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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인용보도할 때는 프로그램명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를 정확히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은 CBS에 있습니다.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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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홍> 저희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는 이태원 참사를 기억하는 다양한 목소리를 들어보고 있습니다. 오늘이 이태원의 목소리 그 네 번째 시간이죠. 지난 22일 희생자 유족들이 첫 기자회견을 열어서 정부를 향해 요구사항을 공개적으로 제시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희생자 유족 한 분의 목소리를 들어보려고 합니다. 오늘 어렵게 목소리를 내실 분은 고 노류영 씨의 어머니이신데요. 꽃다운 따님을 참사로 잃은 한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겠습니다. 인터뷰는 사전녹음으로 진행됐다는 점 미리 말씀드립니다. 어머니, 나와계시죠?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네.
◇ 박재홍> 일단 굉장히 여전히 힘든 와중에도 인터뷰에 응해 주셔서 감사드리겠습니다. 마음이 아프실 텐데 용기를 내서 나서시게 된 이유는 어떤 거였을까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래도 저 혼자가 아니라 여러 유가족들이 같이 힘을 합해야 된다는 그런 생각이 많이 큰 거죠.
◇ 박재홍> 10월 29일. 참사 이후 거의 한 달이 가까운 시간이 흐르고 있는데요. 어머니는 그동안 어떻게 시간 보내셨어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아직까지도 믿기지도 않지만 늘상 딸 생각하면서 울다가 솔직히 밥 넘기는 것도 너무 죄책감이 들고 잠도 자는 것도 힘들고 미안하기도 하고 10일날 류영이 사망신고를 하고 하나하나 흔적이 지워지는 게 너무 가슴이 아프고 무너지고 그래도 해야 한다고 하니까 하고는 있습니다.
◇ 박재홍> 얼마나 힘드시겠어요. 지금도 이제 따님을 생각하시면 정말로 울컥한 마음에 솟구치실 것 같은데 우리 노류영 씨, 어머니에게, 가족들에게 어떤 따님이었을까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우리 류영이는 진짜 너무 착한 딸이고요. 그냥 친구 같은 그런 딸이었고 간호조무사로 수술방에서도 일을 하면서 환자들한테도 정말 둘도 없는 그런 딸이었죠. 환자들이 다 류영이만 찾았으니까. 그냥 대학 졸업하고 나면 엄마한테 뭐도 다 할 거라고 그러던 딸이었어요.
◇ 박재홍> 그러면 10월 29일 참사 당일 그전까지 혹시 어머니랑 마지막 연락했던 순간이 언제였을까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저는 목요일날 통화를 했어요.
◇ 박재홍> 목요일날이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목요일날 통화를 했고 갔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고요. 일요일날 아침에 뉴스 보고 마음이 이상해서 전화를 했는데 전화를 안 받더라고요. 그래서 전화했더니 용산경찰서에서 전화 받더라고요. 그때 무너졌죠. 그래서 동생이 막 여기저기 전화 다 해서 찾았어요.
◇ 박재홍> 그 딸이 사망자 안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전화로 알았죠. 여기저기 전화를 많이 했었어요. 전화를 엄청 많이 했었어요. 동생이 막 여기 전화하면 저기 전화하라고 막 처음에 가르쳐주지도 않고 막 그러더라고요. 장례식장도 아이들이 어디 있는지도 몰라서 엄청 찾았어요. 아마 여기 가면 저리 가라고 그러고 저기 가면 여기 가라고. 결국 찾은 게 안양에 있더라고요, 안양에.
◇ 박재홍> 참사 직후 정부 대응을 두고 참 많은 문제가 지금 제기되고 있지 않습니까? 어머니께서는 따님의 소식을 들으시고 난 다음에 지금까지 시간이 지났습니다마는 어떤 게 가장 큰 참사 원인이라고 생각하세요, 어머니?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렇게 119 신고를 해대고 112 신고를 하고 그렇게 많이 전화를 하고 했는데도 국가에서 한 거라고는 늑장 보류로 이태원파출소 옥상 앞에서 지켜보고 있고 관용차 타고 가겠다고 20분도 안 되는 거리를 1시간가량 걸려서 기다리고 국밥을 먹고 자기 자식이라면 밥이 목구멍으로 넘어가겠어요? 진짜 아니라고 봅니다. 가슴이 너무 아픕니다, 지금.
