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 연합뉴스더불어민주당 내 비(非)이재명계 의원들이 기존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를 '2023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출범시켜 활동을 이어간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 재점화에 맞춰, '민주주의 4.0 연구원' 등 비명계 모임이 속속 활동을 재개하는 모양새다.
"구성원 차별화에 집중"…이탄희 등 물망
이재명 대표는 지난 23일 강원도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혐의도 뚜렷하지 않은 이재명에게 언제 소환에 응할 것인지 물을 게 아니고, 중범죄 혐의가 명백한 (윤석열) 대통령 가족은 언제 소환할 거냐고 먼저 물어보시기 바란다"라며 사실상 검찰이 오는 28일로 통보한 소환일에는 출석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이 대표 측 역시 때마침 이날 광주 '경청투어' 일정도 예정돼 있고, 검찰의 소환 통보 방식도 일방적이었다며 최소한 날짜 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 일각에서는 이 대표가 당당하게 소환 조사에 임하고 와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한 중진 의원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이 대표가 받는 제3자뇌물죄의 경우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 검찰이 영장을 들고 다시 찾아올 수도 있다. 이 대표가 떳떳하게 조사받고 오면 될 일"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이재명 사법리스크'가 검찰 소환 통보로 다시 본격화하면서, 때마침 당내 비명계 의원들도 속속 뭉치는 모습이다. 한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시즌2까지 마친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를 '2023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라는 이름으로 확대 개편하기로 했다"라면서 "일단 구성원을 차별화하는 데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계파색이 옅은 의원들을 영입해 토론회에 무게감을 싣겠다는 의중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계파색은 옅지만 소신 발언을 이어왔던 이탄희 의원 등이 주요 영입 대상이다. 토론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구체적인 현안에 대해 민주당이 무엇을 할 건지에 대해 이야기하고 대안을 내놓는 것이기 때문에 많은 의원들이 참여하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현재 의원들 간 물밑 접촉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에는 김종민, 이원욱, 조응천, 김영배 등 대표적인 비명계 의원들이 이름을 올린 상태다.
더불어민주당 이탄희 의원. 황진환 기자"내년 1월 출범 목표"…비명계 구심점 되나
자칫 토론회가 정치적 모임으로 비춰질까봐 우려하는 기류도 읽힌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통화에서 "앞서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에서는 대선·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반성'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이번에는 총선 승리를 위한 정책과 비전 제시에 방점을 찍는다는 점이 다르다"라며 "조직이 아닌 토론회를 위한 콘텐츠 모임"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지난달 29일을 끝으로 막을 내린 '반성과 혁신 연속토론회' 역시 민주당의 대선·지선 패배를 반성하고 개선점을 찾자는 차원에서 출범했지만,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도 쏟아지면서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이에 일각에서는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가 이 대표를 견제하는 또 다른 구심점 역할을 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이들은 내년 1월 출범을 목표로 이번 주부터 본격적으로 모임에 대한 브레인스토밍을 시작할 예정이다.
여기에 당내 친(親)문재인계 싱크탱크인 '민주주의 4.0 연구원'도 지난달부터 활동을 재개했다. 또 다른 비명계 의원은 "현재 민주당은 심리적 분당(分黨) 상태까지 온 상황"이라며 "결국 비명계의 구심점은 크게 '민주주의 4.0 연구원'과 '민주당의 길 연속토론회'가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