3만1444명의 감염자가 발생했다.
     
    무증상자에서 확진자로 전환되면서 중복 계산된 경우를 빼더라도 3년 전 코로나19가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후 최대 수치다. 한국 등 전 세계가 '위드 코로나'로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간 사실을 알고 있는 중국인으로서는 속 터지는 일이 아닐 수 없다.
     
    무엇보다 수도 베이징의 방역 전선이 위태위태하다. 23일 하루 감염자가 1천648명을 기록하며 신기록을 썼다. 특히 통제되지 않는 사회면(길거리 검사)에서 328명의 감염자가 발견돼 감염자는 당분간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인들이 많이 사는 차오양구 왕징에서는 감염자가 속출하자 20개 조치를 어긴다는 부담을 무릅쓰고 일부 주거단지에 대한 폐쇄식 관리가 이날부터 시작됐다.
     
    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주민들이 파란 방역복을 입고 코로나19 방역 센터로 이송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중국 광둥성 광저우의 주민들이 파란 방역복을 입고 코로나19 방역 센터로 이송될 준비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베이징과 함께 코로나가 확산되는 지역이 중국의 경제 중심 광둥성이다. 이 곳에서는 연일 7천~8천명의 감염자가 나오면서 주민들이 고통스런 삶을 이어 가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코로나19 확산에 후베이성 출신 이주 노동자들이 현지에 남아있지도, 고향으로 돌아가지도 못하는 상황에서 길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섬유 산업 지역인 하이주구(區)에서 광저우 일일 감염자의 90%가 나오고 있는데, 이곳에 후베이성 출신 30만 명 등 농촌 출신 도시 이주 노동자 수십만 명이 거주하고 있다. 앞서 이곳에서는 지난 14일 밤 봉쇄에 성난 군중이 경찰과 충돌하는 폭력적인 시위가 벌어진 바 있다.
     
    그런데 이들이 격리를 마치고 돌아와도 해당 지역이 봉쇄된 상태여서 오도 가도 못 하고 노숙자 신세로 전락했다.
     
    코로나 봉쇄로 돈벌이도 잃고 집도 잃은 이주 노동자들은 이럴바에 차라리 고향으로 가겠다고 나섰지만 교통편도 충분하지 않고 감염 경력이 있어 이동하기도 쉽지 않은 상태다. 이동을 위해서는 핸드폰 건강앱이 녹색으로 표시돼야 하지만 이들 거주지가 중고위험 지역으로 노란색 또는 빨간색으로 뜨기 때문이다.
     
    연합뉴스연합뉴스
    허난성 정저우는 세계적인 관심지역이 되었다.
     
    애플의 아이폰을 위탁 생산하는 대만 폭스콘 최대 공장이 여기에 있는데 방역과 생산을 동시에 잡으려는 당국과 업체의 무리한 조치와 불합리한 처우에 공장 노동자들이 꽤 과격한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달 하순 노동자들의 집단 탈출도 관심을 끌었던 폭스콘 공장에서 22일과 23일 사이에 약속한 임금 지급 등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정저우시는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해 25일부터 닷새간 도시 폐쇄와 다름없는 유동성 관리에 들어갈 예정이다.
     
    동북지역 최대 도시인 랴오닝성 선양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24일 봉쇄식 방역 관리에 들어갔다.
     
    선양 코로나19 방역통제센터는 이날부터 28일까지 닷새 동안 허핑구 등 도심 9개 구(區)에 대해 불필요한 인구 이동을 엄격히 제한하는 통제 관리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중국 베이징 시민들이 코로나 검사를 기다리는 모습. 연합뉴스
    중국 최고 지도부인 공산당 중앙정치국 상무위원회는 통상적으로 2주에 한 번씩 열리지만 회의 일정이 예고되지는 않는다.

    지난 10일에는 방역 최적화를 거론하며 20개 조치의 완화 방안을 내놓았는데 조만간 개최질 상무위원회의가 열릴지, 열린다면 현재의 상황에 대해 어떤 처방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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