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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일도 "초고층 빌딩 들어서자…35년 ' 밥퍼가 혐오시설요?"

사회 일반

    최일도 "초고층 빌딩 들어서자…35년 ' 밥퍼가 혐오시설요?"

    하루 평균 800명 밥퍼 무료급식소 찾는다
    추운날 갈 곳 없는 이들…외로움 달래기도
    구청장 바뀌자 복지시설이 혐오시설 됐다
    일부민원 있지만…'동대문구의 자랑' 응원도
    구청장만 생각 바꾸면…면담 요청 응하길

    ■ 방송 :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FM 98.1 (07:2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일도 (다일복지재단 이사장)
     
    청량리역 6번 출구를 나와서 작은 굴다리를 지나면 만날 수 있는 무료 급식소가 있죠. 밥퍼. 무려 35년이란 긴 세월 동안 꿋꿋하게 그 자리를 지키면서 배고픈 이들에게 매일매일 따뜻한 밥 한 그릇을 대접해 주는 곳입니다. 지금까지 제공한 식사만 무려 1400만 그릇이라 그래요. 1400그릇이 아니고 1400만 그릇. 그런데 이 밥퍼센터가 곧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에 처했다고 합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사연인지 오늘 이 밥퍼센터를 운영하는 최일도 목사님께 직접 좀 들어보고 싶어서 연결을 해봤습니다. 다일공동체 최일도 목사 연결해 보죠. 최 목사님 나와 계세요.
     
    ◆ 최일도> 안녕하세요.
     
    ◇ 김현정> 안녕하세요. 추운데 건강하시죠?
     
    ◆ 최일도> 여러분들 염려해 주신 덕분에 아주 밥맛이 나고 살맛이 나는 삶을 위해 열심히 섬기고 있습니다.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 다일공동체 대표 최일도 목사. 
    ◇ 김현정> 사실은 코로나 때문에 쭉 줄 서서 같이 밥 먹는 무료 급식소들 문 많이 닫았었는데 지금은 정상 운영을 하시고 계시던 중이었습니까?
     
    ◆ 최일도> 그럼요. 정상 운영이 이미 오래전부터 되고 있고요. 코로나 그때 한참일 때는 정말 다 모든 급식소가 문을 닫았으니까 오히려 밥퍼만은 문을 닫지 말아달라고 방역 당국도 얘기하더라고요. 왜냐하면 이분들이 이 한 끼니가 곧 생존인데 여기마저 문을 닫으면 어떻게 하냐 해서 그때 하루에 보통 한 1200그릇, 많을 때는 1500~1600그릇까지 저희가 준비했어야 했었어요.
     
    ◇ 김현정> 코로나 때도 아주 심할 때는 닫았지만 또 어지간할 때는 여셨어요?
     
    ◆ 최일도> 그럼요. 왜냐하면 오히려 거리를 그 대신 뛰어서 발을 반드시 거리두기를 꼭 지키게 해달라고 그래서 저희 급식소 앞에서 긴긴 줄이 지하도까지 갔었어요. 청량리 대로변까지.
     
    ◇ 김현정> 지금은 몇 분이나 찾아오십니까, 하루에?
     
    ◆ 최일도> 지금은 한 700명, 800명 오시는데 추운 날일수록 갈 곳이 없으니까 무료급식소로 더 많이들 찾아오세요. 급식시간이 오전 11시거든요. 그런데 이미 지금 6시부터 문을 열었어요. 왜냐하면 너무 추운 쪽방에서 연탄불을 피우는 분들이 아직도 많이 계시거든요. 수도권에. 그분들이 지하철로 전철로 오셔서 일찍 문 좀 열어달라고 간청하셔서 6시에 들어오셔서 몸을 녹이고 따뜻한 숭늉이나 물로 일단 몸을 녹이시는 분들이 지금 이미 꽉 차 있어요.
     