◇ 박재홍> 그러니까 사망자들, 희생자들의 시신을 안치한 병원이 40곳이 넘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곳에 안치가 됐었고.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런데 왜 그렇게 다 뿔뿔이 흩어놨는지 사망자들을, 희생자들을 한 곳에 여러 명이 있는 데가 없어요. 거의 한 명 아니면 두 명 이런 식이더라고요. 정부에서 해 준 게 없어요. 우리가 다 알아내고 우리가 온 데 전화해서 그렇게 찾았지 정부에서 어디 있다고 가라고 안 했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정부에서는 사망자가 안치된 장례시설별로 전담 공무원을 한 명씩 배치해서 1:1로 돕고 있다 이런 발표도 하지 않았습니까?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건 나중이었죠.
◇ 박재홍> 나중이었다?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하고 우리는 내 딸을 다 찾아서 장례식장에, 장례 빈소를 찾은 이후였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그러니까 또 시신을 찾으러 또 이 병원, 저 병원 왔다 갔다 하시니까.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많이 다녔죠.
◇ 박재홍> 그 과정도 정말 눈물을 흘리면서.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러니까요.
◇ 박재홍> 너무너무 힘드셨겠네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다른 유가족들이 더 많이 힘들었어요. 정말 장례식장에서 국가에서 그래도 나라의 대통령이라고 하시는 분이 장례식장에 화환을 보냈더라고요.
◇ 박재홍> 화환.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화환을 보냈는데 그 화환에 삼가고인의 명복을 빈다 전혀 없고요. 자기 이름만 대문짝만하게 해서 대통령 윤석열 해서 대문짝만하게 해서 왔어요. 미치는 줄 알았어요. 정말 너무 화가 나서. 이게 사과는 아니잖아요, 국민, 유가족에 대한. 우리가 자기 이름 몰라서 자기 우리한테 이름 가르쳐주려고 보낸 거 아니잖아요. 우리 다 뜯어버렸어요, 그거. 너무 화가 나서.
◇ 박재홍> 그래서 이제 이번에 유족들의 기자회견에서 첫 번째 요구사항이 진정한 사과였죠. 진정한 사과였는데 이제 대통령실이랑 대통령 측에서는 죄송한 마음이다라고 몇 차례 사과를 했다, 종교 어떤 집회.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조계종에서 한 공식적인 다른 국민들 들으라고 한 그런 거밖에 더 돼요?
◇ 박재홍> 다른 국민에게 향한 것이다. 유족들에게 향한 것은 아니었고.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유족들에게 한 것은 아니었죠. 말만 유족이라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진짜로 진심으로 자기들이 사과를 하겠다고 치면 유가족들 다 모아놓고 내가 못 지켜줘서, 국가에서 못 지켜줘서 미안하다, 죄송하다 해야 되는 거 아니에요? 그거 아니었어요.
◇ 박재홍> 유가족들을 전체 다 모아놓고 유족들에게 진심으로.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다 모아놓고 유족들 앞에서 해야죠.
◇ 박재홍> 유족들 앞에서 하는 게 진정한 사과다.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사과는 유족들한테 해야 되는 거잖아요.
◇ 박재홍> 그렇죠.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런데 그게 아니었어요. 그리고 이상민 장관은 한 사람, 한 사람한테 전화해서 만나자고 개개인한테. 같이 만나자고 하니까 혼자만 만나재요.
◇ 박재홍> 혼자만 만나자, 그게 어떤 말인가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유족들, 유가족들한테 전화해서 상담하자고 그렇게 했대요. 그건 가족 한 사람, 한 사람 이렇게 회유하자는 그런 정도로밖에 안 느껴지거든요, 저희는.
◇ 박재홍> 그러니까 158명의 희생자의 유족들을 전체, 단체로 만나는 것보다 한 명씩 만나서 뭔가 단체적인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지 않는 것 같은.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죽이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런 것 같아요. 그런 마음밖에 안 들어요.
◇ 박재홍> 그렇군요. 정부 관계자 발언도 우리 유족들의 마음을 참 아프게 했던 것 같아요. 행안부 장관 같은 경우는 경찰, 소방 인력을 미리 배치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었다, 이렇게 말을 해서.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미친 소리 같아요. 그게 말이라고 할 수 있는 건가요? 진짜 가슴이 터집니다. 그게 말인가요? 자기 자식이라면 그렇게 말하겠어요. 한숨밖에 안 나옵니다, 진짜. 장관이라는 사람 입에서 어떻게 그런 말이 나오는지 말할 때마다 그때그때 말이 다 다르고 사퇴하라니까 폼나게 사표 던지고 싶다면서 그러면서 나가지는 않잖아요.
