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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두 번이나 성공…앞으론 위성? 미사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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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두 번이나 성공…앞으론 위성? 미사일?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3월 30일 ADD 종합시험장에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국방부가 공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발사 순간 모습. 국방부 제공국방과학연구소(ADD)는 지난 3월 30일 ADD 종합시험장에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의 성능 검증을 위한 첫 번째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국방부가 공개한 고체 추진 우주발사체 발사 순간 모습. 국방부 제공
    문재인 정부 시절이던 2020년 5월 28일 한미 미사일 사거리 지침 개정, 그리고 2021년 5월 21일 지침 종료. 우리나라는 이를 토대로 2022년 3월 30일, 12월 30일 두 차례 고체연료 우주발사체 시험비행에 성공했다. 앞으로 개발 과정이 더 남았지만 상당히 진척됐다.

    간단하게 정리하면, 고체연료 우주발사체는 액체연료보다 연소 효율이 조금 떨어지지만 보다 저렴하고, 연료를 넣어둔 채 오랫동안 보관할 수 있다. 이는 우주발사체뿐만 아니라 탄도미사일이 필요로 하는 요건에 해당한다.

    가격 보다 저렴하기에 위성도 여럿 쏴올린다…군집 기술로 성능 향상

    2020년 사거리 지침 개정 전에는 문제의 지침 때문에 액체연료만을 이용한 한국형 발사체(누리호)를 개발해 왔다. 액체연료 로켓은 추력을 조절할 수 있어서, 궤도를 잘 조정해야 하는 우주발사체를 쏴 올리는 데 유용하지만 그만큼 구조가 복잡하고 비싸다는 단점이 있다. 연료를 미리 넣어뒀다간 발사체, 다시 말해 로켓이나 미사일이 부식된다는 치명적인 단점도 있다.

    그렇기에 고체연료로 우주발사체를 만들 때는 혼합형으로 만들기도 한다. 1단은 고체연료, 2단이나 3단부터는 액체연료를 쓰는 식이다. 위성을 궤도에 올리려면 정밀한 조정이 필요해서다.

    청와대 박수경 과학기술보좌관은 2020년 5월 29일 브리핑에서 "확보하고자 하는 출력의 크기와 목표에 따라서 액체, 고체, 하이브리드 등 다양한 로켓 설계가 가능해졌다"며 "소형 발사체 시장에서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이를 부연했다.

    특히 고체연료는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에 소형 위성을 여러 개 쏴올리기에 적합하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유용한 통신수단으로 쓰이는 '스타링크'가 바로 수많은 위성을 이용한 무선인터넷 기술이다.

    올해 3월 30일 해당 발사체 추진시험에 성공한 뒤,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목표로 하는 발사체는 당장은 지구 저궤도(200~2천킬로미터), 즉 고도 500km에 500kg 수준의 위성을 쏴올릴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술의 발달로, 이런 위성을 여러 개 쏴올리고 군집(swarming)시키면 중대형 위성처럼 통신이나 감시정찰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다.

    진짜 전략무기는 고체연료 탄도미사일…우주발사체와 기술 공유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월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시험을 지도했으며 시험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조선중앙통신은 지난 16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2월 15일 오전 서해위성발사장에서 대출력고체연료발동기 지상시험을 지도했으며 시험성공했다고 보도했다. 연합뉴스
    구 소련의 스커드, 북한의 화성 계열 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이용한다. 그 때문에 발사 직전 연료 주입 시간이 걸려 정보당국에 포착된다. 그러면 이를 선제타격(preemptive strike)으로 무력화한다는 킬 체인(Kill Chain)의 표적이 된다.

    그렇기에 북한은 지난 12월 15일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북한이 140tf(톤포스, 중량당 추력)급 추진력을 지닌 대출력 고체연료발동기(고체로켓엔진) 지상분출시험(연소시험)에 성공했다고 밝히면서 '최단기간 내 또다른 신형 전략무기의 출현'을 예고한 바 있다. 이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북극성 계열처럼 고체연료 기반 탄도미사일을 개발하겠다는 뜻이다. 우리도 고체연료 현무 미사일이 있긴 하지만 이는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이다.

    우주발사체를 만들면서 일단 대형 고체연료 로켓모터 개발에 성공하고 나면, 그 모터로 1단 발사체를 만들고 2~3단을 무엇으로 만드느냐에 따라 결과물이 달라진다. 액체연료 로켓을 더 넣고 마지막에는 위성을 넣는 쪽으로 발전시키면 우주발사체다. 탄두와 함께 유도장치를 넣는 쪽으로 발전시키면 탄도미사일이 된다.

    이런 의심 섞인 질문을 받자 국방부 산하 연구기관 관계자는 "발사체를 개발하면서 미사일을 생각하고 개발하지는 않는다"면서 "기초 기반기술은 같을지 몰라도 설계하다 보면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에 겹쳐서 생각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언급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탄도미사일이 위성발사체와 기술을 공유하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연휴 마지막 평일 저녁 전국에서 소동…북한 도발 맞대응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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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이날 국방부의 공식 발표 전까지 시험비행의 '황혼 효과'로 인해 전국 곳곳에서 미확인 비행체를 목격했다는 신고가 잇따랐다.

    일출·일몰을 전후해 로켓을 발사하면, 로켓이 성층권 너머 높은 고도의 일정 시간 햇빛이 비치는 지역으로 떠오르면서 배기가스가 빛을 반사한다. 그러면 다채로운 색깔이 나오게 된다.

    하지만 시험비행 사실을 알 리 없는 시민들이 이를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으로 오인하는 바람에 각종 신고가 잇따랐다. 비닉 사업이라는 이유로 이 사실을 아는 인원은 국방부에서도 극히 일부였기 때문에, 일선 부대에서조차 혼란이 일어나기도 했다.

    보통 시험발사는 낮에 한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ADD를 방문한 뒤, 최근 북한의 도발에 대한 맞대응 조치로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이렇게 했다는 관측도 나왔다. 군 관계자는 "일부러 이런 시간을 고르진 않았고, 발사 전에 필요한 조치를 하다 보니 늦어진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국방부는 공식적으로 "비행시험 전 발사경로와 관련 있는 영공·해상안전에 대한 조치를 하였으나, 군사보안상 문제로 인해 모든 국민들께 사전에 보고드리지 못했다"며 "우리 군은 우주를 포함한 국방력 강화에 계속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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