    ◇ 김현정> 식사는 11시부터 시작이 되지만 그냥 추우니까 방에 있으면, 골방에 있으면 추우니까 일찌감치 밥퍼로 오셔가지고 거기서 몸 녹이고 식사 기다리시는 거예요?
     
    ◆ 최일도> 그리고 이분들이 배고파서 오는 것은 두 번째고요. 외로워서 오시는 거예요. 외로워서. 추운 방에서 홀로 지내는 게 너무 힘들어서. 그래서 이분들이 코로나 기간 동안에 가장 많이 하신 이야기가 나 코로나로 죽기보다 배고파 죽겠어. 배고프면 참겠는데 외로워 못 살겠어. 그때 정말 많이 울었습니다. 그때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분들에게는 사회적 밀어내기로 들리는 거예요.
     '밥퍼' 배식을 받기 위해 이어진 대기줄. 연합뉴스'밥퍼' 배식을 받기 위해 이어진 대기줄. 연합뉴스
    ◇ 김현정> 지금 현재 안타까운 분들, 외로운 분들에게 그러니까 식사만 제공하는 게 아니라 어떤 마음의 안식처 이런 공동체가 되었던 곳이 그 밥퍼센터인데 그런데 얼마 전에 날벼락 같은 소식이 날아왔다고요. 동대문구청에서 밥퍼센터가 불법 건축물이다. 철거해 달라, 이런 명령이 내려졌다는 건데. 얼마 전이 일단 언제입니까?
     
    ◆ 최일도> 이게 지금 맨 처음에 작년부터 시작한 일이에요. 지난해에는 구청이 한 게 아니라 서울시가 고발을 했었어요. 왜냐하면 여기 전 구청장, 그러니까 지난 6월 30일까지는 유덕열 구청장이 구청장으로 있을 때 그때 이 구청장님께서 목사님, 건축 허가권자는 시장도 아니고 대통령도 아닙니다. 바로 저입니다. 제가 임기 도중에 반드시 우리 밥퍼 불편하지 않도록 증축을 허락해 드릴 테니까 임기 도중에 다 마치세요. 이렇게 부탁을 하셨어요.
     
    ◇ 김현정> 전 구청장이.
     
    ◆ 최일도> 전 구청장이. 그런데 구청장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갑자기 모든 태도가 돌변한 거예요. 서울시가 작년에 저를 공무원이 어르신 복지과 과장 한 사람이 고발을 했더라고요.
     
    ◇ 김현정> 그러면 작년에는 입장이 이렇게 되는 거네요. 작년에는 바뀌기 전에 서울시인 거죠. 지금 시장 바뀌기 전. 거기에서는 오히려 여기를 고발하고 문 닫아라 하는데 구청에서는 지켜줬던 거고.
     
    ◆ 최일도> 그렇죠.
     
    ◇ 김현정> 바뀌고 나서는 구청이 지금 고발을 하고 서울시 입장은 뭐예요?
     
    ◆ 최일도> 서울시 입장이 분명히 그때 오세훈 시장은 나는 이거 알지도 못했고 알았으면 내가 분명히 고발 못 하게 했을 것이다. 그래서 고발한 사람 과장을 대기 발령시키고 사과를 하셨어요. 그리고 적극 지원하겠다 해서 합의가 이루어졌고 지금 저희 밥퍼가 다일복지재단의 건물이 아니고 서울시 시유지입니다. 서울시 시유지에 서울시가 예산을 들여 세운 건물이 지금 현재 밥퍼 건물이에요.
     
    ◇ 김현정> 그러면 오세훈 시장은 제가 알았으면 그 담당자 말렸을 텐데요 하면서 서울시와는 해결이 됐는데 그럼 그 구청장은 이유가 뭐예요. 나가야 한다고 하는 이유가?
     
