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절한 스페인 선수들. 연합뉴스'무적함대' 스페인이 승부차기 악몽을 떨치지 못하고 침몰했다. 페널티킥을 집중적으로 훈련했지만 정작 실전에서는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스페인은 7일(한국 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모로코와 16강전에서 0 대 0로 전후반과 연장을 끝낸 뒤 승부차기에서 0 대 3으로 졌다. 승부차기에 나선 3명의 키커가 모두 실축하며 8강 진출이 좌절됐다.
선축을 잡은 모로코는 1, 2번 키커가 모두 승부차기를 성공시켰다. 반면 스페인의 첫 번째 키커 파블로 사라비아(파리 생제르맹)는 골대를 맞혔고, 두 번째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파리 생제르맹)의 슈팅은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모로코의 세 번째 키커 바드르 바노운(라자 CA)가 실축하며 스페인에 실낱 희망이 생기는 듯했다. 하지만 뒤이어 키커로 나선 스페인의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FC바르셀로나)마저 득점에 실패하며 패배의 그림자가 엄습해왔다.
모로코가 2 대 0으로 여유 있게 앞선 가운데 네 번째 키커로 나선 아슈라프 하키미(파리 생제르맹)가 승부를 결정지었다. 공을 느리게 살짝 띄워 차는 파넨카킥으로 스페인의 우나이 시몬(아틀레틱 빌바오) 골키퍼를 완벽히 속여 골망을 갈랐다.
승부차기에서 맥없이 무너진 스페인은 2018 러시아월드컵에 이어 2회 연속으로 16강에서 탈락했다. 2010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이후 12년 만의 우승을 노렸지만 허무하게 월드컵 여정을 마무리해야 했다.
여기에 월드컵 역사상 최초로 승부차기에서만 네 번 패배한 팀이라는 불명예도 안았다. 월드컵에서 가장 많은 승부차기(5회)를 경험하면서 가장 많은 패배(4회)를 당했다. 2002 한일월드컵 8강전에서도 승부차기에서 한국에 3 대 5로 지며 탈락의 고배를 마신 바 있다.
승부차기 악몽을 깨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스페인 루이스 엔리케 감독은 경기 전 기자회견에서 "1년 전부터 선수들에게 각자 페널티킥 훈련을 최소 1000번씩 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페널티킥 훈련에 힘을 쏟았지만 중요한 실전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하고 탈락했다. 하지만 엔리케 감독은 경기 후 "승부차기는 긴장감이 극대화되고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라며 "세 명의 키커를 고른 내게 책임이 있다"고 선수들을 감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