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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무인기 1대 서울 상공 '찍고' 돌아가…'거짓말만 안 한' 軍

국방/외교

    北 무인기 1대 서울 상공 '찍고' 돌아가…'거짓말만 안 한' 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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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6일 오전 10시 25분쯤 넘어온 북한 무인기는 군이 격추를 망설이는 사이 몇 시간 동안 강화도와 경기도 북부, 서울 북부 상공까지 휘젓고 다니다가 1대가 무사히 돌아가는 데 성공했다.

    합동참모본부 이승오 작전부장(육군소장)은 26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우리 군은 오늘 오전 경기도 일대에서 북한 무인기로 추정되는 미상항적을 포착하여 대응하였으며, 이는 북한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명백한 도발행위"라며 "북한 무인기는 (날개 폭) 2m 이하 소형 무인기로, 이 중 1대는 수도권 북부 지역까지, 나머지 4대는 강화도 일대에서 비행했으며 우리 군은 자위권 차원에서 즉각 대응하였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문제의 '수도권 북부 지역'까지 들어왔다는 무인기 1대는 실제론 서울 북부 지역 상공까지 들어온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이 무인기의 모습을 광학장비로 포착했고, 글라이더와 비슷한 형태라고 설명했지만 언론에 공개하진 않았다. 강화도 일대를 휘젓고 다닌 나머지 4대는 현재 우리 감시자산에서 사라져, 추락했다고 해도 어디에 있는지 행방이 묘연하다.

    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이승오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26일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우리 영공을 침범한 북한 무인기 5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 부장은 "우리 군은 최초 미상항적을 김포 전방 군사분계선 이북에서부터 포착한 후 절차에 따라 경고방송과 경고사격을 실시하였고, 항적 추적·격추자산을 운용하면서 우리 국민들의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는 범위 내에서 대응하였다"고 밝혔지만, 사실상 '거짓말만 하지 않은' 수준에 가깝다.

    합참 관계자는 직후 기자들과 만나 "격추시키지 못했다"며 "해당 지역이 민가가 있고 도심 지역에도 해당하다 보니, 비정상적 상황이 발생했을 때 국민 피해를 고려해서 그 지역에서 사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몇 시간 동안 무인기가 영공을 휘젓는 사이 다섯 대 중 한 대도 격추시키지 못한 것은 심각한 문제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어 보인다.

    몇 시간 동안 무인기가 영공을 휘젓고 다니는 동안 군이 한 일은 사실상 경고방송과 사격이 전부였다. 합참 관계자는 "무인기를 운용하면 보통 이를 조종하는 인원이 인근의 발진기지에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며 "방송을 하고 그 근처 지상에 경고사격을 하면 메시지가 전달된다. 2016년 1월엔 실제로 그렇게 해서 무인기가 돌아갔던 적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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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이 격추 시도를 아예 안 하진 않았다. 강화도 서쪽에 위치한, 인구밀집지역은 아닌 교동도 서쪽에서 공격헬기에 달린 20mm 기관포 100여발로 격파를 위한 사격을 하긴 했다. 하지만 이는 레이더에 포착된 물체에 일단 사격을 가한 것이기 때문에 실제로 무인기가 격추됐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이 소장은 "북한의 이같은 도발에 대해 앞으로도 우리 군은 철저하고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다"고 북한에 경고했지만, 실제론 5대가 넘어왔는데 5대 중 1대도 격추시키지 못했던 점에서 '철저하고 단호한 대응'이 가능한지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

    특히 접경지대 특성상 무인기가 MDL 근처를 비행하고 있으면, 이를 향해 잘못 사격했다가는 또다른 도발로 곧장 이어질 위험성이 있다. 다시 말해 격추할 기회가 있을 때 격파사격을 가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는 점에서 군의 대응에 상당한 의문이 제기된다.

    합참 전비태세검열실은 이번 작전 전반에 대한 경과를 확인하기 위해 오는 27일 현장을 방문할 것으로 전해졌다.

    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26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북한 무인기 영공 침범과 관련된 뉴스를 시청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산정책연구원 차두현 수석연구위원은 "허를 찔렸고, 대응도 깔끔하지 못했다"면서 "전방에서 수도권에 이르는 비행물체 탐지 및 대응 연계체제의 미숙, 현장 지휘관 재량권에 따른 조치 미흡, 드론 등 무인기에 대한 GPS 재밍 등 대응수단의 확립부실 등을 향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드론이라고 하기엔 작고 조악한 수준이라 정찰은커녕 테러도 힘들다"면서도 "향후 우리의 신경을 건드리고 대북정책에 대한 국내 여론 분열 유도 목적으로 북한이 향후에도 저런 재래식 도발을 할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덧붙였다.

    한편 군 당국은 이번 사건에 대한 대응조치로 유·무인 정찰자산을 군사분계선(MDL)에 가까운 지역과 그 북쪽으로 투입했다고 밝혔다. 우리 정찰기는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넘어온 거리만큼 MDL을 넘어가 주요 군사시설을 촬영하는 등 정찰·작전활동을 실시했다고 합참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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