    ◆ 최일도> 이 구청장은 오히려 그런 합의를 해 준 오세훈 시장도 못 마땅하다는 거예요. 같은 국민의힘 소속인데. 왜 해줬느냐? 40년 전, 30년 전에는 밥퍼가 필요한지 모르나 지금 이렇게 초고층 빌딩이 우리 청량리의 랜드마크가 돼야 되는데 많은 사람들이 청량리 그러면 밥퍼, 밥퍼 하면 청량리. 이 밥퍼가 제발 없어져야 되겠다. 그리고 민원인들이 아직은 청량리 동대문구. 구는 아닙니다. 내년 봄부터 입주하거든요. 약 5천 세대가 새로 들어와요. 그런데 이분들 중에 한 200여 명이 끝없이 구청과 시청에 우리 들어가기 전에 밥퍼 좀 없애다오. 만약에 그게 꼭 필요한 시설이면 다른 데 대체 부지를 만들어서 이전시켜 달라고 부탁을 하신 거예요.
     밥퍼 본부. 연합뉴스밥퍼 본부. 연합뉴스
    ◇ 김현정> 지금 저희가, 지금 저희가 사진을 좀 보여드리고 있어요. 그러니까 밥퍼 센터 사진인데 뒤를 보니까 초고층 주상복합인가요? 초고층 아파트들이 쫙 지금 짓고 있는 건가요. 거의 완공이 된 것 같네요?
     
    ◆ 최일도> 내년 봄에 입주라고 합니다.
     
    ◇ 김현정> 내년 봄 입주. 저거 몇 층짜리입니까?
     
    ◆ 최일도> 65층이라 그래요.
     
    ◇ 김현정> 65층짜리가 쫙 들어서는데 그런데 밥퍼가 거기 있는 게 일종의 혐오 시설이다. 뭐 이런 논리인가요?
     
    ◆ 최일도> 그렇죠. 졸지에 그런데 구청장 한 분 바뀌었다고 왜 복지시설이 혐오시설이 되고 불법 시설이 돼야 되냐. 이게 너무 억울한 거죠. 구청장이 지으라고 그래서 지었는데 왜냐하면 서울시가 고발한 건 건축을 했다고 고발한 게 아니라 서울시 시유지 사용 허가권은 시장에게 있다는 거예요. 그러면 서울시 시장의 허가를 받고 다시 구청장 얘기를 들어야 하는데 그 과정이 없었다고 고발을 했대요. 그런데 구청장님 말씀은 또 달랐어요. 아니, 이미 사용하고 있잖아요. 오랜 세월 사용하고 있는데 무슨 사용 허가권을 또 냅니까? 괜찮아요. 그러니까 우리는 구청 말이 다르고 시청 말이 달라서 피해를 본 순수 민간단체가 된 거예요.
     
    ◇ 김현정> 그렇게 된 거군요. 제가 조사를 해보니까 이번 달에만 주민 민원이 13건 들어왔다. 주로 주변에 초고층 신축 아파트 쪽에서 민원이 자꾸 들어오니까 구청에서 이게 불법 건물이다. 과정이, 절차가 잘못됐다 말은 하지만 속내는 그러면 그 주민 민원, 이거 신경 쓰이고 그런 걸까요?
     
    ◆ 최일도> 그런데 민원을 내는 사람들 몇 사람 안 되고요. 거기 지금 수천 세대 새로 들어오는 주민 중에서도 저희에게 연락하기를 밥퍼 절대 혐오 시설 아닙니다. 함께 있어주세요. 저희들은 동대문구의 자랑으로 여기고 있습니다. 이러는 분들도 너무 많아요. 저희들은 얼마든지 그런 분들 얘기해 줄 수 있어요.
     
    ◇ 김현정> 그렇겠죠.
     
    ◆ 최일도> 동대문구 주민 중에서도 시설 님비 현상 때문에 좋은 일이지만 안 보이는 데서 해다오, 이런 분들 많지 않습니다. 극소수입니다.
     
