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오후 강원 횡성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홍천·횡성·영월·평창 당원협의회 당원 연수에 김기현(왼쪽부터), 권성동, 안철수 의원이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차기 지도부를 뽑는 전당대회가 다가오면서 당권주자들이 28일 강원도에 대거 출동해 당심에 구애했다. 이번 전대 레이스가 '윤심과 얼마나 가까운지' 경쟁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윤심마케팅이 극성이다보니, 이날도 윤석열 대통령과의 인연이 주요 소재였다. 다만 수도권 당권주자들은 '김장연대'를 비롯해 본격화되는 윤심경쟁에 견제구를 날리는 등 온도 차를 보이기도 했다.
이날 당권주자인 권성동, 김기현, 안철수, 윤상현 의원과 원외에서 출마를 선언한 황교안 전 대표는 강원도 원주와 횡성에서 각각 열린 당협위원회의 당원연수에 나란히 참석했다. 차기 당권주자로 분류되는 나경원 전 의원도 영상으로 축사를 전했다. 이날 행사는 지도부를 당원투표 100%로 뽑는 전당대회 룰 개정이 확정된 후 처음으로 당권주자들이 함께 모인 자리였다.
지난 5월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 여의도 국회 본회의장에서 시정연설을 마친 뒤 권성동 의원의 안내를 받고 있다. 박종민 기자가장 노골적으로 '윤심' 마케팅을 편 주자는 권성동 의원이다. 그는 "의원들이 주저할 때 제일 먼저 윤석열 대통령을 만났고 우리 집에서 모여 회의를 해서 캠프가 출범했다"며 "만약 윤 대통령이 실패하면 정치인 권성동도 실패한 인생"이라며 윤 대통령과의 두터운 인연을 과시했다. 이어 "대통령에게 진짜 속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하는 사람, 신뢰관계가 있는 사람이 당 대표가 돼서 당정간 의사소통을 통해서 윤 대통령을 뒷받침하는 것이 총선 승리의 지름길"이라고 강조했다.
'윤핵관' 장제원 의원과의 연대를 공식화한 김기현 의원은 이날 직접적으로 '김장연대'에 대해 언급하진 않았지만, 원내대표 시절 윤 대통령 당선을 위한 본인의 역할을 소개하며 '윤심'을 내세웠다. 그는 "정말 어려운 상황 가운에 103석 밖에 없는 의석을 가지고 대통령 선거를 이긴 것은 후보가 정말 훌륭한 것"이라고 윤 대통령을 추켜세우며 "우리 당이 똘똘 힘을 합치는 데 김기현이 역할을 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과 김기현 의원(오른쪽)이 지난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공감' 두 번째 공부모임에 참석하며 인사를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스스로 '친윤'임을 표방하지만 상대적으로 윤심과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를 받는 안철수‧윤상현 의원은 수도권이라는 고리로 연대하며 다른 주자들을 경계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안철수 의원은 "지금까지 다 이긴 선거도 공천 파동 때문에 졌다. 공천파동은 수도권이 아니고 영남에서(였다)"라며 "그 모습에 실망한 수도권이 (선거에서) 전멸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주도 수도권과 비슷해서 마찬가지"라며 "이기는 공천, 실력 중심의 공천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상현 의원은 안 의원을 '동지'라고 표현하며 김기현 의원을 향해서는 "서울에 출마하라"고 저격했다. 윤 의원은 강연에서 "오랫동안 안철수 대표와 무소속 동지 역할을 했다. 수도권은 절박하고 처절하다.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수도권 격전지를 승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날 강연에 앞서 페이스북도 글을 올려 "당대표 후보라면 언제라도 총선에서 수도권에 출마할 배짱이 있어야 한다. 윤심을 팔고 다니는 윤핵관들은 모두 수도권 출마를 선언하라"고 김기현‧장제원 의원을 동시 타격했다.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윤창원 기자친윤 후보들의 노골적인 '윤심팔이'에 맞서 수도권 후보들이 연대를 모색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일찌감치 장제원 의원과 손을 잡으며 출마를 선언한 김기현 의원에 이어 권성동 의원도 출마 의지를 굳히며, 최소 예비경선 전까지는 당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친윤계의 분화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이대로 가면 총선이 위험하다는 목소리를 함께 내면서 누가 될지 모르는 친윤 대표 후보에 맞서 함께 목소리를 키우는 전략(국민의힘 관계자)"이라는 평가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