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셀 참사' 영향…상반기 산재 사망자, 작년보다 7명 늘어
올해 상반기 동안 산업재해로 숨진 노동자 수가 경기 화성 1차전지(배터리) 제조업체 '아리셀 화재 참사'의 여파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명 더 늘었다. 특히 전체 산재 사고사망자 중 외국인 노동자 비중이 극도로 높아 관련 대책이 시급해 보인다.
고용노동부가 29일 발표한 '2024년 2분기 산업재해 현황 부가통계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잠정결과)에 따르면 올해 들어 2분기까지 재해조사 대상 사고사망자는 296명, 사고 건수는 266건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284건의 산업재해로 289명이 숨진 것보다 인원은 7명(+2.4%) 늘고, 사고 건수는 18건(-6.3%) 감소한 결과다.
특히 '아리셀 화재 참사' 피해자 중 대다수였던 외국인 노동자의 경우 50명이 목숨을 잃어 전체 산재 사고사망자 중 16.9%에 달했다. 통상 국내 외국인 노동자의 비중이 3% 내외 수준인 점을 감안하면, 이들이 내국인노동자보다 훨씬 위험한 노동환경에 노출됐다고 볼 수 있다.
업종별로 보면 산재사고가 자주 발생하는 대표적인 업종인 건설업에서 노동자 130명이 128건의 사고로 숨져 지난해보다 17명(-11.6%), 17건(-11.7%)씩 감소했다. 다만 이는 최근 건설업 불경기로 건설 일감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커 보인다.
제조업의 경우 69건의 재해로 95명이 목숨을 잃었다. 사고 건수는 11건(-13.8%) 감소했는데, 숨진 노동자는 14명(+17.3%) 증가했다. '아리셀 화재 참사' 1건의 사고로 23명이 숨지면서 사망자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한편 나머지 기타 업종에서는 71명이 69건의 산재로 숨져서 10명(+16.4%), 10건(+16.9%)씩 증가했다.
규모별로 보면 상시근로자 수 50인 미만 또는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사업장과 50인(억) 이상 간의 등락이 엇갈렸다.
50인(억) 미만 사업장은 152건의 사고로 155명이 숨져 전년동기대비 23건(-13.1%), 24명(-13.4%)씩 감소했다. 특히 올해 1월 27일부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대상이 된 5~49인 사업장의 산재 사고사망자는 14명(-14.3%)이나 감소했다.
반면 50인(억) 이상은 141명(114건)으로 31명(+28.2%), 5건(+4.6%)씩 증가했다. 이 역시 50인 이상 사업장인 아리셀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사고 유형으로 나눠보면 3대 산재 사고 유형으로 꼽히는 '떨어짐-끼임-부딪힘'으로 숨진 노동자와 비중은 각각 109명(36.8%), 41명(13.9%), 21명(7.1%)을 기록했다. 떨어짐과 부딪힘은 각각 2명(-1.8%), 12명(-36.4%) 줄었지만, 끼임은 6명(+17.1%) 증가했다.
또 '물체에 맞음'으로 숨진 이들이 40명(13.5%)로 1명(+2.6%) 증가해 비중이 높았고, '깔림·뒤집힘' 사망자는 5명 감소(-19.2%)했지만 21명(7.1%)에 달했다.
'아리셀 화재 참사'로 인해 화재·폭발로만 35명이 숨지면서 전년동월대비 22명이나 늘었다. 이에 따라 화재·폭발이 포함된 '기타'로는 19명(+42.2%) 증가한 64명(21.6%)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
노동부는 "경기영향 등으로 건설업에서는 사고사망자 수가 감소했으나, 제조업·50인 이상 사업장 중심으로 사고사망자 수가 증가하며 전체 사망자 수를 견인했다"며 "50인 이상 제조업의 경우 경기 회복에 따른 일부 업종 호황과 화성 화재사고로 사고사망자가 증가했다"고 해석했다.
이날 발표된 재해조사 사망사고 통계는 통상적으로 발표되는 산재승인 통계와 달리, 해당 기간 사업장에서 사고로 숨진 노동자 중에서도 사업주가 산업안전보건법의 안전보건 조치의무 등을 지키지 않아 발생한 사망사고만 집계한 수치다.
2024.08.29 1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