◇ 박재홍> 그런 부분에 있어서 우리 유족들께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계세요? 지금 40여 명 분들이 함께 소통을 하고 계시는데.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다 분통을 터뜨리고 있죠.
◇ 박재홍> 현재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이상민 장관의 모습에 대해서.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나는 우리나라 정말 싫습니다, 그런 게.
3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하고 있다. 황진환 기자◇ 박재홍> 이제 오늘 오후 보도자료에 보면 행안부는 유족 모임, 지자체, 이태원 상인회와 충분히 협의를 해서 추모시설과 또 유족들을 위한 공간 마련을 위한 이러한 것을 검토하겠다 이러한 얘기를 하고 있고 그런데 이제 명단 공개 있지 않습니까, 어머니? 이 부분에 대해서 한쪽에서도 명단 공개를 해서 함께 추모를 제대로 구체적으로 해야 한다 이런 주장이 있고 유족들은 원하지 않는데 왜 명단을 굳이 공개하려고 하냐 하고 반대하는 측도 있었습니다.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아닙니다. 우리는 우리 유가족 모임은 전부 동의해요. 전부 다 찬성입니다.
◇ 박재홍> 그러시군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몇 명은 모르겠지만 우리 단톡방에 있는 분들은 전부 찬성이에요.
◇ 박재홍> 그러니까 어머니가 만나신.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다 동의합니다. 합동분향소도 마찬가지겠지만 위패도 하나 없고 아이 얼굴 하나도 없이 그게 무슨 분향소예요. 세월호 때도 아이들 사진을 다 걸었어요. 그런데 이번에 애들은 누가 누구인지 아무도 몰라요.
◇ 박재홍> 그렇군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누가 죽었는지 누가 어떻게 갔는지 아무도 모른다고요. 그냥 형식적인 국화꽃만 갖다 올리는 거잖아요. 저는 그게 너무 싫어서 나는 우리 딸은 거기다 안 올렸어요. 우리는 장례식 하면서 옆에서 같은 장례식하다가 옆에서 만나서, 만나서 알게 돼서 그렇게 찾아간 거예요.
◇ 박재홍> 장례식 하시면서 옆에서 연락처를 주고받으시면서 한 분, 두 분이 모이게 된 거지.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렇죠, 그렇죠. 다른 거 없었어요. 국가에서 뭐 해도 되겠습니까 전화 한 통도 없었어요, 저는요.
◇ 박재홍> 왜 그런지 이해가 안 가네요. 지금 정부에서 1:1로 관리를 한다고 하는데.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런 거 없었습니다.
◇ 박재홍> 그렇군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1:1 관리는 우리 장례식할 때 영락공원 가니까 영락공원 관계자분이 나와서 방 제공해 준 건 있었어요.
◇ 박재홍> 그 정도.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그 정도였어요, 진짜로.
◇ 박재홍> 지금 민변을 통해서 모인 유족들이 한 40여 명 소수에 불과하죠. 그래서 일각에서는 정부에서 유족들끼리의 소통을 막고 있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어머니는 어떻게 느끼세요?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우리 유가족은 소수 아닙니다. 아직 몰라서 못 오고 계신 분들이지 다 모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개개인 한 사람, 한 사람 만나서 전화가 온다고 하니까 회유하려고 하는 것밖에는 안 느껴지고 알 수는 없어요. 알 수는 없지만 제 생각은 그래요. 우리는 소수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 박재홍> 그런 목소리들이 모여서 다시는 이러한 참사가 이 사회에 없도록.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있으면 안 되죠. 다시는 이런 일이 있으면 안 되죠.
◇ 박재홍> 함께 에너지를 모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머니, 다시 한 번 어려운 시간 가운데 시간 내주셔서 너무나 감사드리고요. 저희도 이번 이태원 참사의 후속 조치. 끝까지 함께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어머니, 감사합니다.
◆ 故 노류영 씨 어머니> 감사합니다.
◇ 박재홍> 이태원의 목소리 그 네 번째 시간 이태원 참사 희생자인 고 노류영 씨의 어머니를 만나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