    ◇ 김현정> 그럼요, 그럼요, 그럼요. 다만 소수의 내 집값 떨어질까 봐 우리 지역에 이거 있으면 괜히 노숙자들 모이고 집 없는 어르신들 모이는 거 아니야, 이런 생각하시는 일부가 큰 목소리를 내고 있는 거다. 이렇게 보시는 거군요?
     
    ◆ 최일도> 그렇습니다. 그게 맞습니다. 그걸 서울시 직원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서울시의 어르신 복지과 실무자들은 여기 수십 번 왔고 다 알고 그걸 왜 그런데 구청을 설득하지 못하는지도 좀 이해가 안 갑니다. 오 시장은 약속대로 적극 협력하기로 했다고 했으면 구청에다가 제발 협조 사항 부탁 좀 했으면 좋겠어요.
     다일공동체 제공다일공동체 제공
    ◇ 김현정> 그러면 이걸 지금 어떻게 풀어야 되나요. 이거 법대로 하면 어떻게 되는 거고 또 어떤 대안이 지금 필요하다고 보세요?
     
    ◆ 최일도> 법대로 하면, 법대로 하면 서울시가 12년 전에 시유지에다가 밥퍼 건물을 지었잖아요. 이걸 저희들에게 지어놓고 와서 이걸 서울시 대신 해달라고 한 것뿐이에요. 서울시가 불법을 했어요. 왜냐하면 당시 구청장은, 12년 전 구청장은 6월 30일에 은퇴한 유덕열 구청장이잖아요. 이분 얘기가 이거는 그때 문서는 고사하고 종이 한 장 오고 간 일이 없대요. 서울시 시의회 의장 및 모든 의회 의원들이 제발 밥퍼 건물 좀 지어달라고 부탁을 했고 또 당시 서울시장이 오세훈 시장이고 그때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자 신분이었어요.
     
    ◇ 김현정> 그럼 정리를 좀 하자면 지금 시간이 별로 없어서요. 목사님. 정리를 하자면 그러면은 그 당시에 계약이나 이런 거 없이 그냥 좋은 일이니까 하자 했기 때문에 불법으로, 법대로 따지면 불법일 수는 있겠지만.
     
    ◆ 최일도> 그렇죠. 그렇죠.
     
    ◇ 김현정> 이렇게 좋은 일을 오랫동안 해왔는데 지금 그냥 여기를 없애라고 하는 게 말이 되느냐 해법을 찾자 이거 아닙니까?
     
    ◆ 최일도> 그렇습니다. 바로 그겁니다.
     
    ◇ 김현정> 어떤 해법이 좀 가능하겠습니까?
     
    ◆ 최일도> 그건 구청장 한 분의 생각만 바뀌면 됩니다. 이 고집을 피우고 있는데요. 구청장 한 사람이 바뀌었다고 없어질 밥퍼면 진작 없어졌어야 했습니다. 35년 된 밥퍼가 지금 50만 명 이상의 자원봉사자들이 다녀갔거든요. 익명으로 온 분까지 하면 65만 명의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소중하다고 여기고 오늘도 보상 없이 대가 없이 와서 봉사를 하는데 이걸 어떻게 이분들에게 한 번 묻지도 않고 공청회 과정도 안 거치고 공개 토론도 한 번 없이 왜 구청장은 지금까지 제가 여섯 번을 만나달라고 간청을 했는데 아직 한 번도 만난 일이 없어요.
     
    ◇ 김현정> 면담조차 못 하셨어요.
     
    ◆ 최일도> 대화를 거부하고 있어요.
     
    ◇ 김현정> 알겠습니다, 목사님.
     
    ◆ 최일도> 이게 무슨 소통입니까? 구청장 좀 전화해서 우리 김현정 뉴스쇼에서도 아니, 당신은 왜 이렇게 철거 명령까지 했습니까? 라고 물어봐 주시고. 
     
    ◇ 김현정> 목사님, 여기까지, 일단 여기까지 좀 듣고 그 뜻이 충분히 전달됐을 것 같습니다. 힘내십시오, 고맙습니다.
     
    ◆ 최일도>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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