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올해 3월과 5월 경기 고양시의 공사 현장에서 각각 발생한 하청 근로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2개 원청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
의정부지검 고양지청 형사3부(황수연 부장검사)는 30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산업재해치사) 혐의로 A사와 B사, 각 대표이사를 불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A사와 하청업체 C사의 현장소장 2명, C사 실제 대표와 안전관리자, B사와 하도급업체 D사의 현장소장 2명 등 6명도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또는 업무상과실치사 등 혐의로 기소했다.
C사와 D사는 도급액 50억원 미만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이 유예됐다.
지난 3월 9일 고양시 덕양구의 한 상가 신축 공사 현장에서 원청인 A사로부터 철근콘크리트 공사를 하도급 받은 C사 소속 근로자가 크레인에서 떨어진 철근(무게 약 190kg)에 맞아 숨졌다.
크레인에 철근을 두 군데 이상 묶어 수평을 유지해야 함에도 외줄걸이로 묶어 인양하고, 근로자의 출입을 통제하지 않은 과실로 철근이 피해자의 머리 위로 떨어져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검찰은 판단했다.
지난 5월 14일 고양시 덕양구의 한 요양병원 증축 공사 현장에서는 원청인 B사로부터 철근공사를 하도급 받은 D사 소속 근로자가 안전대 없이 5층(약 16.5m)에서 앵글을 옮기던 중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검찰은 B사와 D사, 이들의 현장소장이 안전대 부착 및 작업계획서 작성 등 안전보건 규칙상 조치 미이행한 과실로 피해자가 5층에서 추락해 사망에 이르게 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A사와 B사, 각 대표이사는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유해·위험 요인 등 확인·개선 절차 마련, 안전보건관리책임자 등 업무수행 평가 기준 마련 등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A사와 대표이사는 중대산업재해를 대비한 매뉴얼이, B사와 대표이사는 하도급업자의 산업재해 예방을 위한 조치 능력과 기술에 관한 평가 기준이 각각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각 원청 대표이사가 사고 예방을 위한 가장 기본적 조치인 유해·위험 요인 확인과 개선 절차 등을 마련하지 않은 사실을 규명했다"며 "앞으로 원청의 경영책임자가 안전보건 확보 의무를 충실히 이행해 근로자의 생명과 안전 보호가 강화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후 올해 10월까지 건설업 사고 사망자 수는 289명으로 지난해 298명 대비 9명이 줄었다. 다만,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50억원 이상 건설업의 경우 96명에서 1명이 증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