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아이폰, 평화, 방공무기, 깨끗한 물…"
우크라이나 미콜라이우 아이들이 바라는 크리스마스 선물은 전쟁이 빼앗아 간 일상을 그대로 드러냈다고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0일 전했다.
미콜라이우는 러시아의 집중 포격에 노출된 도시 가운데 하나로, 여느 지역과 같이 전력난과 물부족 등으로 성탄절 분위기를 제대로 누리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19일 미콜라이우 한 학교에 아이들을 위한 각종 크리스마스 행사가 마련되자 100명의 아이들이 학교를 찾았다.
행사장에서는 각종 놀이를 하거나 산타클로스를 만날 수 있었고, 인형 등 캐나다 경찰이나 지역 군부대가 기부한 선물들도 받을 수 있다.
미콜라이우 학교에서 산타 연기를 펼친 예우헨 보로뵤우는 "전쟁이 이어지는 것과 상관없이 아이들에겐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아이들이 아이폰을 원하기도, 평화나 방공무기를 갖고 싶다고도 하지만 "어떤 아이들은 그저 샤워하기 위한 깨끗한 물을 원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보로뵤우는 러시아의 침공 직후인 지난 2월 아내인 교장 스비틀라나와 함께 학생들을 안전한 서부 지역으로 대피시킨 뒤, 미콜라이우 아이들을 위한 심리 치료 등을 제공해왔다.
그에 따르면 전쟁으로 인한 참상을 겪은 아이들은 소극적으로 변해 새로운 친구를 사귀거나 외출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는 "한 아이는 엄마에게 '총이나 포탄에 맞지 않게 주위에 의자를 둘러달라'고 부탁하기도 했다"며 어떤 아이들은 "극단적 선택을 생각하기도 한다"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