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찬. 연합뉴스한국 축구가 극적인 역전승과 함께 16강으로 향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3일(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에서 포르투갈을 2대1로 격파했다.
이로써 한국은 1승1무1패 승점 4점을 기록, 16강에 진출했다. 가나를 2-0으로 누르고 나란히 1승1무1패를 기록한 우루과이와 승점과 골득실에서 동률을 이뤘지만, 다득점에서 4골(우루과이 2골)로 앞서 극적으로 16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벤투 감독은 가나와 2차전 종료 후 받은 레드카드로 벤치에 앉지 못했다. VIP석 관람은 가능하지만, 라커룸 출입 및 벤치와 통신도 금지됐다.
무조건 이겨야 경우의 수를 따질 수 있는 상황. 벤투 감독은 결단을 내렸다.
이강인(마요르카)을 전격 선발 출전시켰다. 조규성(전북 현대)이 최전방에 서고, 손흥민과 이재성(마인츠)이 좌우 측면에 배치됐다. 이강인과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정우영(알사드)이 중원에서 경기를 지휘한다. 김민재(SSC 나폴리)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가운데 권경원(감바 오사카)이 중책을 맡았다. 김진수와 김문환(이상 전북), 김영권(울산 현대)이 벽을 구축했다. 골문은 김승규(알샤바브)가 지켰다.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다. 디오구 달로트(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측면 돌파를 김진수가 쫓아가지 못했다. 이어진 달로트의 크로스, 달려든 히카르두 호르타(브라가)가 가볍게 밀어넣었다.
한국도 반격에 나섰다. 전반 17분 코너킥을 손흥민이 이강인에게 보낸 뒤 다시 받았다. 손흥민의 크로스는 조규성의 머리로 향했고, 조규성도 머리에 맞혔다. 골키퍼 선방에 막힌 공을 김진수가 밀어넣었지만,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전반 27분 진짜 동점골이 터졌다. 이번에도 코너킥이었다. 이강인의 왼발 코너킥이 또 조규성의 머리로 향했다. 조규성이 수비수들과 경합하는 사이 공은 뒤로 흘렀고, 김영권이 왼발로 골문을 활짝 열었다.
이후 포르투갈에 공세가 펼쳐졌다.
전반 34분 달로트의 중거리슛을 김승규가 몸을 던져 막았고, 전반 35분 비티냐(파리 생제르맹)의 슈팅 역시 김승규가 품에 안았다.
한국은 손흥민이 전반 40분 왼발로 골문을 조준했지만, 슈팅은 골키퍼 정면이었다.
포르투갈은 막판까지 몰아쳤다. 전반 41분 마테우스 누느스(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슈팅이 크로스바를 넘어갔고, 전반 42분 비티냐의 중거리슛은 또 김승규에가 막혔다. 전반 44분 호르타의 터닝슛도 김승규의 품으로 들어갔다.
무조건 이겨야 하는 상황.
한국은 다시 포르투갈 골문을 두드렸다. 후반 11분 조규성의 패스를 받은 손흥민의 슈팅은 수비수를 맞고 아웃됐고, 이어진 후반 12분 손흥민의 코너킥 상황에서 나온 이재성의 논스톱 슈팅 역시 골문을 벗어났다.
후반 21분 교체 카드를 꺼냈다. 이재성을 빼고 황희찬(울버햄프턴 원더러스)를 투입했다. 황희찬의 카타르월드컵 첫 출전이었다. 포르투갈 역시 호날두를 빼는 등 3명을 교체하며 전열을 가다듬었다.
후반 25분 결정적인 찬스가 왔다. 김진수가 왼쪽 측면에서 올린 크로스를 반대편에서 달려든 손흥민이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했다. 하지만 공은 수비수를 맞고 나갔다. 손흥민은 주심을 향해 핸드볼 파울을 주장했지만, 그대로 코너킥이 선언됐다. 후반 29분에는 이강인의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훌쩍 넘어갔다.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후반 33분 김영권이 쓰러졌다. 벤투 감독 대신 벤치를 지킨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는 승부수를 던졌다. 후반 36분 김영권을 대신해 수비수가 아닌 손준호(산둥 타이산)를 집어넣었다. 동시에 이강인을 빼고 황의조(올림피아코스)를 투입했다. 골을 넣겠다는 교체 카드였다. 정우영이 포백으로 내려갔다.
조규성, 황의조 투톱에 황희찬, 손흥민이 날개를 펼쳤다. 황인범과 손준호가 뒤를 받쳤다. 16강 진출을 향한 마지막 공세였다.
결국 극적인 역전골이 터졌다. 손흥민의 돌파가 결정적이었다. 수비수가 3명이 몰려든 사이 황희찬에게 찬스가 났다. 황희찬은 침착하게 포르투갈 골문을 열었다. 앞선 두 경기 결장을 만회하는 동시에 한국을 16강에 올려놓는 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